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인터넷 사용자가 꾸준히 늘어나면서 온라인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중국인터넷정보센터(中国互联网络信息中心; CNNIC)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1년 6월 말까지 중국의 인터넷 사용자는 4억 8,500만 명, 인터넷 보급률은 36.2%였다. 중국의 인터넷 사용자는 2002년 5,910만 명에서 2005년 1억 명을 넘어섰고 2009년과 2010년에는 각각 3억 8,400만 명, 4억 5,730만 명으로, 2002년부터 2010년까지 연평균증가율(CAGR)은 29.1%에 달했다. 이에 따라 중국 인터넷 보급률도 2002년 4.6%에서 2010년 34.3%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이제 중국은 세계 인터넷 사용자의 23.2%, 아시아 지역 사용자의 55.4%를 점유, 단일 국가로는 가장 많은 인터넷 사용자를 보유한 국가가 되었다.
중국 인터넷 사용자 급증세의 특징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인터넷 사용자의 저변이 확대되었다는 점이다. 중국의 인터넷 사용자 중에서 1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8년과 2009년 각각 35.2%, 31.8%에서 2010년 27.3%로 계속 하락하고 있으며, 20대 비중도 같은 기간 31.5%, 28.6%, 29.8%로 약보합세를 나타냈다. 반면 30대 비중은 2008년 17.6%에서 2010년 23.4% 2년 만에 5.8% 포인트 늘어났고, 40대 비중도 같은 기간 9.6%에서 12.6%로 3% 포인트 증가했다. 이처럼 30대와 40대 인터넷 사용자 비중의 증가는 중국의 인터넷 사용자 저변이 점차 모든 연령대로 확대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또한 직업별 인터넷 사용자 분류에서도 2010년 학생이 차지하는 비중은 30.7%로 여전히 가장 높았지만, 2008년 33.2%보다는 다소 줄어들었다. 반면 자영업자 비중은 2008년 13.7%에서 2010년 16.7%로 늘어났고 농림어업 종사자의 비중도 같은 기간 2.3%에서 4.7%로 증가했다. 중국에서도 인터넷이 더 이상 젊은 학생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뜻이다.
둘째, 무선 인터넷의 보급 확대로 인한 인터넷 사용 목적의 다양화 및 온라인 사업 영역의 세분화이다. 무엇보다도 2010년 중국 내 이동전화 가입자(복수 가입자 포함)가 8억 5,900만 명에 달하면서 이동전화를 통한 인터넷 사용자도 2008년 1억 1,760만 명에서 2009년 2억 3,344만 명 2010년 3억 273만 명으로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2010년 무선 인터넷 사용자가 전체 인터넷 사용자의 66.2%에 달한 것이다. 더 나아가 중국에서도 스마트폰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음을 감안할 때 앞으로 무선 인터넷은 중국 온라인 산업 발전의 핵심 동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인들의 인터넷 사용 목적도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는데, 오락과 정보 획득이 여전히 인터넷 접속의 주된 이유이지만 쇼핑과 주식투자, 집단 구매, 여행 예약 등 전자상거래 및 메신저, SNS, 블로그 등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도구로서 인터넷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증가 속도도 매우 빠르다. 이젠 적어도 도시 지역 중국인들의 인터넷 사용 방법과 사용 목적은 한국, 일본, 미국 등 소위 '인터넷 강국'의 사용자들과 비교해도 별 차이가 없다고 할 수 있다.
셋째, 중국 현지 온라인 기업들의 시장지배력이 매우 막강하다는 점이다. 2010년 현재 중국 포털 사이트 점유율에서는 1위 텅쉰 QQ를 비롯하여 신랑(新浪), 163(网易), 소후(sohu) 등 현지 기업 넷 곳이 최상위권을 형성하며 90%가 넘는 점유율을 기록하였다. 온라인 쇼핑에서도 타오바오(C2C), 알리바바(B2B), 징동샹청(京东商城, B2C), 당당(当当, B2C), 파이파이(C2C) 등 현지 기업들이 전자상거래 시장을 주도적으로 키워가고 있는 반면, 글로벌 기업인 아마존(Amazon)이나 eBay의 존재감은 매우 미미하다. 세계 최대 검색 엔진인 구글도 중국에서는 1위 기업 바이두에 크게 밀리고 있고 '쏘쏘(soso)'를 비롯하여 '하오123(hao123),' '고우고우(gougou)' 등 다른 현지 기업들의 거센 도전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즉 온라인 메신저와 포털의 텅쉰 QQ, C2C와 B2C 상거래의 타오바오, B2B 상거래의 알리바바(타오바오 母기업) 그리고 검색 포털의 바이두는 중국인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면서 중국 시장의 70∼80%를 장악하였고, 그 힘을 바탕으로 해외시장 진출을 적극 도모하고 있다.
