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전 바레인 국가정보국(NSA) 수장인 셰이크 칼리파 빈 알리 알-칼리파 영국 주재 바레인 대사가 윌리엄 왕자의 결혼식에 초대됐다고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바레인 대사관도 알-칼리파 대사가 결혼식에 참석할 것이라고 이날 밝혔다.
문제는 알-칼리파 대사가 국장으로 재직했던 2005~08년 당시에 NSA가 구속 수감된 사람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고문을 가했다는 정황이 제기되고 있는 것. 특히 보안사범의 경우 고문 사례가 더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의 보고서에 따르면 알-칼리파는 폭행과 전기고문 등 가혹행위를 저지른 책임자다. 또 일부 구금자들은 정보기관 관계자들이 자신과 가족들을 살해하거나 성폭행하겠다며 위협했다고 증언했다.
▲ 윌리엄 왕자와 약혼녀 케이트 미들턴. ⓒAP=연합뉴스 |
이른바 '로열 웨딩'의 하객 선정 기준은 이미 여러 차례 논란이 됐다. 영국 왕실은 시리아 대사도 하객으로 초청했다가 이날 철회하는 소동을 빚었고, 바레인 왕세자는 초청받았지만 불참을 통보해 왔다. 시리아와 바레인은 모두 자국의 민주화 시위를 유혈진압해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고 있는 국가들이다.
또 보수당 출신 존 메이저와 마거릿 대처 전 총리는 초청 대상에 포함됐지만 노동당 정권의 토니 블레어와 고든 브라운 전 총리는 초대받지 못해 노동당이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한편에서는 아예 로열 웨딩 자체에 대한 비판 목소리도 나왔다. 미국 방송인이자 칼럼니스트인 로라 플랜더스는 이날 진보적 웹사이트 '커먼드림스'에 게재된 칼럼에서 "21세기에 이런 중세식 행사에 8000만 달러나 쓰는 것은 지나치다"며 "로열 웨딩을 보면 왜 우리가 영국으로부터의 독립을 원했는지 알겠다"고 꼬집었다.
플랜더스는 "심지어 자유주의적인 영국 시민들도 왕자가 '평민'과 결혼하는 것에 관심을 갖고 있다"며 왕실의 존재나 왕실 결혼식에 대한 지나친 관심은 민주주의 사회와는 어울리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에는 영국과 같은 귀족 제도는 없지만 불평등이 심각해져 가고 있고, 사실상의 특권층이 생겨나고 있다고 우려하면서 영국의 상황을 예로 들어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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