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2차 정상회의에도 결론을 내지 못했던 '3대 협상'이 정상회의 이후 유로존 회원국 정상들과 국제금융협회(IIF)와의 8시간에 걸친 후속 회담 끝에 현지시각으로 27일 새벽 4시에 극적으로 타결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가장 뜨거운 쟁점이었던 그리스 국채의 민간 투자자의 손실 상각(헤어컷) 비율을 기존 21%에서 50%로 높이기로 했다. 이에 따라 민간 채권단이 보유하고 있는 그리스 국채 1000억 유로(1400억 달러)가 손실 상각된다.
또한 유로존 구제기금인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을 기존보다 4~5배 확충하기로 합의했다. 이에따라 EFSF 규모는 약 1조유로(1조4000억달러)로 늘어난다.
유럽 정상들은 이와 함께 유럽 재정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선제 조건으로 거론되던 역내 은행들의 자본을 확충하는 데도 합의했다. 이에 따라 유럽 은행들은 내년 6월 말까지 의무 자기자본비율(Tier I)을 9%로 늘려야 한다.
부실한 유럽은행들, 막대한 손실 뒷감당 가능할까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번 합의는 유로존을 위해 정확히 필요한 것이었고, 앞으로 유럽 문제가 옳은 방향으로 풀릴 수 있도록 한 진전된 조치였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모처럼 굵직한 합의들이 이뤄졌다는 긍정적인 평가에도 불구하고, 유로존 부채위기가 이 정도로 해결될 수 있는 위기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유럽은행들이 그리스 국채를 50%나 손실 삭감을 감수하고도 버틸 수 있는 상황인지에 대해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유럽은행들이 9%의 의무 자기자본 비율을 달성하기 위해 1060억 유로 규모의 자금이 수혈되어야 하는데, 이것을 달성하기가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한 EFSF의 기금 확충이 어떻게 이뤄지느냐에 대한 방식에는 구체적인 방안이 나오지 않았다.
현재 EFSF 기금의 확충을 위해 특수목적투자기구(SPIV)를 만들고, 중국 같은 신흥국들의 투자를 받는 방안과 EFSF가 유럽 채무 위기국이 새로 발행하는 채권을 부분 보증해 실질적인 차입 효과를 내는 두 가지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중국 같은 신흥국들이 흔쾌히 투자를 해줄 것인지, 또한 EFSF의 보증이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EFSF 자체는 누가 보증하느냐의 난제가 남아있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는 "EFSF의 확대는 프랑스의 국가신용등급이 트리플 A에서 강등되는 순간 토대가 무너질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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