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는 1일자 '풍자의 리더들, 토크쇼로 젊은이의 분노를 대변하다'란 제목의 기사에서 "나꼼수의 인기 이후 인터넷에 친북적인 글이나 명예훼손의 소지가 있는 글을 올리는 사람들에 대한 정부의 조사가 한층 강화되고 있다"며 "정부를 비판하는 이들은 이러한 탄압(crackdown)이 그들을 겁박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이어 "(한국에서) 텔레비전 및 라디오 진행자들이 최근 줄줄이 하차하는 것은 그들이 정부를 비판했기 때문에 정치적 압력을 받아 억지로 물러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지난 5월 프리덤하우스가 발표한 세계 언론 자유 연례보고서에서 한국이 '자유로운 국가'에서 '부분적으로 자유로운 국가'로 강등됐다는 사실을 적시했다.
ⓒ<뉴욕타임스> 화면 캡쳐 |
신문은 또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가 최근 '나꼼수'에 출연해 "젊은이들의 분노를 전달하는데 필요한 프로그램"이라고 말했다면서 한국의 보수·주류 언론들에 대한 비판도 소개했다.
연세대 언론홍보영상학부의 김상현 교수는 '나꼼수'의 성공은 보수적이면서 이명박 대통령에게 유리한 보도만 하고 있다고 비난받는 한국의 3대 유력 신문, 그리고 정부가 사장을 임명한 TV 방송국 두 곳에 대한 국민들의 환멸이 커져가고 있음을 반영한다고 <뉴욕타임스>에 설명했다. 그는 "의심스럽지만 주류 언론에서는 볼 수 없는 것들을 '나꼼수'가 이야기하면서 사람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준다"고 덧붙였다.
대학생 신장식 씨는 '나꼼수'가 물가 인상률보다 빨리 올라가는 등록금 문제, 일자리 문제 등 젊은이들이 관심을 가지는 이슈를 다루기 때문에 좋아한다고 말했다. 정은주 씨는 "미국의 '새러데이 나이트 라이브'가 하는 것처럼 한국에도 정치인, 특히 대통령을 풍자하는 프로그램이 나올 때가 됐다"고 말했다.
신문은 한편으로 <중앙일보> 김진국 논설실장의 기명 칼럼을 예로 들며 보수언론 측의 '나꼼수' 비판을 전하기도 했다. 김 실장은 지난 19일 칼럼 '편파가 박수 받는 세상'에서 '나꼼수'에 대해 "역사와 소설, 평론과 개그의 벽이 허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과 집권당을 조롱하며 정치를 개그로 만든다"고도 지적했다.
이에 대해 '나꼼수'를 진행하는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는 자신의 프로그램에서 말하는 많은 것들이 "추정"이고 자신들이 편파적이라고 인정하면서도 "그러나 주류언론이 (중요한 사실을) 보도하지 않음으로써 힘을 발휘하는 많은 사실들이 있고, 우리는 그걸 전하고 싶다"고 반박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김어준 총수는 또 "우리는 각하(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모든 의혹을 제기하고 그 의혹을 뒷받침하는 자료를 제시하지만 진짜 중요한 것은 우리의 태도"라고 강조했다. 그는 "각하의 보수 정권은 국민들을 쫄게 해 왔다"며 "그래서 우리는 청취자들에게 '쫄지마', '우리가 내일 감옥에 가더라도 하고 싶은 말은 하자'고 말한다"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는 매주 200만 명이 '나꼼수'를 다운받아 듣는다며 진행자들의 인기는 한국인들의 생활비가 늘어가고 일자리 전망이 안 좋아 지고 이명박 대통령과 보수적 주류언론에 대한 불신이 강해지고 있는 가운데 젊은이들이 정치적으로 각성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풀이했다. 그러면서 신문은 지난 10.26 서울시장 선거에서 무소속 박원순 후보가 20대, 30대, 40대 유권자 층에서 여당 후보보다 거의 세 배 이상의 득표를 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나꼼수' 출연자들의 특징과 자주 쓰는 농담 등을 상세히 소개하면서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문제, 나경원 후보의 고가 피부클리닉 출입, 에리카김과 이명박 대통령의 관계 의혹 등이 이 프로를 통해 공개됐다고 전했다. 아울러 녹음 중 소음을 내는 에어컨에도 팬 카페가 생기는 등 '나꼼수 현상'을 전했다.
이밖에 도올 김용옥 교수가 최근 출연해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 "우리 민족의 비극"이라고 하거나 "한국은 미국의 하나의 주(州)"라고 말했으며, 김 교수가 천안함 정부 조사 결과에 대해 "0.0001%도 못 믿겠다"고 말한 작년 5월 강연 실황을 다시 들려주기도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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