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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하마스-파타 '단일정부 만들자' 전격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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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하마스-파타 '단일정부 만들자' 전격 합의

재스민 혁명 후 '변화의 바람' 상징…이스라엘 불안 증폭

팔레스타인의 두 정파 파타와 하마스는 27일(현지시각) 단일 과도정부를 구성하고 1년 내 선거를 통해 정부 수반과 의회 의원들을 선출하기로 전격 합의했다. 이들은 이집트의 중재로 최근 2주 동안 카이로에서 협상을 진행해 이같은 합의를 이끌어 냈다.

파타는 마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이끄는 세력이며, 하마스는 가자지구를 사실상 통치하고 있는 무장정치조직이다. 아잠 알-아흐메드 파타 측 협상대표는 이날 "우리는 분열을 끝내고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을 종식시킬 국민적 의지를 갖고 있다는데 자랑스러움을 느낀다"면서, 선거는 8개월 이내에 치러질 것이며 합의 이행 여부는 아랍연맹(AL)이 감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무사 아부 마르주크 하마스 측 대표는 "(그동안) 우리의 분열 때문에 점령자들은 기회를 얻었다"며 "오늘 우리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타히르 알-누누 하마스 대변인은 "합의안의 최후 조인은 1주일 후가 될 것"이라며 "이집트는 압바스 수반과 칼레드 메샬 하마스 지도자, 그리고 팔레스타인 모든 정파의 대표들을 조인식에 초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빌 아부 르다이나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대변인은 이번 합의가 이스라엘에 우려가 되지 않을 것이라며,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단일 정부와 평화를 유지할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 아잠 알-아흐메드 파타 측 대표(왼쪽)와 무사 아부 마르주크 하마스 측 대표가 27일(현지시간) 이집트 카이로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파타와 하마스는 단일정부 구성안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AP=연합뉴스

"재스민 혁명의 성과"

전격적으로 이뤄진 이번 합의는 중동‧북아프리카 지역을 뒤흔들고 있는 민주화의 물결과 무관하지 않다. 합의 배경 중 첫째로 꼽을 수 있는 것은 '통합'을 요구하는 팔레스타인 민중의 목소리가 거세졌고, 파타와 하마스 지도부 모두 여기에 귀를 기울일 수밖에 없게 됐다는 점이다.

실제로 지난 2월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을 몰아낸 이집트 시민혁명 이후 가자지구에서도 수천 명이 시위를 벌였다. 가자의 시위대는 하마스에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와의 통합을 요구했으며, 이는 명백히 '재스민 혁명'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영국 <BBC> 방송은 분석했다.

둘째로는 협상을 중재한 이집트 정권의 변화 때문이다. 이번 협상에 참여해 온 정치전문가 하니 알-마스리는 "이집트 정권이 변했기 때문에 이번 합의가 가능했다"고 평가했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하마스와 파타는 지난 2007년 이후 4년 동안 갈라져 사실상의 '분단' 상태를 유지해 왔다. 하마스는 2006년 총선에서 최대 정당으로 떠올랐으나, 파타가 하마스 출신 이스마일 하니야 총리를 축출하고 자신들이 선택한 총리를 세우는 등 연정을 깨면서 대립이 발생했다. 그 과정을 거쳐 하마스는 가자를, 파타는 요르단강 서안(웨스트뱅크)을 통치해 왔다. 그러자 이스라엘은 하마스를 인정할 수 없다며 즉각 가자지구 봉쇄를 감행했다.

두 정파가 단일정부 구성에 합의함으로써 오는 9월 유엔(UN) 총회에서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승인받겠다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계획이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美, 싸늘한 반응…‧이스라엘은 거세게 반발

비록 통합에 합의하긴 했지만 이들 앞에는 많은 난제들이 놓여 있다. 한때 무력 충돌까지 빚었던 양 측의 군대를 어떻게 통합할 것인지, 이스라엘 영토로 분단되어 있는 가자와 웨스트뱅크를 어떻게 통치할 것인지 등의 문제가 예측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제사회가 하마스를 인정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당장 미국과 이스라엘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토미 비터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미국은 팔레스타인의 통합이 평화 증진을 위한다는 조건에서라면 지지한다"면서 "평화를 위해 건설적인 역할을 하려면, (앞으로 수립될) 어떤 팔레스타인 정부도 폭력을 배격하고, 과거의 합의를 존중하며, 이스라엘의 존립권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그러나 하마스는 민간인들을 겨냥하는 테러단체"라고 못박았다.

이스라엘은 더 거세게 반발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성명에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이스라엘과의 평화 또는 하마스와의 평화 중 선택해야 한다"고 단언했다. 그는 "하마스는 이스라엘 파괴가 목적이라고 공공연히 말하고 있다" 면서 "이스라엘과 하마스 양측 모두와의 평화는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하마스는 우리의 도시에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고, 우리 아이들에게 대전차 로켓 공격을 가하고 있다"며 "통합이라는 생각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나약함을 보여주는 것이며, 웨스트뱅크 지역도 하마스의 지배 하에 놓이지 않을까 하는 의문이 제기될 것"이라면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를 겨냥한 발언도 했다.

그러나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측의 아흐메드 대표는 이스라엘의 반응에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 아흐메드 대표는 "압바스 수반은 '우리는 하마스를 원한다'고 말했다"며 "하마스도 팔레스타인 민족의 일부"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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