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텐진호 선원들 납치 안 되고 모두 무사

선내 피난처 설치 효과…청해부대, 배 위에 올라

소말리아 해적이 인도양을 항해 중이던 컨테이너선 한진텐진호를 납치하려고 시도했지만 선원 전원이 선내 피난처로 대피하면서 피랍 위기를 모면했다.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21일 "오후 7시 5분께 청해부대 소속 우리 군인들이 한진텐진호에 들어가 내부 '시타델(Citadel. 피난처)'을 확인해본 결과 선원들이 모두 안전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승선 당시 해적은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배에는 한국인 선원 14명과 인도네시아 선원 6명이 타고 있었다.

청해부대는 한진텐진호 선상과 선내를 수색한 결과 해적의 것으로 추정되는 AK 소총 실탄 3발과 다수의 맨발 흔적을 발견했다. 이에 따라 소말리아 해적은 선박을 일시적으로 점령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

이붕우 합참 공보실장은 "해적들이 승선해 선교(船橋. 선장이 지휘하는 장소)까지 올라온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해적의 규모는 판단이 안 된다"고 밝혔다.

이 실장은 한진텐진호를 최초로 발견한 상황에 대해 "한진텐진호로부터 약 80여 마일 떨어져 있던 터키 군함이 먼저 현장에 도착했고, 헬기를 띄워 선원이나 해적이 있는지를 탐지한 뒤 우리에게 정보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터키 군함은 한진텐진호가 정지되어 있고, 갑판은 점등된 상태며, 외부 인원이 식별되지 않았고, 배 주변에 해적들의 모선과 자선이 없다는 등의 정보를 제공했다.

파나마 선적의 한진텐진호(7만5000톤)는 이날 오전 5시 15분께 스페인에서 싱가포르로 운항하던 중 소말리아 동쪽 460마일 지점에서 해적의 공격을 받았고, 그 즉시 위험신호(SSAS)가 국토해양부 상황실로 발신돼 합동참모본부에 보고됐다.

아덴만에서 작전 중이던 청해부대는 오전 7시께 한진텐진호를 향해 기동해 오후 5시께 현장 인근 해역에 도착했다. 청해부대는 현장 도착 직후 1시간 40분 가량 헬기를 띄워 한진텐진호 인근을 정밀 점검했으며 오후 6시 40분께 UDT 요원들이 조타실을 장악하고 피난처에 은신하고 있던 선원 20명 전원의 안전을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