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세계 군축 행동의 날'인 12일을 맞아 전세계 35개국에서 100여 개의 행사가 예정된 가운데 한국에서도 기념행사와 집회 등이 열렸다. 이날 오전 국회의원들과 시민‧사회단체들은 국회 앞에서 공동선언문을 발표했으며, 광화문과 홍익대 앞 등 서울 이곳저곳에서 관련 행사가 이어졌다.
국회의원-시민사회단체 공동선언 "무기 대신 복지"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와 조승수 진보신당 대표, 정세균 민주당 최고위원 등 민주당·민주노동당·창조한국당·진보신당 소속 국회의원 30명과 참여연대 등 35개 시민·사회단체는 "2010년 전 세계 군사비가 총 1조6000억 달러(약 1900조원)에 이르렀고, 2000년 대비 150% 가까이 증가했다"며 "막대한 군사비 증액이 인류의 평화와 안전을 보장해주기보다는 군비경쟁을 가속화시키고, 끊임없는 군사적 긴장을 불러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동북아시아 지역의 군비경쟁은 그 대표적 사례"라면서 한국 등 각국이 군사비를 대폭 증액하고 있지만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는 아직 요원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군비경쟁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며 상호 이해 확대와 신뢰구축, 군비통제와 군축을 통한 평화적 해결의 길을 찾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동북아 역내 국가들의 군수산업 육성에 우려를 표시하며 "군수산업을 성장동력으로 삼아 무기수출 세계 7위 국가가 되겠다는 이명박 정부의 정책은 재검토돼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한국이) 집속탄금지협약, 대인지뢰금지조약 등 비인도적 무기를 금지하고 있는 국제협약에 가입하고 이를 준수하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또 핵 억지력에 의존하지 않는 온전한 한반도 비핵화를 촉구하며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제안한 대로 핵무기를 금지하는 핵무기협약이 조속히 체결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한반도와 동북아에서 핵위협을 제거하기 위한 6자회담을 조속한 재개를 주문했다.
이들은 군비 축소를 통해 확보된 재원으로 지구온난화, 빈곤, 실업, 교육, 주거, 질병, 핵발전에 의존하는 에너지 정책 등의 사회적 위협을 해소하는 것이 시급하다면서 "국방예산의 동결과 축소는 필수적인 복지 재원을 확보하는 데 있어 가장 합리적인 수단"이라고 주장했다.
광화문, 홍대서도 관련 행사 잇달아
이날 오후 광화문 미국 대사관 앞에서는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평통사),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민가협),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 남측본부, 평화재향군인회 등 14개 시민사회단체가 '자주통일평화행동' 행사를 열고 "칼을 쳐서 보습을, 창을 쳐서 낫을!"이라는 제목의 공개서한을 발표했다.
참석자들은 서한에서 한미 양국 정부에 △차세대 전투기 도입사업 중단, △고고도무인정찰기(HUAV) '글로벌호크' 도입 중단, △아파치 헬기 도입 중단, △미군기지 이전비용 부담 강요 중단 등을 촉구했다.
한편 서울 홍익대 인근에서도 평화캠페인 '우리 세금을 무기 대신 복지에'가 시민단체들에 의해 진행됐다. 오는 14~15일에는 이들 시민단체와 국회의원들이 국회 의원회관 로비에서 세계 군사비 현황과 대안을 제시하는 전시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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