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총기 사건을 일으킨 김모 상병(19)과 범행을 공모한 혐의로 같은 부대 정모 이병이 긴급 체포됐다.
국방부조사본부의 김영수 수사2과장은 "김 상병과 범행을 공모한 혐의로 정 이병을 새벽 1시께 긴급 체포했다"면서 "현재 정 이병은 실제 범행에는 가담하지 않았다고 진술하고 있어 자세한 혐의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김영수 과장에 따르면, 김 상병과 정 이병은 "우리가 구타를 없애 버리자"고 했으나 정 이병이 실제 범행에 가담했는지는 아직 드러나지 않고 있다.
김 과장은 "김 상병은 두 차례 조사에서 정 이병과 함께 총기와 탄약을 절취했다고 말했지만, 정 이병은 전혀 가담하지 않았고 공중전화 부스 옆에 있었다고 진술하는 등 두 사람의 진술이 서로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는 "김 상병의 진술도 오락가락하고 있다"면서 "사건 당일 김 상병과 정 이병의 동선이 일치하지 않는 점이 너무 많다. 추가 공범이 있는지를 조사 중"이라고 전했다.
정 이병은 지난 4월 전입했으며 자대에 배치되는 모든 신병과 같이 자동으로 관심병사로 분류됐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정 이병은 스스로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김 상병과 가까이 지냈다"면서 "두 사람은 함께 사고 치고 탈영하자고 했다. 그러나 정 이병은 실제 범행에 가담하지 않았다고 진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영수 과장은 "김 상병이 술을 구입한 정황이 확인되어 술을 마셨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혈액 검사에서 나온 것은 없다"면서 "모 이병이 사고자의 입에서 술 냄새가 났다고 증언한 것 외에는 이와 관련한 다른 병사의 진술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4일 해병 2사단 예하 강화도의 한 소초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으로 숨진 간부와 병사 등 4명의 장례식은 이날 오전 8시 해병대장(葬)으로 치러진다. 이 사건에서는 사망자 외에도 김 상병 본인을 포함해 2명의 부상자가 나왔다.
군 관계자는 김 상병이 음주 후 범행을 저질렀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으며, 조사 과정에서 나온 김 상병의 진술을 통해 일종의 '왕따' 행위인 '기수열외'가 사건의 원인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그러나 해병대 사령부는 정훈공보실 명의의 입장 자료에서 "일부 언론에 보도된 사고자의 문답식 조사 내용은 사고자의 성격이나 다른 문제점을 간과한 채 사고자의 서면 진술만 일방적으로 보도했다"며 "이는 총기사고의 본질을 왜곡해 많은 사람에게 오해를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해병대는 '음주 후 범행 가능성' 보도가 나왔을 때는 별도의 입장 자료를 내지 않았다가 언론이 '기수열외'가 사건 원인일 가능성을 지적하자 이같은 반응을 보였다. 해병대가 '왜곡'됐다고 주장한 '총기 사고의 본질'은 아직 밝혀진 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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