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시리아 주재 美·佛 대사관, 친정부 시위대에 피습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시리아 주재 美·佛 대사관, 친정부 시위대에 피습

클린턴 "아사드 정권은 정당성 잃었다"

바사르 알아사드 대통령 정부에 대한 반대 시위가 계속되고 있는 시리아에서 반정부 시위 지지 입장을 밝힌 미국과 프랑스 대사관이 친(親) 정부 지지자들에 의해 습격당했다.

수백병 규모의 아사드 정권 지지 시위대는 11일(현지시간) 수도 다마스쿠스에 있는 미국과 프랑스 대사관 앞으로 몰려가 시위를 벌였으며 유리창을 깨부수고 대사관 내로 진입해 미국·프랑스 국기를 내리고 시리아 국기를 게양하는 등 난동을 부렸다.

일부는 미국 대사관 담벼락에 반미 구호를 썼고, 로버트 포드 미국 대사를 '개'라고 비하하기도 했다. 포드 대사의 관저도 공격을 받았지만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프랑스 대사관에 대한 공격에서는 직원 3명이 부상하고 외교관 차량이 파손됐다고 프랑스 외무부가 밝혔다.

미 국무부 관계자는 <알자지라> 방송에 시리아 보안군의 늑장 대응을 비판했다. 미 대사관 앞 시위는 대사관 경비를 맡은 해병대 요원들에 의해 진압된 것으로 전해졌다.

프랑스 대사관 경비 요원들도 시위대를 해산시키기 위해 허공에 발포하고 최루탄을 발사해야만 했다. 이 과정에서 시위대 3명도 대사관 경비대원들에게 곤봉으로 맞아 부상을 당했다고 <알자지라>는 전했다.

▲ 11일(현지시간)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에 있는 미대사관 앞에서 바사르 알아사드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아사드 대통령의 사진이 인쇄된 피켓 밑의 아랍어 문구는 '사랑해요'라는 뜻. ⓒAP=연합뉴스

미국, 강력 반발 속 '시리아 국민 의지' 강조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아사드 정권은 정당성을 잃었다"고 강력 비난했다. 클린턴 장관은 "시리아 정부는 외교관들을 보호해야 할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며 "미국은 이번 사건으로 아사드 정권이 반정부 시위 사태를 벗어나 잔혹한 행위와 억압을 계속할 수 있게 되기를 결코 바라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클린턴 장관은 "아사드 대통령은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아니며, 그가 정권을 계속 유지하는데 대해 우리는 아무 이해관계도 없다"며 "우리의 목표는 민주적인 변화를 바라는 시리아 국민의 의지가 실현되는 것을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BBC> 방송은 클린턴 장관의 메시지는 매우 '영리한' 것이었다고 평했다. 이번 사태로 더 많은 시리아 국민들이 아사드 정권에 등을 돌릴 가능성이 있지만, '시리아 국민의 의지'를 강조함으로서 미국이 행동에 나서는 상황에는 선을 그었다는 뜻이다. 미국이 우려하는 것은 시리아가 리비아의 전철을 밟아 미국의 본격적 개입을 필요로 하게 되는 상황이라고 방송은 지적했다.

빅토리아 눌런드 국무부 대변인은 미국 주재 시리아 대리대사를 불러 사태에 대해 엄중히 항의하고 시위로 인한 건물 손상 등에 대한 보상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스 외무부도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라며 시위를 방치한 시리아 당국을 비난했다.

대사관 습격, 아사드가 배후조종?

미국과 프랑스는 이번 사태를 아사드 정권의 책략으로 보고 있다. 시리아의 민주화와 시위 유혈 진압 중단을 요구하는 국제적 요구가 잇따르자, 국민들의 반미·반서방 정서를 자극해 국면 전환을 노린 것이라는 분석이다.

프랑스 외무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시리아 당국은 이러한 불법적 방법을 통해서 근본적인 문제들에 대한 관심을 돌릴 수 없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며 "민중 탄압을 중지하고 민주적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 당국자들도 "시리아 정부는 이번 대사관 공격으로 반정부 시위에서 주의를 돌리게(diversion) 하도록 시도했다"며 "(하지만) 전혀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알자지라>에 말했다.

이번 시위 사태는 미국과 프랑스 대사가 반정부 시위의 중심도시인 하마를 방문한 바로 다음 주에 일어났다. 두 나라 대사관 앞에서는 지난 2일간 이에 대한 아사드 지지자들의 항의 시위가 계속되고 있었다.

지난 10일 아사드 정권은 '국민과의 대화'를 시도했지만 주요 야당 인사들은 민주화 시위에 대한 정부의 강경·유혈 진압에 항의하며 대화를 보이콧했다. 아사드 일가는 현 대통령의 아버지 하페즈가 1970년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이래 41년간 권력을 유지해 오고 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