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2012년 미국 대선, 핵심은 '전쟁'"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2012년 미국 대선, 핵심은 '전쟁'"

[월러스틴의 '논평'] 미국의 '전쟁 피로감'

미국의 전쟁 피로감?
(War-weariness in the United States)

미국은 현재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그리고 리비아까지 중동에서 벌어지는 세 개의 전쟁에 개입하고 있다. 그리고 미국은 전 세계 150개 이상의 나라에 미군기지를 가지고 있다. 또 현재 북한, 이란과의 관계도 긴장돼 있으며 군사행동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아프가니스탄 전쟁이 시작된 2002년까지만 해도 미국 내의 여론은 전쟁을 강하게 지지했고, 다른 국가들도 미국에 많은 지지를 보냈다. 2003년 시작된 이라크 전쟁에 대한 미국 내의 지지도는 아프간 전쟁 때와 비슷했지만 다른 국가들에서는 훨씬 적은 지지를 받았다. 지금 미국이 어정쩡한 태도를 취하고 있는 리비아에 대해서는 미국인들의 절반 이하만이 지지를 보내고 있으며, 미국 외의 다른 국가들에서도 반대가 매우 많다.

최근 미국에서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는 리비아 작전 뿐 아니라 아프간 전선을 유지하는 것에도 반대 목소리가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 여론조사 기관은 어떤 교전에서도 미국이 승리하고 있다고 말하기는 어려워진 시점 이후부터는 '전쟁에 대한 피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리비아 작전은 긴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 아프간에서는 모든 세력이 '정치적 해법'을 찾으려 하고 있다. 이는 탈레반 세력을 반드시 아프간 정부에 참여시켜야 함을 의미하며, 어쩌면 이들이 짧은 시간 내에 전권을 장악할지도 모른다.

이라크에서 미국은 올해 12월 31일까지 철군할 예정이다. 하지만 미국은 만약 빠른 시일 내에 이라크 정부의 요청이 있으면 2만 명의 병력을 더 주둔시킬 수도 있다고 밝혔다. 누리 알-말리키 이라크 총리는 아마 여기에 꾀어들지도 모르지만, [반미 성향이 강한 시아파 세력인] 사드르파(派)는 알-말리키가 만약 미국에 그같은 요청을 한다면 자신들은 말리키 정부에 대한 지지를 철회할 것이고 정부는 붕괴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 지난 2009년 7월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 누리 알-말리키 이라크 총리와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이는 같은해 6월 이라크 주요 도시에서 미군 철군을 시행한 후 가진 첫 회담이다. ⓒ로이터=뉴시스

그러나 가장 흥미로운 것은 다음해 대선을 앞두고 미국 국내 정치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가다. 1945년부터 공화당은 군사행동을 강하게 지지해 왔고 민주당을 유약하다고 비판하면서 선거운동을 해왔다. 민주당은 언제나 그들이 유약하지 않다는 것을 증명할 방법을 찾는 식으로 대응했다. 실제로, 추진된 정책에서는 양 당 중에 누가 대권을 잡든 별 차이가 없었다. 가장 대규모의 전쟁이었던 한국전쟁과 베트남전쟁은 모두 민주당 정권 하에서 시작됐다.

민주당 내에는 언제나 전쟁에 대해 비판적인 좌파 그룹이 있다. 이 그룹은 지속적으로 존속하면서 항의를 계속했다. 하지만 선출된 정치인들 중에서 이들 그룹은 소수이며, 이들의 목소리는 대부분 무시됐다.

공화당은 군사행동과 전쟁을 지속적으로 지지한다는 면에서 더 단합된 모습을 보여 왔다. 공화당 정치인들 중 다른 관점을 취하는 사람은 드물었다. 다른 견해를 가진 사람들은 공화당 내의 자유지상주의(libertarion)적 분파에서 나왔으며, 이들 중 가장 유명한 인물은 텍사스가 지역구인 론 폴 하원의원이다. 폴 의원은 또한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무제한적 지원이 좋지 않은 생각이라는 의견을 가진 극소수의 정치인들 중 하나다.

