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는 지난 4월 마련된 새로운 대북제재 행정명령 시행령을 이날 관보에 게재하고, 게재일로부터 새 행정명령에 따른 대북제재 조치를 적용키로 했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2일 전했다.
미국의 새 대북제재안은 북한산 완제품은 물론 북한산 부품이나 기술로 만들어진 모든 제품의 미국 내 수입을 금지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이에 따라 세계 110여개국에 수출된 인기 애니메이션 <뽀롱뽀롱 뽀로로>도 미국으로의 수입 제재 대상에 포함된다. 이 작품은 북한 삼천리총회사가 참여한 남북 합작 애니메이션이기 때문.
지난 2003년 제작된 <뽀롱뽀롱 뽀로로> 1기 52편 중 22편은 북한에서 제작됐으며, 캐릭터 개발도 남북이 함께 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대북제재 조치에 따르면 북한 인력이 참여해 만든 남북 합작영화 등을 미국에 수출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심사 과정을 거쳐야 한다.
▲ 어린이들 사이에서 압도적인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애니메이션 주인공 '뽀로로'. ⓒ뉴시스 |
또한 개성공단에서 만들어진 제품들도 수출 통제 대상에 포함되며, 라선‧황금평 경제특구에서 생산되는 물품도 마찬가지다.
미 의회조사국(CRS) 딕 낸토 선임연구원은 <RFA>와의 인터뷰에서 "4월 발효된 행정명령은 의회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인준을 촉구하기 위해 개성공단에서 생단된 물품의 대미 수출길을 차단했다"며 "완제품뿐 아니라 북한산 부품, 기술로 만들어진 제품도 통제대상에 포함한다는 것이 이번 제재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낸토 연구원의 말 중 '한미 FTA 인준을 촉구하기 위해'라는 부분은 대북제재안의 내용이 '북한의 도발행위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한다'는 본래의 목적에서 벗어난 것이 아니냐는 논란을 낳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앞서 15일에도 한미경제연구원(KEI) 주최의 토론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대북제재가 풀리지 않으면 개성공단 제품이 '역외가공특례'를 인정받아 미국으로 수입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미국 노동계는 "개성공단에서의 끔찍한 노동 권리에 대한 심각한 우려와, 세계에서 아마 가장 싼 임금으로 생산된 이곳에서 나온 상품의 수출이 (미국의) 일자리와 임금에 미칠 영향 등 2가지 이유"를 들어 개성공단 생산품의 미국 수출을 반대해 왔다.
한편에서는 이같은 제재안으로 인해 개성공단 기업 등에도 피해가 미치는 것이 아니냐며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종주 통일부 부대변인은 22일 정례브리핑에서 "개성공단에서 생산되는 제품은 대부분 국내에서 소비된다"면서도 "대미 수출과 관련해 어떤 제한이 있는지는 좀더 알아보겠다"며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