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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시위대, 英 대사관 난입해 화염병 던지고 여왕 사진 탈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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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시위대, 英 대사관 난입해 화염병 던지고 여왕 사진 탈취

경제 제재 항의 파장…이란 "정부와는 관계없는 일"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서 영국 대사관 난입 시위가 벌어져 파장이 일고 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29일(현지시간) 이날의 사태에 대해 "옹호할 수 없는" 행동이었다며 "이란 정부는 우리 외교관들을 보호하지 못한데 대해 중대한 결과가 있을 것임을 알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란 정부가 영국 정부의 자산과 외교관들을 보호하지 못한 것은 "수치스러운 일"(disgrace)이라고 비난하는 한편, 영국 외교관과 대사관에 고용된 이들은 모두 무사하다고 확인했다. 대사관 직원 6명이 인질로 잡혔다는 일부 보도는 오보로 판명났다.

영국 외무부도 성명을 내고 "경악을 금치 못한다"며 "결코 용납할 수 없다. 강하게 비난한다"고 유감을 표시했었고 미국과 유럽연합(EU)도 이란을 비난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깊은 충격"을 받았다며 "이런 종류의 행동은 용인될 수 없다. 나는 사건에 책임이 있는 사람을 붙잡기를 이란 정부에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1979년 미 대사관 인질사건 재판?

이날 오후 테헤란에서 반(反) 영국 시위를 벌이던 수백 명이 경찰의 경호를 뚫고 영국 대사관에 난입해 건물을 약탈하고 빼앗은 서류와 영국 국기를 불태웠다. 학생들로 알려진 이들은 대사관 밖에 모여 있다가 불시에 담을 넘어 문으로 난입하기 시작했다.

일부 시위대는 대사관 내 자동차에 불을 질렀고, 한 시위대는 대사관에서 가져온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초상화를 가지고 벽을 기어오르기도 했다. 대사관 밖에서도 건물 유리창에 돌과 화염병을 던졌다. 시위대들은 "영국 대사관은 점령돼야 한다"거나 "영국에 죽음을!" 등의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테헤란 북부에 있는 영국 외교공관인 '골라크 가든'도 점령돼 피해를 봤다. 시위대의 '점령'은 몇 시간 동안 계속됐으며 밤이 돼서야 폭동 진압 경찰이 이들을 몰아내고 질서를 회복했다. 한때 시위대가 인질을 잡고 있다는 소식이 퍼지면서 한편에서는 1979년 시작돼 444일간 계속된 테헤란 미 대사관 인질사태의 재판이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왔다.

이란 외무부는 유감을 표시했다. 이란 외무부는 "경찰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소수의 시위대에 의해 일어난 용납할 수 없는 행동에 대해 유감"이라며 "관계 당국은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있으며 즉시 사건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29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의 영국 대사관을 점거한 시위대들이 영국 국기를 내리고 이란 국기와 구호가 쓰여진 깃발을 내걸고 있다. ⓒ로이터=뉴시스

이날의 점거 시위는 영국이 미국, 캐나다와 함께 이란의 핵무기 개발 의혹을 이유로 경제 제재를 가한 것에 대한 이란인들의 항의가 원인이었다. 미국은 1979년 사건 이후 이란과의 외교 관계를 단절했다. 캐나다도 테헤란에 대사관을 운영하고는 있지만 시위대의 분노는 캐나다보다는 영국을 향했다.

지난주 영국은 미국, 캐나다와 함께 이란을 겨냥한 새 제재조치를 발표했다. 이는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지난 9일 발표한 새 보고서에서 이란이 "핵 장치와 관련된 개발 활동"을 하고 있다며 핵무기 개발 의혹을 제기한데 따른 것이다.

영국 재무부는 21일부터 중앙은행을 포함한 이란의 모든 은행들과의 거래를 전면 중단하고 이는 이란이 핵무기를 획득하지 못하도록 하는 추가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란 은행들도 핵무기 프로그램을 도왔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란은 자신들의 핵 활동은 원자력 발전 등 평화적 목적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시위가 일어난 날은 이란 핵과학자 마지드 샤흐리아리에가 테헤란에서 암살당한지 1주년 즈음이며 일부 시위대가 그의 사진을 들고 있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많은 이란인들은 암살 배후에 영국 또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있다고 믿고 있지만 영국은 관련성을 부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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