현재 대선 경쟁 구도는 이렇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민주당 후보가 될 것이다. 그는 당 내에서는 절대적 위상을 갖고 있다. 공화당 내의 풍경은 이와는 상반된다. 공화당 내에는 10~12명의 예비 후보가 공화당 후보로 지명되기를 바라고 있으며, 그들 중 한 사람이 명백한 우세를 보이고 있지도 않다. 공화당 후보 경선은 넓게 열린 모습이 될 것이다.

외교정책에서 이는 어떤 의미를 갖는가? 폴 의원은 후보 지명을 바라고 있다. 지난 2008년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그는 거의 아무런 지지도 얻지 못했지만, 지금은 선거 캠페인에서 훨씬 나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이는 부분적으로는 재정정책에 대한 강경한 입장 때문이다. 하지만 전쟁에 대한 그의 태도도 주목을 끌고 있다.

게다가 게리 존슨 전 뉴멕시코 주지사라는 새로운 후보도 링에 올라왔다. 존슨 전 주지사 역시 자유지상주의자이며, 전쟁에 대해서는 폴 의원보다도 더 강경한 [반대] 태도를 취하고 있다. 그는 아프간, 이라크, 리비아에서 전면적이고 즉각적인 철군을 요구하고 있다.

잠재적인 후보들에 대한 지지가 넓게 분산돼 있음을 고려할 때, 분명 모든 공화당 후보들이 나오는 TV 토론회가 열릴 것이다. 만약 존슨 전 주지사가 전쟁 이슈를 그의 주요 선거 쟁점으로 들고 나온다면, 다른 모든 공화당 예비후보들도 이에 대한 입장을 밝혀야 할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티파티 성향 공화당 지지자'라고 불리는 세력이 전쟁 개입에 대해서는 깊은 분열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 발견될 것이다. 갑자기 미국 전체가 이 이슈에 대해 토론할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자신이 유지하려고 노력했던 중도적인 입장이 갑자기 왼쪽으로 이동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며, 중도적 입장을 유지하기 위해 그 자신 역시 왼쪽으로 움직여야 할 것이다.

이는 미국 정책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며, 해외 파병 미군의 귀환 가능성이 진지하게 받아들여질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미국이 약한 모습을 보인다며 화가 나서 씩씩댈 것이고, 이는 어떤 면에서 사실이 될 것이다. 또 전쟁에는 여론의 진지한 지지가 필요하다는 것을 미국 정치인들에게 상기시킬 것이다. 모두가 느낄 만한 지정학적‧경제적인 압력 속에서, 전쟁에 대한 피로는 이제부터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 <월러스틴의 '논평'>은 세계체제론의 석학 이매뉴얼 월러스틴 예일대 석좌교수가 매달 1일과 15일 발표하는 국제문제 칼럼을 전문번역한 것입니다. <프레시안>은 세계적인 학자들의 글을 배급하는 <에이전스글로벌>과 협약을 맺고 월러스틴 교수의 칼럼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5월 1일 논평 원문보기)

* 저작권 관련 알림: 이 글의 저작권은 이매뉴얼 월러스틴에게 있으며, 배포권은 <에이전스 글로벌>에 있습니다. 번역과 비영리사이트 게재 등에 필요한 권리와 승인을 받으려면 rights@agenceglobal.com으로 연락하십시오. 승인을 받으면 다운로드하거나 전자 문서로 전달하거나 이메일로 보낼 수 있습니다. 단 글을 수정해서는 안 되며 저작권 표시를 해야 합니다. 저자의 연락처는 immanuel.wallerstein@yale.edu입니다. 월러스틴은 매월 2회 발행되는 논평을 통해 당대의 국제 문제를 단기적인 시각이 아닌 장기적인 관점에서 조망하고자 합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