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인 세인 버마 대통령은 30일 투라 만 슈웨 하원의장이 대독한 메시지에서 밋손 댐 건설은 중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군사정권에서 민간 정부로 권력이 이양된지 얼마 되지 않는 버마에서는 현재 여당이 의회를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대통령의 '촉구'는 사실상 중단 명령과 크게 다를 바 없다.
또 테인 세인 대통령은 '만약 국민의 뜻에 반대된다면 댐 건설 프로젝트는 종료될 것(terminated)'이라고 말했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건설이 일시 중단된 것이 아니라 영구적으로 백지화될 수도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자우 민 전력담당 장관 등 버마 정부 관계자들이 지난달까지만 해도 공사를 강행할 것이라고 천명했던 만큼 이같은 결정은 갑작스러운 것이라는 평이 나온다.
버마 북부 카친주(州)의 이라와디강 상류에 지어질 계획이었던 밋손 댐은 총 36억 달러 규모의 프로젝트로 중국 회사에서 시공을 맡고 완공 후 생산 전력의 많은 부분이 중국에에 보내질 예정이었다. 외교적으로 고립된 버마가 동맹국 중국의 이익에 반하는 댐 건설 중단 결정을 내린 것은 흔치 않은 경우다. 버마는 과거 탄 슈웨 장군이 이끈 군사독재 정권의 민주화 탄압 등의 이유로 미국과 서방의 제재를 받고 있다.
환경론자와 사회운동가들은 수몰 예정 지역 거주민들의 대규모 이주 사태와 생태계 파괴를 우려해 댐 건설에 반대해 왔다. 댐이 건설되면 싱가포르 전체 면적에 해당하는 수몰 지구가 생길 것으로 전망됐었다.
▲ 밋손 댐 건설 예정지인 버마 북부 카친주의 이라와디강. ⓒAP=연합뉴스 |
<AP>는 버마 정부의 댐 건설 중단 결정에 대해 민주화 흐름에 부응하는 것이라고 논평했다. 지난달 댐 건설 반대 운동에 동참하며 힘을 실어줬던 민주화 운동 지도자 아웅산 수치도 이날 대변인을 통해 환영의 뜻을 밝혔다.
최근 브라질에서도 환경 파괴 등의 이유로 대규모 댐 건설 프로젝트가 중단된 바 있다. 지난 28일 브라질 연방법원은 아마존 강에 지어질 계획이었던 벨레 몬테 댐 건설 계획에 대해 강의 흐름이나 원주민들의 소규모 어업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건설 중단을 명령했다.
지난 6월 칠레에서도 파타고니아 지방의 대규모 댐 건설 프로젝트가 환경 파괴 논란을 불러일으키면서 국민들의 강한 반대에 부딪혔고 이 때문에 세바스티안 피녜라 대통령의 지지율이 36%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한국의 경우 지난해 몇몇 여론조사에서 '4대강 사업'에 대해 반대가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지만 한국 정부는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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