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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흉한 유럽…벨기에 이탈리아 총기 난사로 총 130여명 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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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흉한 유럽…벨기에 이탈리아 총기 난사로 총 130여명 사상

이탈리아 사고는 극우 테러…아프리카 출신 행상 겨냥

유럽 2개국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벌어져 총 130여 명이 죽고 다쳤다. 불과 몇 시간 간격으로 일어난 일이라 충격을 주고 있다.

13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북부 토스카나주(州) 피렌체에서는 극우단체에 소속된 50세 남성 쟌루카 카세리가 아프리카 세네갈 출신 행상 2명에게 총을 쏴 살해하고 3명에게 중상을 입혔다. 범행에 쓰인 총기는 매그넘 리볼버 권총으로 알려졌다.

카세리는 피렌체 달마지아 광장에서 자동차에서 내린 뒤 행상 2명을 살해하고 1명에게 부상을 입혔다. 현장에 있던 사람들 몇몇은 공포에 질려 달아났고 몇몇 용감한 사람들은 카세리를 뒤쫓으려 했으나 범인은 차로 도주하다가 산로렌초 광장에서 다시 2명을 다치게 했다. 그는 나중에 인근의 지하 주차장에서 머리에 총을 쏴 자살한 채 발견됐다.

피렌체에 사는 세네갈 출신 이민자들 중 많은 수는 장신구나 '짝퉁' 가방 등을 팔아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고 <BBC> 방송이 전했다. 세네갈 출신 이민자 200여 명은 이날 저녁 사건을 규탄하며 거리 행진을 벌였다.

범행을 저지른 카세리는 공상과학과 판타지 분야의 책을 쓴 소설가다. 마법사와 수학자, 연금술사에 대한 그의 판타지 소설 <혼돈의 열쇠>는 제법 인기를 얻기도 했다. 드라큘라 전설에 대해 학술 논문을 쓰기도 했고 한 잡지사에서 편집자로 일하기도 했다.

카세리는 또 극우단체 '카사 파운드'에 소속돼 있다. 하지만 이 단체는 자신들은 어떤 형태의 폭력도 반대한다며 이번 사건과 선을 그었다. 단체 회원 파비오 바르산티는 "카세리는 좀 이상했고 약간 외톨이 기질이 있었지만 미친 것처럼 보이진 않았다"면서 "그는 그만의 세계에 살았다"고 <AFP> 통신에 말했다.

인종 증오 범죄 양상을 보인 이번 사건은 지난 7월 노르웨이 우퇴위아섬 테러와 11월 알려진 2000~08년 독일 네오나치 단체의 '케밥 살인' 등 다문화주의와 이민자에 반대하는 극우조직의 범죄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일어났다.

조르지오 나폴리타노 이탈리아 대통령은 "눈먼 증오의 폭발"이라며 카세리의 범죄를 비난하고 이탈리아 당국과 사회에 "모든 불관용의 싹과 싸워나가며 개방과 연대라는 우리 나라의 전통을 재확인하자"고 촉구했다. 마테오 렌치 피렌체 시장도 "범인은 머리가 빈 미친 인종차별주의자"라고 비난했다.

중도좌파 야당인 민주당의 발터 벨트로니 총재는 "우익 극단주의자에 의한 테러 공격"이라며 "피렌체에서 일어난 일은 지난 몇 년간 자라난 외국인에 대한 불관용의 산물"이라고 말했다. 좌파 성향의 생태자유당 당수로 최근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니치 벤돌라 푸글리아주 주지사는 "인종주의적이고 파시스트적인 이탈리아가 증오의 씨앗을 뿌렸다"고 주장했다.

▲13일(현지시간)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극우단체 회원 쟌루카 카세리(50)에 의해 살해된 세네갈 출신 노점상들의 시신. ⓒ로이터=뉴시스

벨기에에선 전과자가 '묻지마 살인

한편 이날 벨기에에서도 한 30대 남성이 총기를 난사하고 수류탄을 던져 120여 명의 사상자를 내는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 범인 노르딘 암라니(33)는 벨기에 리에주시(市)의 도심 버스정류장에서 갑자기 사람들을 수류탄과 장총으로 공격했다.

이로 인해 생후 17개월 아기와 15세 소년, 17세 소녀, 75세 노인 등 최소 5명이 숨지고 123명이 다쳤다. 범행이 일어난 버스정류장은 인근 번화가와 가까운 곳에 위치해 크리스마스 쇼핑객들로 붐비고 있어 인명 피해가 더 커졌다.

범인 암라니는 현장 부근의 한 다리 위에서 시체로 발견됐다. 일부 목격자의 증언 등에 따르면 자살한 것으로 추정되나 사고사일 가능성도 있다.

암라니는 과거 약 20차례 범죄 조사를 받았으며 불법 무기 및 마약 소지로 2008년 9월 58개월 징역형을 선고받았으나 지난해 10월 가석방으로 풀려났다. 그는 이날도 성범죄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으러 가는 길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540여일 간의 정치 공백 상태를 겪은 후 선출된 엘리오 디 뤼포 벨기에 총리는 이날 오후 리에주를 긴급 방문해 당국자들과 사건 대책을 논의했고 알베르 2세 국왕 부처도 현지를 찾아 희생자 가족들을 위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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