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지구 구호선단 '자유 가자'에 소속된 캐나다 선박 '타흐리르'호가 4일(현지시간) 그리스 크레타 북동쪽의 아지오스니콜라오스항(港)을 떠나 가자로 향했지만 출항 직후 그리스 해양경비대에 의해 저지됐다.
이집트 민주화 시위의 상징 타흐리르('해방'이라는 뜻의 아랍어) 광장의 이름을 딴 이 배에는 캐나다, 이탈리아, 벨기에, 덴마크, 독일, 터키, 호주 등에서 온 활동가 43명이 탑승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리스 당국은 이 선박이 출항 허가를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리스 해양상업부는 배의 출항을 저지한 것은 해양경비대라고 밝혔고 목격자들은 '해양경비대와 특수부대 요원'들이 선박에 올라탄 후 뱃머리를 항구 쪽으로 되돌렸다고 전했다.
▲ 4일(현지시간) 그리스 해양경비대에 의해 출항이 저지된 가자 구호선단 소속의 캐나다 선박 '타흐리르'호. ⓒAP=연합뉴스 |
앞서 구호선단에 참여한 미국 선박 역시 그리스 경비대에 의해 출항이 저지됐다. 이 배의 이름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후보 시절 쓴 자서전의 제목을 딴 '담대한 희망'이다.
그리스 당국은 지난 1일 미국 인권운동가 등이 승선한 '담대한 희망'의 진로를 막고 해안으로 끌고 왔으며, 다음날 허가받지 않은 출항을 이유로 배의 선장 존 클러스마이어(60)를 구속했다. 미국 시민인 클러스마이어 선장의 재판은 4일부터 열린다.
그리스 당국은 과거 사례를 감안할 때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는 이유로 출항을 막고 있다. '과거 사례'란 지난해 5월 이스라엘이 가자 구호선단을 공격해 터키 선박에 타고 있던 평화운동가 등 최소 10명 이상이 사망한 일을 말한다.
이스라엘은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 2007년부터 계속되고 있는 이스라엘의 해상봉쇄는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무장정파 하마스에 대한 무기 공급선을 차단한다는 명분이다.
이스라엘은 터키와 그리스 해안에 자국 요원들을 파견해 구호선단의 엔진을 파괴하는 공작을 자행했다고 인권운동가들에 의해 알려졌지만 이스라엘 외무부 대변인은 이를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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