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23일(현지시각) 독일 재무부가 60억 유로의 10년 만기 국채 입찰에 나섰으나 36억4000만 유로만 발행하는데 그쳤다. 우리 돈으로 9조 정도 발행하려했는데, 6조 원 정도밖에 발행하지 못한 것이다.
▲ '유럽은행 연쇄파산의 뇌관'으로 꼽히는 덱시아. ⓒ로이터=뉴시스 |
독일 국채의 수요가 이렇게 크게 부족한 것은 매우 드문 일이어서 투자자들이 이제는 부도 위기에 몰린 그리스 등 위험국 뿐만 아니라 독일을 포함한 유로존의 모든 국채를 기피하는 사태로 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간밤에 뉴욕증시는 이처럼 유럽의 위기가 고조되고 미국의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급락 마감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 지수 등 3대 지수 모두 2% 넘게 떨어진 것이다. 앞서 유럽의 영국, 독일 등 주요 증시도 1~2% 사이의 급락세로 거래를 마쳤다.
유로존 위기가 독일까지 흔든 배경에는 이른바 '덱시아 사태'가 있다. 벨기에와 프랑스의 합작은행인 덱시아는 대형은행은 아니지만 엄청난 부실을 갖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유럽은행 연쇄파산을 불러올 뇌관'으로 꼽히고 있다.
지난달 벨기에와 프랑스 정부가 이 은행의 부실자산을 따로 모아 배드뱅크로 만들어 정부가 지급보장하겠다는 일종의 구제금융책을 발표했으나, 정작 벨기에가 지급보장을 할 능력이 없을 것이라는 관측들이 대두된 것이다.
벨기에, 덱시아 지급보증 부담에 '백기'
벨기와 프랑스가 무려 900억 유로 규모의 배드뱅크 가운데 60.5% 대 39.5%의 비율로 지급 보증하기로 합의해 벨기에 정부는 540억 유로의 지급보증에 따른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
하지만 뒤늦게 벨기에 정부가 지급보증에 필요한 자금을 시장에서 고금리로 조달할 수 밖에 없다면서 프랑스와 지급보증 분담률을 재협상하자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덱시아의 구제협상 자체가 무산될 수 있으며, '덱시아 사태'로 프랑스의 국가신용등급이 'AAA'에서 강등되는 사태가 발생할 것이라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벨기에 자체가 위기 극복을 위한 구심점이 없어 구제금융으로 갈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현재 벨기에는 극심한 정치분열로 무려 500일 넘도록 '무정부' 상태이며, 연내 출범할 것으로 기대됐던 연립정부도 6개 정당의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것으로 전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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