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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무산 철광석' 앞세워 개혁·개방 가능성 실험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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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무산 철광석' 앞세워 개혁·개방 가능성 실험중"

[토론회] 교통로 확충, 지역 공동개발…깊어지는 北中 경제협력

함경북도 무산군은 철광석 광산으로 유명하다. 중·고등학교 교과서에도 나올 만큼 잘 알려진 사실이다. 무산 철광은 노천광산으로 130㎢ 이상의 면적에 5개 광구가 분포돼 있으며 추정 매장량 30억 톤에 달한다. 한국 학생들은 지금도 무산에서 캐낸 철광석이 청진이나 김책시로 옮겨져 금속으로 제련된다고 배우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상식'은 더 이상 상식이 아니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12일 한반도평화포럼 주최의 토론회에서 한국교통연구원 동북아·북한연구센터장 안병민 박사는 앞으로 무산이 철도·도로·항만 등 3가지 경로로 중국과 직접 연결되게 되면 그 철광석이 김책이 아닌 중국 동북지방이나 상하이(上海) 등으로 빠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서울 용산구 하이원빌리지에서 열린 이날 토론회에서 안 박사는 중국의 동북지방 개발 프로젝트인 '창지투'(창춘長春-지린吉林-투먼圖們) 개발계획의 핵심 사업 중 하나가 중국 내부 및 북한과의 교통망 연결사업이라며 현재 동북지역에서는 이와 관련한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산에도 동쪽으로 청진에서부터 북쪽으로 중국의 허룽(和龍)-난핑(南坪)까지 이어지는 고속도로가 놓인다. 도로는 중국 측 구간이 14km, 북한 측 구간이 98km. 중국 측 구간의 건설비만 8억 위안(약 1316억원). 완공목표는 2015년이다. 또 무산-난핑-허룽 구간 53.5km 철도도 2015년까지 신설된다.

▲ 북한의 무산과 중국의 난핑을 잇는 철도 교량 공사현장. ⓒ한국교통연구원

도로·다리 현대화는 '시작'에 불과…다음은?

중국이 이같이 길을 닦는 데는 이유가 있다. 2009년 8월 중국 국무원이 채택한 '창지투 개발·개방 선도구를 위한 중국-두만강구역 합작개발 규획요강'에 따르면 허룽에는 연 500만 톤의 철광분 제련 및 정밀가공 기지가 건설되며 직접환원철 생산시설도 들어선다. 투자금액이 각각 72억, 23억 위안에 이르는 대규모 사업이다.

중국은 이들의 원료공급지로 바로 무산을 지목했다. 광산과 가공시설이 국경에 인접해 접근성이 우수하고 수송 비용이 싸다는 등의 이유다. 무산 철광의 생산능력은 연간 800만 톤이다.

옌벤(延邊)의 '티엔츠(天池) 공업·무역 유한회사'는 2003년부터 무산철광에 투자해 왔고 2004년 약 60만 톤의 광석을 가져간 이래 매년 꾸준히 100~300만 톤 수준의 광석을 수입하고 있다. 2005년에는 무산광산에서 난핑의 제련공장까지 13km의 철광 운송용 파이프라인을 건설하기도 했다.

이는 북중 국경에서 도로와 교량을 현대화하고 국경통로를 정비하는 것이 주목되는 이유다. 안 박사는 "최근 증가 추세에 있는 북중 교역 및 관광수요를 충당하기에는 기존 철교의 운송한계 및 안전성 등 문제가 존재한다"며 "이의 해결방안 중 하나가 중국 주도의 압록강도로대교 신설"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압록강대교 건설 배경에는 접경도시인 단둥(丹東)의 입지를 강화하려는 중국의 의도가 엿보인다고 그는 지적했다. 랴오닝성 정부는 이와 관련해 단둥-신의주의 연계개발을 추진하고 있으며, 특히 신의주와 인접한 지역에 외국 투자를 유치해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있다.

▲ 단둥산업지구 토지이용개념도 ⓒ한국교통연구원

대륙으로

좀더 웅대한 구상도 있다. 지난 2007년 12월의 북·중·러 철도화물운송회의에서는 철도부문 공동운송협정이 체결됐고, 3국은 여기서 국제무역 화물운송 조건, 물동량, 화물 인수인계 절차, 화물열차 사용료 정산 방법 등에 대해 합의했다.

▲ 안병민 한국교통연구원 동북아·북한연구센터장 ⓒ연합뉴스
2008년 3월에는 중국 지방정부 대표단이 러시아를 방문해 중국 투먼역-북한 두만강역-러시아 하산역을 잇는 국제철도선 재개통 문제를 협의했다.

이로써 연 560만 톤의 화물을 처리하는 투먼역은 중국 화북, 동북지방의 각 도시와 북한의 청진·라진항(港)과 직접 연계수송이 가능한 시스템을 갖추게 됐다.

안 박사는 그러나 유라시아 대륙의 동쪽 끝에 해당하는 이 지역으로는, 실려올 물건은 있어도 싣고 나갈 물건은 없기에 물류 통로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한국·일본 등에서 유럽이나 러시아로 보내는 화물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북중경협, 경제성 있다. 하지만…"

안병민 박사는 "북한의 라선 및 신의주 등은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개방 정도와 성장 잠재력이 크며 중국의 지린성, 랴오닝성 개발에 상당한 파급 효과가 예상된다"며 북중경협의 전망을 밝게 보았다.

그는 지난 2005년 10월 북중 합작회사인 '라선 국제물류 합영회사'가 라진-원정을 잇는 북한 내 도로사업의 타당성을 분석한 결과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는 것과. 1984년 북중 공동 보고서가 북중 연계철도 건설시 이후 9년간 투자비용을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그는 "최근의 북·중 간 협력은 '출해(出海) 통로 확보'라는 절체절명의 과제를 갖고 있는 중국 동북지방의 국가전략과, 북핵 문제와 천안함·연평도 사태 이후의 정치, 경제적 측면에서의 대중국 의존도를 높여야 한다는 북한의 전략이 창지투 개발계획을 매개로 결합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북·중 간의 새로운 경제무역지대 조성과 교역 증대는 북한 경제의 개방도를 높이고 시장화를 촉진해 나가는 환경을 조성할 것이며, 북한의 향후 개혁 개방 가능성을 실험하게 되는 공간이 될 것"이라며 "라선 및 황금평 경제무역지대의 성공 가능성은 라선을 우선하고 황금평을 차선으로 보고 있는 중국의 '속도 조절' 여부와 3통(통신·통관·통행) 문제에 대한 북측의 담보 여부에 달려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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