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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빈 라덴 시신 바다에 수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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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빈 라덴 시신 바다에 수장했다"

묘지 조성시 '테러의 성지'될까 우려한 듯

미국 정부 관계자는 2일(현지시간) 9.11 테러의 배후이자 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의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의 시신을 바다에 수장했다고 밝혔다.

미국 <AP> 통신과 <뉴욕타임스> 등 주요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파키스탄에서 사망한 빈 라덴의 시신은 머리에 총을 맞은 상태였으며 미군은 시신의 유전자(DNA) 검사로 신원을 확인했다. 이후 시신은 아프가니스탄으로 옮겨졌으며 곧 바다에 수장됐다.

수장 위치는 특정되지 않았으나, 아프가니스탄은 내륙 국가이기에 파키스탄 인근 해역 어딘가에 묻혔을 것으로 추정된다. 빈 라덴의 출생지는 사우디아라비아지만, 사우디는 시신의 송환을 거부했다고 미 <CBS> 방송이 전했다.

미 정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빈 라덴의 시신이 '이슬람 전통에 따라 처리될 것'이라고 말했으나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다. 이슬람 전통에 따르면 사망 24시간 내에 시신을 씻고 수의를 입혀 매장을 마치는 것이 보통이다. 시신은 매장하든 수장하든 단순한 모양의 흰색 천으로 염한다.

▲ 2001년 1월 아들의 결혼식에 참석한 오사마 빈 라덴. ⓒAP=연합뉴스

빈 라덴의 시신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는 미국 정부가 고심하던 대목이다. 이는 빈 라덴의 장례식이 어떻게 거행되고 어디서 매장되는지가 알카에다 등 그의 추종세력에게는 초미의 관심사가 될 것이며, 자칫 이들이 시신을 탈취하려 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2006년 미군의 이라크 공습으로 사망한 요르단 출신 테러리스트 아부 무사브 알-자르콰이의 경우, 이라크 당국이 자르콰이의 시신을 수습해 비밀리에 매장하고 매장 장소를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라크 내 알카에다 세력의 지도자인 알-자르카위와 빈 라덴은 위상 자체가 달라 미 당국이 이같은 전례를 따르기에도 적합치 않았다는 판단을 내렸을 수 있다.

따라서 빈 라덴의 묘지 위치가 공개될 경우를 우려해 아예 매장 대신 수장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한 미국 정부 소식통은 특정 지역에 시신을 매장할 경우 그의 묘지가 '테러리스트들의 성지'가 될 우려가 있다며 수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그러나 빈 라덴의 시신이 묻힐 곳이 어느 바다인지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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