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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한 '9.11 음모론'…"미국이 스스로를 공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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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한 '9.11 음모론'…"미국이 스스로를 공격했다?"

"계획된 폭탄 사건, 펜타곤은 미사일에 피격, 희생자 전화는 음성변조"

9.11 테러가 일어난지 10년이 지났지만 '9.11의 진실'에 대한 음모론은 여전하다. 사건 직후 미국 정부는 역사상 전무후무한 규모의 이 테러공격이 이슬람 극단주의 조직 '알카에다'의 소행이라는 결론을 내렸고 오사마 빈 라덴도 자신이 저지른 일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 10년 동안 수많은 사람들은 미국과 빈 라덴의 말을 믿지 않았다. 특히 인터넷을 중심으로 수많은 음모론이 횡행했다. 어떤 이들은 미국이 스스로를 공격했다고, 또 어떤 이들은 이슬람교도들을 악마로 몰기 위해 이스라엘이 저지른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음모론을 믿는 사람은 아직도 많다. 올해 실시된 '퓨 리서치 센터'의 설문조사에서도 이슬람교도들 중 과반수는 9.11을 저지른 것은 아랍인들이 아니라고 답했다고 <미국의 소리> 방송이 전했다. 2008년 실시된 설문조사에서도 많은 중동인들은 알카에다가 9.11을 저지른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거나 누구의 짓인지 모르겠다고 응답했다.

아랍인들뿐만이 아니다. 2006년 실시된 조사에서는 미국 국민의 1/3이 부시 행정부가 이 테러 공격과 연관이 있다고 보았다. 이라크 침공을 정당화하기 위해서였다는 것이다. 미국 정부는 2009년 음모론을 반박하는 보고서를 내놓았지만 전혀 효과가 없었다.

9.11을 다룬 근간 <열한번째 날>의 저자인 로빈 스완은 (☞<열한번째 날>에 대한 중동 전문 기자 로버트 피스크의 칼럼 보기)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음모론은 인터넷을 통해 퍼졌다"며 "1960년대 케네디 암살에 대한 음모론이 적절한 전파 방법이 없었던 것과는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스완은 폭발 현장을 지켜본 데이비드 로스트첵이라는 이름의 인터넷 사용자가 그날 오후 한 채팅방에 '이건 원격 폭발처럼 보였다. 추가 설명이 없다면 뭔가가 심각하게 잘못된 것'이라는 글을 올린 것이 음모론의 발단이었다고 주장했다. 스완은 음모론들은 대개 웃어넘길 만한 이야기일 뿐이며 "죽은 자들에 대한 잔인한 모욕"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인터넷 뿐 아니라 전직 CIA 관계자들과 전역군인들, 심지어 학자들도 음모론을 제기한다. 미국 신학자인 데이비드 그리핀은 9.11에 대한 9권의 책을 썼다. 그는 "미국 정부 기관들이 (9.11을) 배후조종했다"며 이는 중동에 대한 제국주의적 침략을 정당화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음모론을 주장하다가 브라이언 영 대학에서 해고된 미국 심리학자 스티븐 존스는 먼지와 고무 등 자신이 입수한 사고 현장의 잔해들에 대한 분석을 토대로 세계무역센터(WTC)는 납치된 비행기와의 충돌이 아니라 원격 조종된 폭탄에 의해 붕괴했다고 주장했다. 또 <9.11, 거대한 거짓말>이라는 베스트셀러를 쓴 프랑스 작가 티에리 메상은 미 국방부 건물은 미사일 공격에 의해 파괴됐으며 비행기 잔해는 나중에 옮겨져 펜타곤 밖에 '진열'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승객 없는 비행기 : 9.11 하이재킹은 거짓>과 <오사마 빈 라덴은 9.11과는 무관하다>라는 두 권의 책을 쓴 딘 하트웰은 두 대의 비행기는 아예 이룩한 적이 없으며 두 대는 나중에 안전하게 착륙했다고 말했다. 하트웰은 비행기 승객들은 사실 가장한 비밀요원들이었다고 주장하면서 "정부는 무서운 광경을 보여줘 국민들을 겁에 질리게 하고 아프간과 이라크 전쟁을 지지하도록 한 것"이라고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그러나 신문은 하트웰의 주장대로 9.11이 백악관과 국방부의 음모였다면, 그 사실을 밝히고 다니는 하트웰도 목숨이 위험할 것이라고 비꼬았다.

다음은 9.11에 대한 주요 음모론과 그 반박 논거를 정리한 것이다.

