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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크쇼 제왕' 래리 킹 "고엽제, 언제 어디서든 정당화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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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크쇼 제왕' 래리 킹 "고엽제, 언제 어디서든 정당화 안돼"

캠프 캐럴 고엽제 폭로에 외신들 '관심'

지난 1978년 경북 칠곡군 주한미군기지 '캠프 캐럴'에 고엽제로 추정되는 화학물질을 묻었다는 퇴역 군인들의 증언에 대한 외신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중국 <신화> 통신은 "한국 외교부는 재점화된 국내의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현재 한국은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 개정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24일 밝혔다"고 같은날 보도했다.

<신화>는 "여야 국회의원 몇몇은 환경 관련 조항이 지나치게 포괄적이어서 잘못 해석될 여지가 있다는 점에서 SOFA 개정을 요구했다"며 "한편 한국 정부는 입장을 정하기 꺼려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전했다.

통신은 캠프 캐럴의 고엽제 매립 의혹 내용에 대해, 기지가 위치한 칠곡군이 서울 동남쪽 300km에 위치한다는 등 상세한 내용을 전했다.

통신은 현재 한국에 베트남전 참전군인 등 3만3000여 명이 고엽제 노출 후유증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소개하며, 이런 점에서 고엽제 매립 의혹이 한국 사회에서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진다고 덧붙였다.

또 통신은 다른 기사에서는 캠프 캐럴뿐 아니라 경기도 부천 인근의 캠프 머서에도 화학물질을 묻었다는 증언이 나왔다는 한국 언론의 보도를 인용해 전하기도 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영문판 웹사이트도 <신화>의 이 기사를 그대로 실었다.

호주의 <라디오오스트레일리아> 방송도 23일(현지시간) 이같은 소식을 보도하면서 "베트남전 기간 동안 미군 항공기는 나뭇잎을 떨궈 베트콩들이 몸을 숨기게 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고엽제를 살포했다"며 "베트남 정부는 300만 명의 국민들이 이에 따른 후유증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토크쇼의 제왕'으로 불렸던 래리 킹은 25일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서울디지털포럼'에 참석한 자리에서 "고엽제는 언제 어디서 사용하든 정당화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포럼 기조연설을 맡은 킹은 '미군이 한국‧베트남 전쟁에서 쓰고 남은 고엽제가 한국에 대량으로 매립됐다는데, 미국 시민으로서 정부에 이 문제를 따질 의향이 있느냐'는 여성운동가 글로리아 스타이넘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 23일 오후 경북 칠곡군 캠프 캐럴 기지에서 민관합동조사단 관계자들이 미군의 안내를 받아 고엽제 매립지로 추정되는 헬기장 인근 'D구역'을 둘러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미국에서도 인터넷‧지역언론 중심 '이슈'

미국에서도 일부 주요 매체와 지역 신문‧방송, 인터넷 등을 통해 이 문제가 이슈가 되고 있다. 고엽제를 매립했다는 증언을 최초로 보도한 것도 애리조나주 피닉스시의 <KPHO> 방송이었다.

미국 독립 뉴스 프로그램 <데모크라시 나우>는 23일 "만약 (매립한) 화학물질이 지하수로 스며들었다면 기지 근처에 살고 있는 한국 주민들이 위험할 수 있다"면서 베트남전에서 미군이 뿌린 것으로 알려진 2000만 갤런(약 7570만ℓ)의 고엽제로 인해 출생 아동들이 장애를 안고 태어난 사례가 있다며 우려했다.

미국 경제‧금융 전문매체 <RTT>는 이날 고엽제 매립에 대해 "독성 화학물질을 '불법'으로 투기했다는 주장에 대해 조사가 진행중"이라고 보도하며 이를 '불법'으로 규정했다.

또 이날 <월스트리트저널>에서 운영하는 블로그 '코리아리얼타임'에는 "미군의 주둔 필요성이 논쟁적인(divisive) 정치 이슈인 한국에서, 미군이 환경을 오염시켰다는 주장은 특히 민감한 문제"라고 지적하는 글이 실렸다. 이어 봉준호 감독의 영화 <괴물>을 언급하며 "몇 년 전 인기를 끈 영화에서는 주한미군 장교가 화학물질을 한강에 방류한 후 돌연변이 괴물이 출현해 서울을 공포에 몰아넣는다는 내용이 묘사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미국 지역뉴스 사이트인 <이그제미너닷컴>도 이날 이와 관련해 시민운동가 글로리아 왓슨의 칼럼을 게재했다. 왓슨은 칼럼에서 "주한미군 사령부가 1970년대 캠프 캐럴지역에 고엽제를 매몰했다는 미 퇴역군인들의 주장에 적극적이고 투명한 조사를 하겠다고 약속한 것을 주목해야 한다"며 암과 신경성 질환 유발, 기형아 출생 사례 보고 등 고엽제의 위험성을 강조했다.

앞서 22일 <AP> 통신은 한국과 미국 정부가 공동으로 조사단을 꾸리기로 했다면서 관련 내용을 보도했다. 통신은 "환경오염 피해와 함께 건강에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와 <CBS>방송 등 미국 주요 매체들은 이날 <AP>의 기사를 전재했고, 시애틀, 세크라멘토, 캔자스시티, 올버니 등의 지역 신문도 같은 날자에 이 기사를 받아 실었다.

최초로 고엽제를 매립했다는 퇴역 미군의 증언을 지난 16일 처음 보도한 <KPHO> 방송은 이날 후속 보도에서 "이 소식이 주한미군 기지 밖에서 시위를 불러일으켰다"고 전했다. 방송은 "50명 정도의 시위대가 캠프 캐럴 밖에 버티고 서서(camped) 미군 측에 대답을 요구했다"며 "시위대가 든 피켓에는 '너희들 나라의 땅을 파고 그것을(고엽제) 묻어라'라고 쓰여 있었다"고 전했다.

<CNN> 방송의 뉴스 블로그에 20일 올라온 글은 미군 당국의 '거짓말'을 꼬집기도 했다. 즉 "남은 '에이전트 오렌지'는 전량 바다에서 소각했다고 미군은 말해 왔다"지만 이는 사실과 달랐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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