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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명 죽었는데 돈 없어서 조사할 수 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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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명 죽었는데 돈 없어서 조사할 수 없다고?"

[현장]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 "박근혜 정부에 기대했는데…"

"보건복지부는 근거 법령이 없고 예산이 없어서 '폐손상조사위원회'가 요구한 추가 보완 조사를 할 수 없다고 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이자 한 해 수백 조의 예산을 쓰는 나라가 조사 비용과 법적 근거가 없어서 112명이 사망한 사건을 조사하지 못한단 말이냐."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

"박근혜 정부에 기대했는데…참담한 심정"

정부에 가습기 살균제 피해 조사를 하루빨리 재개하라고 요구하는 기자회견이 개최됐다. 가습기살균제피해자모임, 환경보건시민센터, 환경운동연합은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112명의 사망자를 낳은 가습기 살균제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최근 폐손상조사위원회의 조사 위원 전원이 사퇴한 사건과 관련해 "박근혜 정부에 문제 해결의 기대를 걸어온 피해자들은 이 소식을 듣고 참담한 심정"이라고 밝혔다.

폐손상조사위원회는 가습기 살균제와 원인 미상 폐 손상과의 연관성을 밝히기 위해 출범했다. 위원회는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와 시민단체가 추천한 의학, 환경보건학, 환경독성학 등 관련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됐다. 조사위원들은 피해 신고자들의 건강 상태 등에 대해 자세히 조사하고자 임상 검사, 설문 조사, 폐 CT 촬영 등을 요구했으나 보건복지부는 "법적인 근거가 없고 예산이 불충분하다"는 이유로 이들의 요구를 거절했다.

급기야 지난 11일 조사위원회는 "(이런 식으로는) 더 이상의 활동이 무의미하다"며 전원이 사퇴한다는 의견서를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전달하기에 이르렀다.(☞관련 기사 : "가습기 연쇄 살인, 복지부 진상 규명은커녕 훼방만…")

사태가 최악의 상황으로 흐르고 있음에도 보건복지부는 요지부동이다. 이들은 "가습기 살균제 문제와 관련해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과의 면담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며 "그러나 지난 주말 내내 (장관 측에) 전화를 걸고 오늘(15일) 이 기자회견을 시작하기 직전까지도 장관실에 전화했으나 진 장관은 면담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가습기살균피해자모임과 환경단체 회원들이 가습기 살균제 피해 조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 조사 실시하라'고 적힌 펼침막이 보인다. ⓒ프레시안(남빛나라)

"CMIT/MIT'성분에 대한 독성 평가 시행하라"

아울러 이들은 유독성을 두고 보건복지부와 환경부가 엇갈린 의견을 내놓은 'CMIT/MIT'성분에 대해서도 "제품 독성 평가를 다시 하라"고 요구했다.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는 2012년 2월 동물실험결과를 최종발표하며 가습기 살균제의 폐 질환을 유발하는 물질로 PHMG, PGH만을 인정해왔다. 이 때문에 CMIT/MIT가 포함된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한 피해자들은 법적으로 피해를 주장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환경부가 2012년 9월에 CMIT/MIT를 유독 물질로 지정한 사실이 지난 12일에야 언론을 통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CMIT/MIT가 주성분인 가습기 살균제는 총 4종(애경 가습기 메이트, 이마트 가습기 살균제, 함박웃음 가습기 세정제, 산도깨비 가습기 퍼니셔)이다.

지난 9일 장하나 민주통합당 의원이 발표한 바로는 CMIT/MIT 성분의 가습기 살균제만을 단독으로 사용하다 사망한 사람은 총 5명(애경 가습기 메이트)이고 다른 제품과 중복해 사용해 사망한 사람은 총 5명(이마트 이플러스 3명, 산도깨비 가습기 퍼니셔 2명)이다. (☞관련 기사 : "장하나 '이마트 가습기 살균제, 사망 가능성 있어'")

이들은 "환경부와 보건복지부가 공동으로 CMIT/MIT 성분 제품에 대해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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