이들 세 가지 특징 중에서 텅쉰 QQ, 타오바오, 바이두 등 현지 기업들의 움직임에 특히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 그 이유는 인터넷 사용인구 증가와 온라인 산업 발전의 허브(hub)로서 현지 기업들의 역할이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현지 기업들이 앞으로 중국 온라인 산업의 발전과 산업구조 변화에 미칠 파급효과에 대해서는 진입장벽 형성과 기업간 경쟁 수준, 대체재의 부상 및 소비자 교섭력과 공급자 교섭력 등 다섯 가지 측면에서 생각해 볼 수 있다. 우선 중국 온라인 산업에 대한 진입장벽은 다른 국가나 지역과 마찬가지로 기존 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고 볼 수 있다. 자본력보다는 창의성과 아이디어가 각종 온라인 사업의 성패에 더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기존 기업간 경쟁에서는 각 부문별로 상위권 기업들간 경쟁이 매우 치열한 상황이다. 앞서 언급하였듯이 온라인 서비스 각 부문에서 다국적기업보다는 중국 현지 기업들의 약진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사실 현재 중국 온라인 산업에서는 다국적기업과 중국 기업간 경쟁보다는 중국 기업간 경쟁이 더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다.
공급자 교섭력과 소비자 교섭력에서는 더 이상 '교섭력(bargaining power)'이라는 용어 사용의 적절성에 대한 문제가 제기될 정도로 양자간 관계가 수평적 공생 및 협력관계로 변화되었다. 온라인 산업에서는 일반 소비자도 언제든지 훌륭한 사업 파트너가 될 수 있으며 세계 어느 곳에 있는 누구와도 조건만 맞으면 쉽게 파트너 관계를 맺을 수 있게 되었다. 무엇보다도 중국에서도 소위 '개방-공유-참여'를 중시하는 '웹 2.0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온라인 산업 발전에서 일반 소비자들의 역할이 예전보다 훨씬 중요해졌다. 즉 소비자의 자발적인 참여를 통한 집단지성의 발현과 자생적인 성장 기반 구축이 온라인 기업의 핵심 역량으로 부상한 것이다. 대체재 위협에서 새로운 온라인 대체재의 등장은 변수가 아닌 상수가 되었고, 그 대체재가 위협이 될 수도 있고 기회가 될 수도 있는 양면적 상황에 직면하였다고 할 수 있다. 오프라인 대체재의 경우 온라인과 대체관계라기보다 '어떻게 상호 보완 및 협력관계를 설정할 수 있느냐?'가 더욱 중요한 이슈로 부상하였다.
중국의 온라인 산업 발전이 중국의 산업구조 전반에 미칠 영향을 살펴보면, 우선 온라인과 오프라인간 산업간 경계가 갈수록 모호해지고 IT산업, 전자산업, 미디어 산업 등 산업간 융합 현상이 가속화됨에 따라, 중국에서도 전통적인 제조업을 중심으로 발전하였던 진입장벽의 개념이 바뀌고 있다. 기업간 경쟁 양상도 개별 기업간 경쟁보다는 동일 전략집단 내 경쟁 및 온라인과 오프라인간 제휴와 협력을 통한 네트워크 경쟁으로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공급자가 중요한 사업 파트너로 부상함과 동시에, 중국에서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이라는 측면에서 공급자의 후생과 발전이 더욱 중요하게 다루어질 것이다. 사실 사회주의 시장경제, 또는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를 표방하는 중국에서는 그동안 국유기업들이 그 단위(單位)에 속한 공급자와 직원들, 그리고 그 가족들을 돌보는 일이 당연하게 인식되어 왔다. 물론 1990년대 이후 국유기업의 생산성 향상과 지배구조 개선을 목적으로 국유기업 개혁이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여전히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사상적 배경 및 사회적, 정치적 합의에 대한 경험은 중국이 다른 국가나 지역보다 앞서 있다고 볼 수 있다.
사회적 책임의 대상으로서 소비자에 대한 인식도 공급자와 마찬가지로 중요하게 다루지고 있다. 최근 중국에서 제조물 책임법 강화와 소비자 권익보호 조항의 신설은 소비자 구매력 향상과 더불어 소비자가 산업구조 변화의 주역이 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또한 농촌 지역 인터넷 사용자의 증가로 중국에서도 소득 수준 하위 80% 소비자들의 구매력을 새롭게 인식하는 '롱 테일(long tail) 비즈니스'가 화두가 될 가능성이 많다. 마지막으로 온라인 산업을 중심으로 '기업 혁신(innovation)'이 상시적인 과제가 됨에 따라 보완재 개념은 더욱 확대되고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경쟁자나 대체재가 등장하는 사례도 더욱 많아질 것이다. 이에 따라 텅쉰 QQ, 바이두, 타오바오, 알리바바, 신랑, 왕이 등 현지 기업들은 중국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다양한 파트너들과 제휴와 협력을 통해 자신의 고유한 사업과 신규 사업 및 오프라인을 아우르는 강력한 '플랫폼(platform) 만들기' 경쟁에 몰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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