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김민석 대변인은 15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놓고 "여러 가지 사정들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길게 끌 수도 있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태양절에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북한은 태양절을 계기로 미사일을 발사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북한이 10일 이전에 연료를 주입했다면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정치적 결단만 하면 발사할 수 있기 때문에 대비하고 있다"며 미사일 발사 준비 등 북한군의 동향에 감시를 늦추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원산과 함경남도 지역에서 식별된 이동식 미사일 발사차량(TEL)은 지난 11일 이후 이날까지 특별한 움직임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15일 0시 김일성 주석의 생일(태양절)을 맞아 김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 ⓒ연합뉴스 |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차일피일 미뤄지는 이유에 대해 북한이 남한의 대화제의를 완전히 무시하기 어렵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세종연구소 백학순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이 미사일을 쏘는 것은 곧 우리의 대화제의를 거부하는, 찬물을 끼얹는 행위"라며 "북한에서도 우리의 대화제의를 비록 '빈껍데기'밖에 없다고 비난했지만, 한편으로 이를 완전히 무시하는 것이 전략적으로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북한이 미사일 발사의 적절한 시기를 조율하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 장용석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철회했다고 보기는 힘들다. 특히 15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금수산 기념궁전을 참배하면서 당·정·군의 책임일꾼들이 아니라 군부 인사를 대동한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이것은 현 상황에 대한 북한의 결연한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진단했다.
장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미사일 발사할 확률은 여전히 높다"며 "사실 북한이 미사일을 쏘겠다, 안 쏘겠다는 공식적인 발표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미사일 발사를 철회한다고 보기 힘든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11일 박근혜 대통령이 북한에 대화제의를 하고 다음날인 12일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대화할 수 있다는 의지를 밝힌 것과 동시에 북한의 미사일 발사도 미뤄지면서 한반도의 위기 국면이 소강 상태로 접어든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백학순 수석연구위원은 "소강 국면에 들어간 것은 틀림없다"며 "그 배경에는 앞으로 대화를 통한 협상을 기대하는 측면도 있고, 태양절을 경축하는 데 모든 초점을 맞추기 위한 의도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장용석 선임연구원은 현 상황의 국면전환을 위해 도발적 행위를 자제하는 숨 고르기로는 보기 힘들다고 평가했다. 장 선임연구원은 "현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내부 전열을 재정비하는 차원의 숨 고르기일 가능성이 높다"며 "대화의 여지는 남겨두지만 북한의 전반적인 기조가 바뀐 것 같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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