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치러진 총선 결과 중도우파 연정에 참여하고 있는 국민연합당(NCP)이 20.4%로 1위를 차지해 차기 총리를 배출하게 됐고, 중도좌파인 사민당이 19.1%로 2위를 기록했다. 총리의 소속당인 중도당은 15.8%를 기록하며 4위로 추락했으며 좌파동맹(8.1%), 녹색연맹(7.2%), 스웨덴인민당(4.3%), 기민당(4.0%) 등이 뒤를 이었다.
세계 언론의 이목이 핀란드 총선에 쏠린 것은 포르투갈에 대한 구제금융 때문.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을 통한 유로존(유로화 사용국) 지원은 회원국 전체의 승인이 필요한데, '진짜 핀란드인'은 포르투갈에 대한 금융 지원에 반대해 왔다.
'진짜 핀란드인'의 티모 소이니 당수는 "대화에 참여할 기회를 얻게 됐다"면서 포르투갈에 대한 구제금융의 조건이 변화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그는 "우리는 극단주의자가 아니다. 여러분들은 맘 편히 주무셔도 좋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선거 결과에 대해 핀란드 국민 일부는 우려를 보이기도 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핀란드 탐페레대학의 정치 분석가는 <AFP> 통신에 "'진짜 핀란드인'의 승리나 중도당의 몰락은 모든 예측이나 여론조사 결과를 뛰어넘는 것"이라며 놀라움을 표시했다. '진짜 핀란드인'은 지난 2007년 총선에서는 4%를 얻는데 그쳤다. 이 당은 구제금융 뿐 아니라 유럽 통합과 이민 유입에도 강경하게 반대해 왔다.
▲ 티모 소이니 '진짜 핀란드인'당 당수가 17일(현지시간) 개표 결과를 전해듣고 엄지손가락을 들어보이고 있다. ⓒ로이터=뉴시스 |
우파의 발호는 '전 유럽적 현상'
'진짜 핀란드인'의 승리는 전 유럽에서 우파가 득세하는 흐름과 이어진 것이다. 경기침체 이후 비교적 사회적 투명성이 높고 정치적 소수자에 대한 관용이 정착된 것으로 알려진 북유럽 국가들에서도 국수주의적 성향의 극우정당이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해 9월 스웨덴 총선에서는 극우정당인 스웨덴 민주당이 5.7%를 득표해 역사상 처음으로 원내 진출에 성공했다. 앞서 2009년 9월 노르웨이 총선에서는 극우 성향의 진보당(Fremskritts)이 22.9%를 차지했다. 덴마크에서도 극우정당인 인민당(DPP)이 2007년 총선에서 13.9%를 득표했다. 이들 정당은 국수주의, 민족주의를 이념적 성향으로 하고 있으며 이민 유입 반대, 무슬림과 유대인에 대한 반대, 유럽 통합에 대한 거부감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이같은 흐름은 좀더 큰 영향력을 가진 유럽 국가들에서도 마찬가지다. 최근 프랑스에서는 마리 르펜 대표가 이끄는 극우정당 국민전선(FN)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국민전선은 지난달 실시된 지방선거에서 15%를 득표했으며, 심지어 2012년 대선 관련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르펜 대표가 니콜라 사르코지 현 대통령을 앞지르기도 했다.
이같은 민심을 반영하듯 프랑스 정부도 '인종주의적' 정책을 선보이고 있다. 프랑스는 최근 이민 수용 한도를 연 20만 명에서 18만 명으로 2만 명이나 줄이기로 했으며, 지난해에는 집시 수천 명을 강제추방하고 외국인들의 체류 증명서 발급 수수료를 기습적으로 2배 이상 인상하기도 했다. 또 지난해 입법 도입돼 이번달 11일부터 발효된 '부르카 금지법'은 거센 반발을 사고 있지만 시행이 계속되고 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도 지난 13일 영국으로 유입되는 이주노동자 수를 현재의 연 20만 명 수준에서 수만 명까지 줄이겠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 2월 캐머런 총리가 '다문화주의 실패'를 선언한 연장선상에 있다. 한편 지난해 수도 런던에서는 수백 명의 보수 성향 인사들이 '영국 티파티'를 결성하기도 했다.
또 네덜란드는 최근 외국인 노동자들이 3개월 이상 실직할 경우 강제추방하도록 하는 법안을 도입하려 하고 있다. 지난해 6월 네덜란드 총선에서는 반이슬람‧반이민을 주장한 극우 성향의 자유당이 24석을 얻어 무려 15석이나 의석을 늘리며 제3당으로 부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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