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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수'라 불리는 美무인정찰기, 민간인 잡는 '맹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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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수'라 불리는 美무인정찰기, 민간인 잡는 '맹수'

파키스탄서 반대 시위로 나토 보급로 차단…리비아에도 본격 투입

파키스탄에서 미군 무인정찰기의 공격에 반대하는 시위가 이틀째 이어지면서 아프가니스탄 주둔 나토(NATO)군으로 가는 보급로가 한동안 막히는 일이 벌어졌다.

24일(현지시간) 수천 명의 시위대는 전날에 이어 파키스탄 북서부 페샤와르 인근에서 고속도로를 막고 연좌시위를 벌였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이 시위는 야당인 '정의를 위한 파키스탄 운동'(PTI)과 몇몇 이슬람주의 정당들이 연합해 펼쳤다.

이로 인해 이틀간 이 지역의 고속도로 통행이 차단됐다고 파키스탄 지방 정부 관계자는 전했다. 이 도로는 파슈툰족의 거주 지역인 카이버-파크툰크와주를 지나 아프가니스탄으로 향하는 이른바 '카이버 통로'(Khyber pass)의 일부로, 아프간 주둔 나토군에 소요되는 보급 물자의 40%가 수송되는 길목이다.

그러나 아프간 수도 카불에 주둔중인 나토 국제안보지원군(ISAF)의 대변인은 "파키스탄 정부 관계자들과의 협조가 유지되고 있으며 파키스탄 정부가 안정을 회복시킬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면서 "ISAF의 보급에는 어떤 충격도 없다"고 말했다.

파키스탄의 무인공격기 반대 시위는 직접적으로는 지난 22일 미군이 파키스탄-아프간 국경 지대에서 가한 무인정찰기 공격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현지 정보당국 관계자들은 이 공격으로 최소 25명이 사망했다고 전했으며 희생자 중에는 민간인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24일(현지시간) 파키스탄의 무인정찰기 공격 반대 시위에서 시위대가 희생자들의 사진을 들어 보이며 '미 중앙정보국(CIA)과 탈레반 중 누가 테러리스트인지 이들에게 물어보라'고 쓴 팻말을 흔들고 있다. ⓒAP=연합뉴스

파키스탄 군 수뇌부도 "무인정찰기 반대"

미군이 무인기로 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 접경지에 은신해 있는 탈레반, 알카에다 조직원을 공격하다가 민간인들을 희생시키는 일은 그간 무수히 있어 왔다. 파키스탄 정부는 무인정찰기 공격으로 인한 민간인 피해가 미군에 대한 분노를 불러일으키고 있으며, 오히려 이슬람주의 반군에 대한 지지를 높인다고 우려해 왔다.

21일 아슈파크 파르베즈 카야니 파키스탄군 합참의장은 미군의 무인항공기 공격이 "테러에 대응하는 우리의 국가적 노력을 약화시킨다"고 말했다. 또 11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파키스탄은 자국 내에서 활동 중인 미 중앙정보국(CIA) 요원들을 출국시키고 무인정찰기 공습을 축소할 것 등을 미국 측에 요구했다.

그러나 미국은 파키스탄 정부의 항의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다. 파키스탄 정부의 '공습 축소' 요청이 있었던 날로부터 바로 이틀 후인 13일 미군은 무인정찰기 공격을 감행해 반군 7명을 살해했다.

앞서 지난달 17일 가해진 미군의 무인항공기 공습은 민간인 다수를 포함한 파키스탄인 39명을 숨지게 하면서 양국의 외교 갈등으로까지 번졌다. 파키스탄 정부는 이슬라마바드 주재 미국 대사를 불러들여 공식적으로 강력한 항의의 뜻을 전달하기도 했다.

이는 미국의 주장만큼 무인정찰기 공격이 '정밀'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비판자들은 무인정찰기 공습에 대한 공포 때문에 지역 주민들이 집을 버리고 피난하고 있으며 반군의 수만큼 민간인을 죽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 지난 11일 미 네바다 공군기지에서 병사들이 무인정찰기 '프레데터'를 점검하고 있다. ⓒ로이터=뉴시스

무인정찰기 리비아에도 투입

이런 가운데 미군은 리비아에도 무인정찰기를 투입하면서 '민간인들은 폭격 대상에서 떨어져 있으라'고 요청했다. 미 국방부는 23일 무인기 '프레데터'(맹수)가 처음으로 리비아에 대한 공습을 감행했다고 발표했다. 나토의 리비아 작전 부사령관인 러셀 하딩 영국 해군 소장은 이 공격이 수도 트리폴리에 가해졌으며 카다피군의 SA-8 지대공 미사일 발사대를 파괴하는 전과를 올렸다고 24일 밝혔다.

하딩 소장은 그러나 "프레데터의 공습은 나토 공군이 매일 직면하고 있는 복잡하고 유동적인 상황의 완벽한 사례"라며 "우리가 공습에서 민간인들의 위험을 최소화하면서 더 큰 성과를 얻을 수 있도록 관련 지역의 민간인들에게 가능한 한 언제나 (카다피) 정권 군의 병력, 시설, 장비와 거리를 두도록 요청한다"고 말했다.

미국 인터넷신문 <슬레이트닷컴>은 "무인정찰기 투입은 침공의 새로운 단계"라면서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무인정찰기는 해당 지역에 파견된 미군의 '부속물'일 뿐이지만, 파키스탄과 리비아에서는 별도의 병력 없이 무인정찰기만이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무인정찰기를 동원한 공격은 부시 행정부 때 처음 시작됐으나 오바마 행정부도 이를 계승하고 있다면서 "부시의 전쟁이 오바마의 전쟁이 됐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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