▲ 테러공격 다음날인 2001년 9월 12일 촬영된 미 국방부 건물의 위성사진. 건물 오른쪽 아래 부분이 공격을 받은 지점이다. ⓒ로이터=뉴시스

■ 세계무역센터는 원격 조종 폭발에 의한 것이었다

'9.11의 진실을 찾는 사람들'(Truthers)은 WTC 붕괴 장면의 영상을 보면 건물이 붕괴되기 전 휘어지는데 이는 건물 붕괴가 폭탄으로 인해 일어났다는 증거라고 주장한다. 또한 창문들이 위층에서부터 아래층으로 날아가는 것도 비행기 충돌의 결과로 보기에는 석연치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폭약으로 건물을 붕괴시킨다면 위층에서부터가 아니라 아래에서부터 무너질 것이며, 유리창이 깨지는 것도 건물이 위에서부터 붕괴되면서 자연스럽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설명한다. 게다가 그만한 건물을 붕괴시킬 만한 폭약을, 그것도 비밀리에 설치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건물의 잔해에서 폭약으로 추정되는 화학물질이 발견됐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스티븐 존스는 건물 잔해에서 폭약이 나왔다고 주장한 대표적인 인물 중 하나다. 그러나 존스는 사건 1년 후에야 이 '잔해'를 입수했으며 그것도 익명의 제보자가 우편으로 부쳐준 것이어서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또 비행기가 충돌한 적 없는 옆 건물도 붕괴했으며 이는 9.11이 '비행기 충돌'이 아니라 '사전에 계획된 폭발물' 때문이라는 주장도 제기됐지만 소방 당국은 WTC로부터 번진 화재 때문에 옆 건물의 골조가 손상돼 붕괴가 일어난 것이라고 밝혔다.

■ 납치된 비행기의 진실

시어도어 올슨 당시 미 국무부 차관보의 아내 바바라 올슨은 국방부 청사 건물과 충돌한 아메리카항공 77편에 타고 있었다. 바바라는 비행기가 납치되자 남편에게 몰래 전화를 걸어 현 상황을 알리고 구조를 요청했다.

하지만 '진실을 찾는 사람들' 중 일부는 납치된 비행기에는 폭탄이 가득 실려 있었으며, 무인으로 원격 조종됐다고 주장한다. 바바라는 비밀리에 납치됐으며 전화는 음성 변조 기술을 이용해 걸린 것이고 그의 시체는 몰래 바다에 버려졌다는 것이다.

데이비드 그리핀은 '음성변조설'을 주장한 사람 중 하나다. 그 정도의 고도에서는 휴대전화가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통신 회사의 통화 기록에 따르면 바바라와 남편의 통화는 납치된 비행기 뒷좌석에서 위성 전파 수신을 통해 이뤄진 것이라고 돼있다.

일부 음모론자들은 승객들이 탑승과 동시에 살해돼 시신이 바다에 버려졌다거나, 신분 세탁 후 다른 곳에서 조용히 살아가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 9.11은 '사전 게획된' 사건이며 권력자들은 미리 알고 있었다

'진실을 찾는 사람들' 중 일부는 9.11은 미국과 아랍 세계를 전쟁으로 몰아가려는 이스라엘의 음모였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그 근거로 WTC에서 일하는 유대인들은 모두 4000명인데 이들은 사건 당일 아무도 출근하지 않았다는 점을 든다.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가 이들에게 미리 알려줬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 3000명으로 알려진 9.11 테러 희생자들 중 10%가 유대인이다.

또 사건 이전 납치된 비행기가 소속된 항공사들의 주식 내부거래가 있었다는 사실도 유력 인사들은 9.11에 대해 미리 알고 있었다는 증거로 인용된다. 그러나 유나이티드 항공사와 아메리칸 항공사의 주식 내부거래는 다른 원인에 의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 미 국방부는 항공기가 아니라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

'진실을 찾는 사람들'은 국방부 건물의 폭발 흔적을 보면 가운데가 원형으로 되어 있다면서 이는 비행기가 건물에 부딪힌 흔적으로는 도저히 볼 수 없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국방부 밖의 비행기 잔해도 나중에 운반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국방부 폭발 현장에서는 승객과 승무원의 사체가 발견됐고 이는 사진으로도 남아 있다. 또 수천 명의 사람들이 비행기가 하늘에서 맴돌다가 국방부로 날아드는 것을 봤고 사진도 찍혔다. 비행기 잔해가 운반되는 광경을 본 사람도 없다.

■ 부시, 자기만 살려고…

음모론 중 또다른 하나는 '4번째 비행기'에 대한 것이다. 사건 당일 납치된 비행기는 총 4대로 이중 2대는 WTC에, 1대는 국방부 건물에 충돌했다. 나머지 한 대는 펜실바니아주의 숲속에 떨어졌다.

그러나 이 4번째 비행기는 원래 백악관으로 향했으며 이를 알아차린 미군 당국이 미사일로 비행기를 격추했다는 것이 음모론자들의 주장이다.

당시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필요하다면 납치된 비행기를 격추하라고 명령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 명령이 실행되기도 전에 승객들이 비행기 납치범에게 덤벼들었고 결국 비행기는 워싱턴 D.C.와는 상당히 멀리 떨어진 펜실바니아주에 추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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