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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AEA도 30년 넘은 월성 1호기 안전에 '갸우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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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AEA도 30년 넘은 월성 1호기 안전에 '갸우뚱'

환경연합 "안전 불감증 드러나, 폐쇄가 정답!"

30년 설계 수명을 맞아 2012년 가동이 중지된 월성 원전 1호기를 둘러싼 논란이 재점화됐다.

환경운동연합은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누하동 사무실에서 기자 회견을 열고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내놓은 <월성 1호기 장기 운전 안전 점검 보고서> 검토 결과를 발표했다. 환경운동연합은 이 보고서가 월성 1호기의 안전성을 확인해줬다는 한국수력원자력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한국수력원자력의 주장과 달리 IAEA가 월성 1호기의 안전을 경고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보고서에는 한국수력원자력이 IAEA의 지적에 대한 답변도 명시돼 있다. 이는 한국수력원자력이 IAEA의 지적 사항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월성 1호기가 우수 사례? "국제 기준에 못 미쳐!"

환경운동연합은 "보고서를 검토한 결과 한국수력원자력 측이 국제 기준을 반영하지 못한 채 주기적 안전성 평가(PSR)를 진행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PSR은 월성 1호기의 수명 연장 평가의 기준이 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IAEA의 PSR 대상은 14가지(2003년 개정)이지만 한국수력원자력은 11가지(1994년 기준)만 평가해 왔다. 지난 2009년 원자력안전전문위원회도 이 내용을 지적했지만 한국수력원자력은 이를 개선, 반영하지 않고 있다가 이번에 다시 IAEA의 지적을 받았다. 환경운동연합은 특히 심사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원자로 기본 구조(Plant design)'가 심사 대상에서 제외된 점을 강하게 비판했다.

또 환경운동연합은 "IAEA는 '발전소 수명을 결정하는 데 가장 크게 안전성을 제약하는 요소를 기준으로 안전성 평가를 하라'고 했다"며 "그러나 한국수력원자력은 교체한 부품을 기준으로 안전성을 평가했다"고 밝혔다. 교체되지 않은 채 30년 동안 가동된 부품의 안전성을 평가하라는 IAEA의 의견을 따르지 않은 것이다.

▲ 8일 서울 종로구 누하동 환경운동연합에서 열린 IAEA 월성 원전 1호기 안전 점검 보고서 검토 결과 발표 기자 회견에서 김익중 경주환경운동연합 연구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IAEA "월성 1호기, 전체 정전에 대비 못해"

이어서 환경운동연합은 "IAEA는 한국수력원자력이 다중 비상 디젤 발전 시스템이 있다는 이유로 발전소 전체 정전(Station Black Out)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있었다"고 밝혔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이런 문제 제기에 "다중 디젤 발전 시스템이 있어 발전소 전체 정전이 일어날 가능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환경운동연합은 "이미 고리 1호기 정전 사고를 통해서 발전소에서 전체 정전이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경험했는데도 이를 안전성 평가에서 배제한 것은 한국수력원자력의 안전 불감증"이라고 꼬집었다.

핵발전소 노후 관리도 불확실…"폐쇄가 합리적!"

문제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노후한 장치의 관리 문제도 불거졌다. IAEA는 특히 월성 1호기 내의 모터 구동 밸브(Motor Operated Valve·MOV)의 구동기가 이제까지 단 한 번도 해체, 수리, 교체된 적이 없다는 사실을 우려했다. IAEA는 "숙달된 전문가가 작동기를 완전히 해체해 스프링, 부품, 윤활유 등을 모두 교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환경운동연합은 "한국수력원자력이 월성 1호기 내 2개의 MOV를 해체해 봤다고 한다"며 "월성 1호기에 700개가 넘는 MOV가 있을 텐데 한국수력원자력이 단 2개의 MOV를 해체, 확인했다고 해서 전체 MOV의 안전성을 확인했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IAEA는 계측, 제어 장비 등이 지진의 충격에 대비해 바닥이나 벽에 고정되어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는 문제도 제기했다. 이런 지적에 한국수력원자력은 "지적에 동의한다"며 "현재 이와 관련한 절차가 없다. 곧 적절한 조치를 취하고자 절차를 수립하겠다"고 보고서를 통해 답했다.

마지막으로 환경운동연합은 "박근혜 정부는 상반기 중에 월성 1호기의 수명 연장을 결정하겠다는 방침을 내렸다"며 "그러나 IAEA의 보고서로는 상반기 중에는 수명 연장을 결정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월성 1호기는 차라리 폐쇄 절차를 밟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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