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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시각] "MB정부 남북대화 전략의 허상 드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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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시각] "MB정부 남북대화 전략의 허상 드러나"

"北, 실명 공개 작심하고 더 할 수도"

■ 정창현 <민족21> 대표 (국민대 겸임교수)

북한이 정상회담 극비 접촉 사실과 남측 당국자들의 발언을 폭로한 것은 이명박 정부의 태도에 대해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런 식으로 하면 남북관계를 더 이상 진전시킬 수 없다는 분명한 의지를 보인 것이다.

직접적인 계기는 남측의 일부 예비군 훈련장에서 김정일 위원장과 3남 김정은의 사진을 표적으로 사격 훈련을 한 것을 심각하게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대통령 임기 내에서 남북대화는 끝이라는 단호한 의지를 보였다. 장기적으로 볼 때 이명박 정부와도 대화하겠다는 노선은 기본적으로 있지만, (예비군 사격훈련장) 표적 사건 같은 걸 묵과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북한 내부적으로 많이 나왔을 것 같다. 남북 비밀접촉에 나온 남측 당국자들의 실명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 그 정도로 화가 많이 나 있다는 뜻이다.

김정일 위원장 방중 이후 미국에는 러브콜을 보내고 남쪽에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는 것은 서울을 건너뛰고 워싱턴으로 가겠다는 의도다. 그런데 그게 꼭 의도가 있어서라기보다는 상황 자체가 그렇게 흘러가기 때문에 나오는 행동으로 보는 게 맞을 것 같다. 천안함·연평도 사과나 비핵화 선제 조치 같이 남북대화의 전제조건을 내세운다면 도저히 수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미국에 대해서도 메시지가 있다. 자꾸 대화의 전제조건을 거는 남쪽의 입장을 계속 지지할 것이냐, 아니면 북미접촉이라도 진전시킬 것이냐에 대해 한미간 의견 조율을 확실히 하고 나오라는 것 같다.

앞으로도 북한이 작심하고 각종 접촉에 대해 실명을 거론하고 나오면 더 복잡한 상황이 전개될 것 같다. 남쪽이 수습하기 대단히 어려운 상황으로 갈 것이다. 답이 잘 안 보인다.

■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북측의 의도는 두 가지다. 첫째, 남측이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는 이상 정상회담과 관련해서는 이명박 정부와 대화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둘째, 미국과 중국에 대해 '남측이 저렇게 이중적으로 행동하는 한 더 이상 우리에게 남북대화를 요구하지 마라'는 뜻도 담겨 있다. 남북대화가 어렵기 때문에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이라는 기조를 유지하려면 북미대화와 6자회담으로 직접 가자는 간접적인 표현이다.

북중 정상회담에서 중국으로부터 나름대로 경제적 지원과 체제 보장에 대한 확약을 받았기 때문에, 그 자신감을 바탕으로 나오는 반응이라는 측면도 있다. 김정일·김정은 표적 문제도 직접적인 계기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남북관계가 위기인 동시에 기회일 수도 있다. 국방위 대변인의 발언을 보면 정상회담 논의를 거부했지만 낮은 급의 실무회담이나 인도적 지원 문제까지 안 하겠다는 말은 없다. 남측 정부가 유연한 접근을 한다면 기회가 될 수 도 있다.

'돈봉투' 발언은 팩트보다 해석의 문제가 중요하다. 남측이 접촉을 제안했기 때문에 접촉과 관련된 비용을 지불하는 형태였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물론 회유 목적이었다면 문제가 크다.

이 정부가 남북대화의 전략을 얼마나 잘못 짜고 있는지 드러났다. 베이징 비밀접촉에 나선 사람 중에 김태효 청와대 비서관이 있다. 김태효 비서관은 남북관계도 잘 모르고, 하지 말자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나가서 무슨 성과를 얻을 수 있겠냐. 북한도 이런 내용을 폭로하는 게 전략적으로 미스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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