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총장은 이날 수단으로부터 분리독립된 남수단의 독립기념식 행사에 참석하는 길에 들른 에디토피아의 아디스아바바 공항에서 가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한국 정부가 지금보다는 좀 더 과감하고 폭넓은 대북정책을 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특히 대북 인도적 지원은 정치 문제와 분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도적 지원 문제는 정치적 문제에 지나치게 결부되면 해결되기 어렵다"며 "한국의 국격이나 위상이 예전과 달리 많이 향상됐는데 이에 대한 과감한 접근법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유엔 사무총장 임기 만료 전에 평양을 방문할 가능성이 있냐는 질문에 대해 "가능성은 늘 열어놓고 있다"며 "그러나 제반 여건이나 현안, 방문시 성취할 수 있는 문제 등이 조정되야 한다"고 단서를 달았다.
그는 "연평도 포격 등은 일방적 도발이었기 때문에 나도 분개했지만 남북의 미래를 위해서는 고통이나 아픔도 인내하면서 전진하는게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천안함 사태는 언급되지 않았다.
▲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가운데)은 다른 국가원수 및 외교사절들과 함께 남수단의 독립을 축하하기 위해 8일(현지시간) 수도 주바의 공항에 도착했다. ⓒAP=연합뉴스 |
"아랍 독재자들이여, 한국을 보라"
한편 이날 인터뷰에서 반 총장은 이른바 '아랍의 봄'으로 불리는 중동·북아프리카 지역의 민주화 운동에 대해 말하던 중 "아랍 정상들과 통화할 때마다 한국의 민주화 과정을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그는 "한국은 1960년대 학생운동부터 시작해 독재정권에 대한 전국민적 저항이 있었다"며 "민주화 과정에서 자행됐던 인권 유린 등의 행위에 대해서는 지금까지도 단죄하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을 아랍 정상들에게 전한다고 말했다.
즉 한국의 사례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당신들(아랍 독재자들)이 언제까지 이 길을 피할 수는 없다. 국민 뜻을 거역하면 순간의 위기는 모면할 수 있어도 추세를 되돌릴 순 없다"는 점이라며 "(이를 아랍 정상들에게) 주지시키는데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UN·EU·AU, 카다피 거취 문제에 입장 근접했다"
한편 그는 "리비아 사태의 최대 쟁점인 카다피 거취 문제 역시 유엔과 유럽연합(EU), 아프리카연합(AU) 간에 입장이 근접하고 있다"고 밝혀 리비아 사태를 정치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국제적인 노력에 진전이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남수단으로 출장을 오기 직전에도 리비아 총리와 전화를 했고, 트리폴리에 가 있는 유엔 특사를 통해서도 사태 해결을 위한 논의를 계속 진행토록 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시리아에는 아사드 정권의 시위 강경진압을 억제하기 위해 조사단 파견을 추진 중이며, 예멘에는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의 퇴진과 권력이양을 계속 촉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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