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외신이 연이어 관심을 보이고 있다. 미국 <AP> 통신과 <LA타임스>에 이어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도 23일 인터넷판에 관련 기사를 게재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서울 시민들은 국가가 학교 급식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지 결정하는 투표를 진행한다"며 "이는 내년 대선 판도를 가를 복지와 관련된 폭넓은 논쟁에서 핵심적 이슈"라고 전했다.
신문은 이명박 대통령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전면적 무상급식을 '복지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특히 이 대통령이 이번 주민투표를 일종의 분수령으로 보고 있다면서 그가 '(정부부채 증가로 어려움을 겪는) 그리스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말자'고 경고했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정부가 대기업만을 우선시하고 있으며 인플레이션으로 고통받는 서민들에게는 아무런 도움도 주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신문은 "실제적으로 보면 (투표에 부쳐진) 두 가지 방안의 차이는 크지 않다"며 "오 시장의 제안대로 가더라도 초등‧중학생 외에도 가난한 고등학생들도 대상에 포함되기에 2012년까지 60만 명에게 무상급식을 실시해야 하며, '전면적 무상급식'이 실시될 경우의 대상자는 85만 명"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은 역사적으로 복지 약한 나라"
신문은 "유권자들과 경제학자들은 무상급식 관련 논쟁이 한국 복지제도의 전체적인 취약성을 간과하고 있다고 지적한다"며 "이들은 한국이 실업자들을 위해 좀더 신뢰할 만한 안전망을 확충하기 전에는 중소기업 관련 개혁을 추진할 처지가 아니라고 말한다"고 전했다.
신문은 "한국의 복지는 상대적으로 약한 수준"이라며 "역사적으로 볼 때 한국 정부는 유럽식의 사회안전망 건설 대신 중소기업 진흥책에 더 초점을 두어 왔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중개업자 권대용 씨는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은 '전면적 무상급식'을 지지한다면서 "한국은 복지가 약하다. 건강보험 외에는 거의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 대통령이 복지 관련 지출 증대와 관련해 그리스의 예를 든 것에 대해 "넌센스"라고 비판했다.
한편 신문은 오 시장이 투표율 33.3% 미달시 시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눈물을 흘리며 위헙했다"고 묘사했다. 신문은 그가 투표 결과와는 관계없이 2012년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것을 두고 "가장 좋아할 사람은 군사 독재자 박정희의 딸인 박근혜일 것"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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