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다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보고서에 대한 신뢰성이 도마에 오른 가운데,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에 대한 논란도 커지고 있다.
한스 블릭스 전 IAEA 사무총장은 12일(현지시간) 호주 시사주간지 <프로필>과의 인터뷰에서 이란 핵시설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이 이란의 핵무기 개발 의지를 강화하는 결과만 낳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블릭스 전 사무총장은 "폭력을 동원한 위협으로는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게 할 수 없다"면서 "오히려 이란이 자위를 위해 핵 개발을 더 빨리 진행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란에 대한 군사적 행동이 임박했다는 시몬 페레스 이스라엘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정말 어리석은 짓"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우선 모든 핵시설의 위치를 아무도 모르는데다 이란이 공격을 받고 나서 의지할 수 있는 원형이나 건설 계획이 있을 게 분명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이란의) 핵시설 건설 결정이 아직 확정된 것이 아니라면 군사적 공격은 그보다 더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블릭스 전 총장은 IAEA 보고서에 대해서는 "IAEA는 단지 눈에 보이는 것만 받아들인 것이 아니라 존재하는 증거를 정직하게 밝혀낸 것"이라고 옹호했다.
한편 아랍·중동 지역에서 영향력 있는 국가로 부상한 터키는 이란에 대한 모든 군사적 공격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흐메트 다부토울루 터키 외무장관은 이날 수도 앙카라에서 "우리는 역내 군사적 개입을 언급하는 것 자체가 적절치 못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그러한 개입에 반대하며 불안정만 가중시킬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다부토울루 장관은 "핵무기를 보유했다는 의심만으로 역내 긴장을 고조시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 혹은 "한 두 국가의 핵무기가 아니라 역내 모든 핵무기를 제거해야 한다"며 이스라엘을 겨냥했다.
그러나 친유대인 단체인 '반(反) 명예훼손 연대'(Anti-defamation league)가 지난 10월 미국 성인 175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미국인들의 57%가 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 공격을 지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이스라엘 인터넷 언론 <와이네트>가 12일 보도했다. 또한 이달 초 이스라엘 일간지 <하레츠>가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스라엘 주민 41%가 이스라엘의 공격을 지지한다고 밝혔으며 반대는 39%, 미결정 응답자가 20%에 달해 찬반양론이 팽팽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가운데 북한과 이란의 핵 커넥션 의혹을 제기하는 보도도 나왔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7일 "이란이 옛 소련, 북한 등 외국 과학자들의 도움을 받아 핵무기 개발에 필요한 핵심 기술들을 이미 확보한 것으로 IAEA가 결론 내렸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어 <연합뉴스>는 13일 '북한 핵문제에 정통한 외교소식통'을 인용해 "이란 내 10여 곳의 핵·미사일 시설에서 수백 명의 북한 엔지니어와 과학자들이 일하고 있는 것으로 휴민트(인적정보)를 통해 확인했다"며 "이는 수년째 지속되어 온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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