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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폴리 교전 계속…카다피 친위대 '강력 저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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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폴리 교전 계속…카다피 친위대 '강력 저항'

카다피 차남, 기자들 앞에서 "내가 체포됐다고? 거짓말"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에 맞선 반군들이 수도 트리폴리에 입성하면서 정권 붕괴가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카다피군 일부는 22일(현지시간) 거센 저항을 개시했고 이에 밀린 일부 반군이 퇴각했다.

영국 <BBC> 방송은 리비아 반군이 카다피의 최후 거점 트리폴리를 장악하기 위해 전투를 벌이고 있지만 카다피군이 거센 저항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일단의 반군 병력은 카다피군의 반격에 밀려 퇴각을 강요당했다.

이날 트리폴리 시내의 여러 지역에서는 교전이 이어졌다. 많은 목격자들이 총성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특히 카다피의 관저가 위치한 트리폴리 시내 서부의 바브 알아지지야 지구 인근에서는 하루 종일 교전이 이어졌으며 카다피군은 반군에 탱크로 포격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서부 지역에서 트리폴리로 진입했던 반군 세력은 대공포로 무장한 카다피군의 매복공격에 걸려 이날 오후 늦게 도시 밖까지 밀려났다.

현지 주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한 주민은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또다른 격렬한 시가전의 밤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도 "카다피군이 게릴라전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카다피군은 자신들이 시민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일부 주민들은 반군의 입성을 환영하며 카다피 정권을 상징하는 녹색 깃발을 갈기갈기 찢기도 했다.

그러나 다른 주민은 "반군이 주민들의 집에 침입해 모든 것을 훔쳐갔다"며 "반군의 트리폴리 진격은 리비아와 나토에게 비극"이라고 반군을 비난했다.

카다피의 고향이자 출신부족의 근거지인 트리폴리 남부 시르테에서는 카다피군이 스커드 미사일을 발사했다. <알자지라> 방송은 이 미사일 공격이 나토(NATO)군 항공기를 노린 것이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같은 카다피군의 반격도 전세를 뒤엎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 반군은 21일 트리폴리 전역의 80% 이상을 장악했다고 밝힌데 이어 22일 95%가 자신들의 손에 들어왔다고 주장했다. 이것이 반군의 일방적 주장임을 감안하더라도 최소한 이들이 도시의 많은 부분을 장악하고 있다는 것은 외신 현지 특파원들에 의해 확인되고 있다. 또 트리폴리 입성 자체가 대세를 결정짓는 중대 사건이었다.

무스타파 압델 잘릴 반군 과도정부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벵가지에서 카다피의 42년 독재가 막을 내렸다며 사실상의 '승리 선언'을 했다. 잘릴 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카다피의 시대는 끝났다면서 '리비아 국민의 역사적인 승리'를 축하하고 나토(NATO)의 군사적 지원에 사의를 표했다.

그는 한편으로는 "카다피를 생포해야만 진정한 승리라고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지만 카다피가 '공정한 재판'을 받게 될 것이라며 재판에 회부할 방침임을 밝혔다. 이는 '카다피와 아들들의 안전한 탈출 경로를 보장하겠다'던 자신의 전날 발언에서 태도 변화를 보인 것이다.

국제사회도 이미 대세는 기울었다고 보고 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이번주 중으로 아프리카연합(AU), 아랍연맹(AL) 등 지역기구 대표들이 참석하는 회의를 개최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카다피 이후'를 논의하기 위한 회의인 셈이다.

반 총장은 "지금은 희망적인 순간이나 위험을 앞에 두고 있다"면서 카다피 정부군에 대해 "즉각 전투를 중단하고 원활한(soft) 권력 이양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더 이상의 인명 손실이나 보복 없이 무력 충돌 사태를 중단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유럽연합(EU)도 이날 리비아가 새 정부를 구성하는 일을 적극 도울 것이라면서 '카다피 이후 체제'를 지원할 다양한 계획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미하엘 만 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실 대변인은 리비아 반군에 보복을 자제할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 22일(현지시간) 리비아의 수도 트리폴리에서는 카다피군과 반군 사이에 격렬한 시가전이 전개됐다.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는 시가지를 뒤로 하고 대공포로 무장한 차량이 트리폴리 외곽 도로를 달리고 있다. ⓒAP=연합뉴스

사이프 알이슬람 체포설, 반군의 '거짓말'로 드러나

영국 <BBC> 방송은 반군에 체포된 것으로 알려진 카다피의 차남이자 정권 '2인자' 사이프 알이슬람이 카다피군 전사들에게 둘러싸인 채 트리폴리 시내의 호텔에서 이날 목격됐다고 전했다.

<BBC>의 현지 특파원 매튜 프라이스 기자는 자신이 투숙하고 있는 릭소스 호텔에서 사이프 알이슬람을 발견하고 그와 대화를 나눴으며 그는 매우 활기차게 보였다고 전했다. 사이프 알이슬람은 트리폴리에 들어온 반군들은 '덫'에 갇힌 셈이며 카다피군이 반격에 나서 이들을 격퇴할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

<AFP> 통신과 다른 언론사 기자 등 3명도 바브 알아지지야 지구로 초청돼 사이프 알이슬람을 만났으며 카다피 정권 대변인이 차량을 제공해 기자들과 사이프 알이슬람의 만남을 주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AF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체포됐다는 언론 보도를 언급하며 "나는 거짓말을 반박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사이프 알이슬람은 카다피가 트리폴리 시내에 있는지, 안전한 상태인지를 묻는 <AFP>와 <BBC> 기자들의 질문에 "당연하다"고 답했다. 카다피가 현재 어디에 있는지는 불확실한 상태다. 미국과 영국 외교 소식통들은 그가 자신의 관저가 있는 바브 알아지지야 지구에 있다고 전했지만 한편에서는 그가 트리폴리를 빠져나갔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 23일(현지시간) 새벽 외신 기자들 앞에 모습을 드러낸 카다피의 차남 사이프 알이슬람. ⓒAP=연합뉴스

앞서 무스타파 압델 잘릴 반군 과도정부위원회 위원장은 방송 인터뷰에서 사이프 알이슬람과 카다피의 3남 알사디 등이 체포됐다고 주장했다. 이는 반군이 '언론 플레이' 또한 전쟁의 무기로 활용하고 있으며, 이들의 주장을 그대로 신뢰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는 방증이다.

앞서 카다피가 군대에 비아그라를 지급해 조직적 강간을 지시했다는 주장이나 카다피군의 다수가 서남아프리카 출신 용병이라는 주장 또한 앰네스티 등 인권단체에 의해 신빙성이 없는 것으로 밝혀진바 있다. (☞관련기사 보기) 사이프 알이슬람이 체포됐다는 잘릴 위원장의 말이 사실이라고 확인까지 해준 국제형사재판소(ICC)의 루이스 모레노 오캄포 수석검사는 '카다피가 반군에 비아그라를 지급했다는 확실한 증거를 갖고 있다'고 말해 빈축을 산데 이어 또 한번 체면을 구기게 됐다.

한편 전날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스스로 반군에 투항한다고 밝힌 카다피의 장남 모하메드 또한 카다피군의 도움으로 반군 진영을 탈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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