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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학살범' 믈라디치 체포…"세르비아의 EU가입 위한 제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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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학살범' 믈라디치 체포…"세르비아의 EU가입 위한 제물"

<FT> "전후 유럽 최악의 학살 전범 16년간 비호 논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 최악의 집단학살 사건으로 꼽히는 '스레브니차 학살' 주범 라트코 믈라디치(Ratko Mladic)가 마침내 유엔이 특별 설치한 국제유고전범재판소((CTY) 법정에 서게됐다.

26일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이날 보리스 타디치 세르비아 대통령은 수도 베오그라드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믈라디치가 오늘 오전 정보당국(BIA)과 전범추적대의 작전에 의해 세르비아에서 체포됐다"고 발표했다.

믈라디치는 이날 오후 정보당국 차량편으로 베오그라드 특별법정으로 이송됐으며 이 법정은 그를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ICTY로 송환할지를 조만간 결정할 예정이다.

'스레브니차 학살'은 옛 유고연방 해체 과정에서 독립한 보스니아에 대해 유고의 주축인 세르비아가 보복하며 시작된 '보스니아 내전(1992~1995)에서 발생한 대대적인 인종학살극 중 대표적인 사건이다.

▲ 세르비아에서 '스레브니차 학살' 주범 믈라디치가 체포된 26일 수도 베오그라드 거리에 그려진 믈라디치 얼굴을 한 시민이 쳐다보고 있다. ⓒAP=연합
"오직 인종과 종교 다르다는 이유로 마을 주민 절반 살해"

1995년 7월 보스니아 내 세르비아계 자치공화국인 스브르스카공화국 군대가 믈라디치 당시 사령관의 지휘 아래 보스니아 동북부의 무슬림 마을 스레브니차에서 남녀노소를 가리치 않고 오직 인종과 종교가 다르다는 이유로 무차별 학살했다.

공식 기록으로는 8000명 이상이 살해당했다고 하지만, 당시 이 마을 주민 4만 명 중 거의 절반이 살해됐다는 추정이 있을 정도로 끔찍한 사건이었다.

하지만 이 사건을 주도한 믈라디치는 지난 16년간 자유의 몸으로 살아 70세 노인이 되어서야 뒤늦게 체포됐다는 점에서 '정치적 거래에 의한 체포'라는 곱지 않은 시선도 존재한다.

세르비아는 유럽연합(EU) 가입을 위해 지난 2009년 가입 신청서를 제출하는 등 노력을 해왔지만, 믈라디치가 세르비아에 은신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 EU는 "전범을 숨겨주는 나라의 가입을 불허한다"고 퇴짜를 놓았다.

현상금 10배 올리면서 금세 체포…정치적 거래?

결국 세르비아 정부는 지난해 10월 그동안 100만유로(약 15억원)이던 현상금을 1000만유로(154억원)로 10배나 올리면서 믈라디치 체포에 성의를 보이는 모습을 보이더니 반년 만에 믈라디치를 체포했다.

믈라디치 체포로 세르비아가 유럽연합(EU)에 가입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U는 그동안 믈라디치 체포를 세르비아의 EU 가입 조건으로 내세웠었다.

믈라디치 체포가 EU 가입을 위한 제물임을 시사하듯 타디치 대통령은 직접 기자회견까지 하면서 "EU 가입을 위한 모든 문이 이제 열렸다"고 강조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믈라디치의 체포는 세르비아가 EU에 가입될 가능성을 크게 높여주는 소식"이라면서 "그동안 세르비아는 믈라디치의 소재를 알고 있으면서도 체포에 소극적이라는 비난을 받아왔다"고 전했다.

하지만 나토 사무총장 아네르스 포그 라스무센은 "믈라디치는 발칸반도를 둘러싼 유럽의 가장 어두운 역사에서 내막을 밝혀줄 중요 인물"이라면서 그의 체포 소식을 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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