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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가자지구 폭격, '찜찜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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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가자지구 폭격, '찜찜한' 이유는?

이스라엘 "테러에 보복" vs 하마스 "우리가 안했다"

이스라엘 남부에서 발생한 테러 사건으로 이스라엘인 8명이 숨지고, 이스라엘군이 이에 대한 보복으로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를 공습해 6명이 목숨을 잃으면서 다시금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사태의 발단은 18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남부 에일라트 인근에서 일어난 일련의 테러 사건. 중화기와 폭발물로 무장한 괴한 20여 명은 휴양지인 에일라트 일대에서 이스라엘 민간 차량과 군 순찰대를 연이어 공격해 민간인 6명 등 8명의 사망자를 냈다.

이집트군 군복을 입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 괴한들은 이스라엘군 대테러부대와 총격전을 벌였으며 이들 중 최소 7명이 사살된 것으로 전해졌다.

▲ 18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의 조명탄이 에일라트 인근 마을의 밤하늘을 밝히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테러 용의자들을 추적하며 교전을 벌여 왔다. ⓒ로이터=뉴시스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짓이 분명"…하마스는 강력 부인

이스라엘은 이번 공격의 배후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이슬람 무장세력을 지목했다. 에후드 바라크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사건 직후 성명을 통해 "테러의 진정한 근원은 가자 지구에 있다"며 "강력한 힘과 결단력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라크 장관은 가자 지구를 통치하는 무장정파 하마스를 명시적으로 지목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다수의 이스라엘 당국자들은 가자 지구로부터 비롯된 어떤 공격에 대해서도 하마스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기존 방침을 재확인했다고 영국 <인디펜던트>가 보도했다.

마르크 레게브 이스라엘 총리 대변인도 "테러범들이 가자지구에서 왔다는 확실한 정보를 입수했다"고 말했으며, 다른 이스라엘 관리도 무장 괴한들이 가자지구를 출발해 이집트 시나이 사막을 지나 이스라엘로 잠입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 <하레츠> 등 현지 언론은 팔레스타인 무장조직 '인민저항위원회'(PRC)를 테러의 배후로 지목하기도 했다. PRC는 하마스와는 별개의 조직으로 기본적으로 하마스를 지지하면서 긴밀히 공조해 왔지만 사안에 따라서는 대립하는 경우도 있었다.

하마스는 이번 테러와의 연관성을 강력히 부인했다. 타헤르 알누누 하마스 대변인은 "에일라트 테러와 가자지구 사이에는 아무런 연관도 없다"고 <AF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하마스는 또 "모든 힘을 다해 (이스라엘에 의한) 어떤 공격행위로부터도 가자지구를 방어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이스라엘 공군 공습 감행…반기문, 양측에 자제 호소

그러나 이스라엘은 테러 발생 수 시간 만에 가자지구에 대한 공습을 감행했다.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카말 알나이라브 PRC 지도자를 포함한 무장세력 관계자 4명 등 6명이 숨졌다.

PRC 측은 "두 배로 보복할 것"이라며 이스라엘에 대한 분노를 드러냈다. 공습 이후 PRC가 공언한 '보복'이 뒤따랐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 남부로 4차례의 로켓 공격이 가해졌다고 주장했다.

<BBC>와 <로이터>는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 공습이 이스라엘의 무인공격기에 의해 이뤄졌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아랍 위성방송 <알자지라>는 이스라엘의 공습이 하마스의 거점 3곳을 목표로 했다면서 희생자 중에는 9세 소년도 포함됐다는 현지 주민들의 증언을 전했다.

이스라엘의 가자 공습은 지난 16일에 이어 이틀만에 가해진 것이다. 당시 이스라엘은 가자에서 이스라엘 남부 베에르셰바를 겨냥한 로켓포 공격이 있었다며 가지지구 내 4곳에 공습을 단행, 1명이 숨지고 미성년자 등 7명이 부상했다. 같은날 한 10대 소년이 가자지구와 이스라엘 국경선 인근에서 이스라엘군의 총격으로 사망하는 일도 벌어졌다.

긴장이 높아지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측 모두의 자제를 호소했다. 반 총장은 대변인을 통해 "중동 지역의 폭력사태가 점증할 위험성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며 "모두에게 절제된 행동을 촉구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 18일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파괴된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의 시가지 모습. ⓒAP=연합뉴스

테러 배후 성급한 지목, 왜?

한편에서는 이번 이스라엘의 대응이 지나치게 성급한 것이 아니었냐는 지적이 나온다. 테러 용의자들에 대한 추격전이 진행중인 가운데, 사건 발생 불과 몇 시간 만에 배후를 '가자 지구 안의 누군가'로 단정짓고 공습까지 감행한 것이 적절했냐는 것이다.

이번 테러에 대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하는 단체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용의자와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와의 연관성도 이스라엘 측의 주장에서밖에 찾아볼 수 없다. 하마스는 과거 이스라엘에 대한 로켓포 발사 등의 행위에 대해 책임을 부인한 적이 없고 오히려 '이슬람 성전'이라며 선전해 왔다.

또 테러 용의자들이 이집트군 제복을 입고 있었다는 이스라엘 언론의 보도도 의혹을 더한다. 과거 하마스 등 팔레스타인 무장세력들이 이집트 군복을 입은 사례가 없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이스라엘을 둘러싼 국내외 정세가 이번 사건에 대한 대응에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최근 이스라엘에서는 주거비 급등과 빈부격차 확대에 항의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다. 지난 6일에는 인구의 1/7에 해당하는 30만 명이 시위를 벌였고 13일에도 최소 4만 명이 15개 도시에서 거리로 나섰다.

또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다음달 말 유엔 총회에서 독립국가로서의 지위를 공식 인정받는다는 계획을 추진중이다. 리야드 알말리키 팔레스타인 외무장관은 "마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직접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 신청서를 제출할 것"이라고 지난 13일 밝혔다.

팔레스타인의 입장에서는 유엔 총회를 불과 한 달여 남겨둔 시점에서 굳이 이미지에 타격을 줄 테러 행위를 저지르거나 부추길 이유가 없지만, 팔레스타인의 '국가' 지위 획득을 결사적으로 막아서고 있는 이스라엘로서는 '팔레스타인이 폭력행위와 테러를 일삼고 있다'는 것이 훌륭한 반대의 명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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