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은 "이번 방문 기간 두 나라 최고 영도자들의 상봉이 진행된다"면서도 김 위원장의 구체적인 방문 일정, 경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2002년 당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초청으로 극동지역을 방문해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정상회담을 했었다.
김 위원장이 탄 특별열차는 이날 낮 12시(연해주 현지시간. 한국시간 오전 10시) 경 북·러 국경에 인접한 첫 기차역인 하산에 도착했다. 이후 행선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극동 지역 통신사인 <프리마미디어>는 김 위원장이 다른 도시에 들르지 않고 곧바로 메드베데프 대통령과의 회담이 예정돼 있는 울란우데로 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오는 23일 바이칼 호수에서 멀지 않은 동부 시베리아 도시 울란우데에서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전체 방러 기간은 약 1주일로 전망된다. 메드베데프 대통령뿐 아니라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를 만날 가능성도 있다.
▲ 2002년 김정일 위원장이 러시아를 방문했을 당시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나는 장면 ⓒ프레시안 자료사진 |
김정일 위원장이 9년 만에 러시아를 방문하는 목적은 2012년 '강성대국의 대문을 여는 해'를 앞두고 정치·안보·경제 등 모든 면에서 러시아의 협력을 이끌어내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김 위원장은 작년과 올해 중국을 세 차례나 방문하면서 대외관계를 중국에 편중되게 이끌어왔다고 보고, 러시아와의 교류를 확대함으로써 균형을 맞추겠다는 의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우선 중국이 열을 올리고 있는 나진지구 개발에 러시아도 동참하라고 요청하는 등 경제 협력 문제를 집중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 하산-나진 철도 연결, 납-북-러 가스관 연결, 북한 전력난 극복 문제 등이 테이블에 오를 전망이다.
정치·안보 사안도 비중 있게 협의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미국 정부가 6자회담 재개에 적극성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김 위원장은 러시아와의 유대 강화를 통해 대화 재개를 압박하려고 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입장에서도 북한과의 대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러시아는 경제 현대화를 위해 중요하게 생각하는 극동·시베리아 지역 개발에 성공해야 하고, 내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을 잘 치러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북한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게 필수적이라고 여기고 있다.
또한 러시아는 한반도 문제에 대해 미국과 중국이 주도하는 상황을 타파하고 동북아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북한과의 외교적 협력이 긴요하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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