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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 관광 중단 3년…현대아산 '죽을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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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 관광 중단 3년…현대아산 '죽을 맛'

현대아산 "3900억 손실에 직원 70% 줄어"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지 3년을 맞으면서 남측 사업자인 현대아산 측의 고민도 깊어가고 있다.

현대아산은 관광 중단으로 인해 지난해 말 기준으로 3900억 원의 매출 손실이 났고 수 차례 구조조정을 겪으면서 직원 수도 관광 중단 전(1000여 명)에 비해 70% 가량이나 줄었다고 10일 밝혔다.

또 현대아산 협력업체들 가운데 상당수도 사실상 파산 상태에 있는 것으로 이날 전해졌다.

현대아산은 1999년 2월 현대그룹의 대북사업을 전담하는 회사로 창립돼 2003년 9월 금강산 육로관광을 시작했고 2007년에는 개성 관광 사업도 열었다. 또 시범단지 준공 등 개성공단 사업에도 주도적으로 관여했다.

그러나 2008년 7월 11일 금강산 관광객 고(故) 박왕자 씨가 북한 경비병의 총격으로 사망하면서 금강산 관광이 중단됐고, 같은해 11월 개성 관광도 중단됐다. 현재는 개성공단만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 금강산지구 전경 ⓒ연합뉴스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이후 몇 차례 재개를 위한 움직임이 있었지만 번번이 무산됐고 상황은 더욱 꼬여만 가고 있다. 지난해 2월 열린 금강산 관광 재개 관련 회담이 남북 간의 의견차로 무산된데 이어 북한은 같은해 4월 금강산 지구 내의 남측 자산을 동결·몰수하고 올해 들어 '금강산 국제관광특구법' 등을 제정하는 등 현대아산의 관광사업 독점권을 제약하기에 이르렀다.

이어 북한은 남측 사업자의 재산 처리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지난달 30일까지 관계자들의 금강산 지구 방문을 요구했다. 이에 따라 민관 합동 방북단이 금강산을 찾았으나 일정 협의 과정에서 막혀 대화는 이뤄지지 못했고, 북한은 재차 오는 13일까지 재산정리 방안을 마련해 방북하라며 그때까지 들어오지 않는 대상에 대해서는 재산권을 포기한 것으로 간주하겠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통일부는 "재산권 협의를 위해 기업들만 북에 보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의견을 수렴한 결과 기업들도 기본적으로 정부 입장과 다르지 않고 정부가 재산권 보호에 적극 나서주기를 바라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통일부는 지난 8일 북측 명승지종합개발지도국 앞으로 보낸 민관합동협의단 명의의 통지문에서 '오는 13일 우리측 지역 또는 북측이 편리한 시기와 장소에서 협의를 갖자'고 제의했다. 이에 대해 북측은 현대아산 관계자들을 통해 "협의하려면 오라"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기본적으로 남측 자산에 대한 북한의 동결·몰수 조치와 현대아산의 독점권 제한, 재산 정리 방침 일방 통보 등은 당국 간 협의와 사업자 간 계약 및 국제 기준에 어긋난다는 입장이며, 북한의 행위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또 금강산 관광이 재개되기 위해서는 동결·몰수 등 부당한 조치가 철회돼야 하며, 관광객 피격 사망 사건 이래로 제기해 온 △진상규명 △재발 방지 △신변안전보장이라는 3대 조건을 북측이 받아들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남북 당국 간 의견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속이 타는 것은 남측 사업자들이다. 남북관계라는 특수성 때문에 당사자인 사업자라 해도 정부와 보조를 맞춰야 하며, 특히 남북관계가 개선되지 않는 한 딱히 돌파구가 없다는 사정 때문에 이들의 걱정은 깊어만 간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이날 "정부와 수시로 접촉해 금강산 재산 정리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며 "금강산 관광이 하루 속해 재개될 수 있도록 정부 당국과 긴밀히 협의해 가면서 최선의 노력을 다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30일 김영수 현대아산 전무도 한 토론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정부는 금강산 재개 문제를 정치적 사안으로 보고 있는것 같다"며 "기존의 3대 조건 외에도 남북관계 및 북핵문제와 연계시켜 사실상 현 남북관계 하에서는 관광 재개가 어려운 상황이 됐다"고 우려한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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