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북미 제네바 합의에서 실무역을 맡았으며 미국 내 북핵 '협상파'로 분류되는 조엘 위트 존스홉킨스대 연구원은 웹사이트 '38north.com'에 올린 위성사진 및 분석글(☞원문 보기)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고 <워싱턴포스트>가 15일 보도했다.
위트 연구원은 지난 11월 3일 촬영된 위성사진을 판독한 결과 작업 속도가 빠른 편이라면서 발전소 중심 건물과 터빈실 등 다른 지원시설들은 거의 완공 단계이며 돔 모양의 원형 지붕도 옆에 놓여 있는 것으로 볼 때 원자로 격납용기가 완성되면 크레인 등의 장비로 지붕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위트 연구원은 건물 자체는 6~12개월 내 완공될 것으로 보이지만 배선과 핵연료 관련 시설 등 민감한 장비들을 설치해 원전을 실제로 가동하기 위해서는 2~3년이 더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이같은 분석은 지난해 미 로스알라모스 국립연구소의 지그프리드 헤커 박사가 북한 영변을 방문한 후 작성한 보고서의 내용과 일치한다. 헤커 박사는 "북한 관계자들은 이 시설이 고유 기술과 자원으로 지어지고 있으며 2012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으나 그 전망은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보였다"고 평했다. 당시 그가 본 경수로 건설 현장은 23피트(7m) 크기의 구덩이와 콘크리트 기초가 전부였다.
<워싱턴포스트>는 "경수로 건설 현장을 공개한 지 1년 후 건설이 가속화된 것은 자신들이 스스로 원전을 지을 물자와 노하우를 갖고 있다는 북한의 주장에 신빙성을 더해 주는 것"이라고 논평했다.
신문은 또 "지난주 북한 관영 언론에 실린 기사가 이 원자로를 언급했으나 정확한 완공 시한은 제시돼 있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는 북한 경제가 2년째 쇠퇴했다는 한국은행 통계를 반박하며 "100% 우리의 원료와 기술에 의거한 경수로가 힘차게 돌아갈 날이 눈앞에 다가오고 있다"고 밝힌 지난 10일 <조선중앙통신> 논평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조엘 위트 연구원이 웹사이트 '38north.com'에 게시한 북한 경수로 원자력발전소의 위성사진. ⓒ워싱턴포스트 홈페이지 화면캡쳐 |
신문은 경수로가 실제 전력 생산을 위해 쓰일지 핵무기 개발을 위한 위장술로 쓰일지는 명확치 않다면서 시설이 완공되면 북한은 이란과 마찬가지로 자신들의 우라늄 농축 활동은 핵발전을 위한 것이지 핵무기 생산용이 아니라고 주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문은 "원자로와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UEP)는 최근 북한의 핵능력 재편 계획의 일부"라면서 지난해 북한이 헤커 박사를 통해 공개한 원심분리기 2000기로 이뤄진 우라늄 농축 시설이 핵무기 생산에 전용될 수 있다는 의혹을 재차 언급했다.
신문은 북한이 2009년 IAEA 사찰단을 추방했을 때 원자로는 폐쇄된 상태였지만 이미 6~12기의 핵폭탄을 제조할 수 있는 플루토늄을 보유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북한 핵무기에 대해 지난해 10월 데니스 블레어 전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8~10기로, 같은해 4월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1~6기로, 2009년 9월 유명환 당시 외교통상부 장관은 6∼8기로 각각 추산한 바 있다.
헤커 박사는 북한의 우라늄 농축 시설에 대해 기본적으로 핵발전용 저농축 우라늄(LEU)을 생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지만 이를 군사용으로 전환할 경우 연 40kg 정도의 HEU를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었다.
신문은 미국과 다른 인접 국가들의 압력에도 북한은 비핵화에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면서 북한 당국자들은 무아마르 카다피 전 리비아 국가원수의 몰락은 핵무기를 포기했기 때문이라는 인식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또 신문은 후쿠시마(福島) 사태로 인해 원전 안전에 대한 불안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영변에 25~30MW급의 경수로식 원자로가 외부의 도움이나 국제적 감시 없이 지어지는 것에 대해 주변국들이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위트 연구원은 원자로의 냉각 능력에도 의문을 제기하며 냉각수 배관이 인근 하천으로 연결돼 있긴 하지만 이 하천은 겨울에는 얼어붙는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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