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가 남북관계 개선의 전제조건으로 고수하고 있는 천안함·연평도 사건에 대한 책임있는 조치 등 북한의 태도 변화는 '사실상 불가능한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는 8일(현지시간) 칼럼을 통해 한국과 미국이 대선을 치르게 되고 북한이 김일성 탄생 100주년을 맞는 2012년을 앞둔 지금부터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를 재개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신문은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은 천안함‧연평도 사건에 대해 북한이 사과하지 않는 한 북한과의 외교는 없다고 선언했다"면서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이 지옥불이 얼어붙을 때까지는(until hell freezes over) 대화가 없을 것이라고 말한 것은 아니지만, 그가 내세운 두 가지 조건은 이와 거의 같은 얘기"라고 꼬집었다.
신문은 미국은 한국을 지지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지난 7월 말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과 미국의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 회동에서 보이듯 실제 행동에서는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미국의 '전략적 인내'는 실패했다고 규정했다. 신문은 6자회담이 3년 가까이 열리지 않으면서 "미국의 대북 영향력이 최소화됐다"며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내는 것만이 유일한 현실적 전술"이라고 분석했다.
신문은 "만약 외교적 접근이 표류하게 되면 북한은 미국의 이목을 끌기 위해 또다른 군사적 모험을 감행해야겠다고 느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만약 북한이 한국을 공격하면 한국은 군사적으로 대응할 것을 천명했다"고 지적하고 이런 사태를 피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대화 재개라고 강조했다.
또 신문은 후쿠시마 사태로 인해 원전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치솟고 있는 것 역시 대화를 재개해야 할 이유로 꼽았다. 신문은 중국의 전직 군사 고위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후쿠시마 사태는 핵발전소가 '핵폭탄에 버금가는' 수준의 재앙을 낳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우려를 표시하기도 했다.
"한국 원전은 7.1 규모의 내진설계를 했다. (전깃)불도 밝히지 못하고 군인들에게 의복 공급도 제대로 안 되는 북한의 핵시설이 어떤 안전 기준하에 지어졌는지는 신만이 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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