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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1번 어뢰 부착물 붉은멍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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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1번 어뢰 부착물 붉은멍게 아니다"

동해서만 사는 '붉은멍게' 주장 부인

국방부는 6일 이른바 '1번 어뢰'에 부착된 붉은 물질이 동해안에 서식하는 붉은멍게가 아니냐는 의혹과 관련해 "유전자 분석 결과 붉은멍게는 아닌 것으로 결론났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방부는 이 물질의 정체가 무엇인지 추가로 조사해 규명할 계획은 없다고 못 박았다. 다만 시료를 제공받아 재조사나 공동조사를 해 보자는 제안이 있을 경우 받아들일 용의가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멍게는 아니다"

국방부의 의뢰를 받아 조사를 수행한 농림수산식품부 산하 국립수산과학원 동해수산연구소의 이주 연구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현미경 조사 결과 (부착 물질은) 붉은멍게와는 형태적으로 전혀 맞지 않는다"며 "일부에선 유생이라고 보도됐지만 붉은멍게 유생은 1.5mm 정도 크기(부착물질은 0.8mm)이며 더군다나 유생은 (어딘가에) 부착돼 살아가는 게 아니라 부유 생물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주 연구관은 붉은멍게에 관한 한 자신이 세계 최고 수준의 전문가로 자부할 수 있다면서 일부 매체에서 보도한 외국 해양 생물 관련 웹사이트의 붉은멍게 사진과 어뢰의 부착물질을 비교해 올린 사진은 '합성'이라고 주장했다.

해외 웹사이트에 게재된 사진 속의 붉은 물체는 주변에 찍힌 말미잘의 크기가 30cm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10cm 정도로 추정되며, 어뢰 부착 물질과는 크기가 전혀 다른데도 한 쪽은 확대하고 한 쪽은 축소해서 형태의 유사성만을 강조해 보도했다는 것이다.

부착 물질에 대한 유전자(DNA) 분석을 맡은 국립수산과학원 전략양식연구소의 강정하 연구관은 검사 결과 부착 물질에서 DNA 자체가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실험 첫 단계에서 DNA가 검출되지 않아 2회에 걸쳐 유전자 증폭을 했는데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다고 설명했다.

강 연구관은 부착 물질에서 떼어낸 약 0.3mm 크기의 샘플을 대상으로 실험을 수행했으며, 약 0.8mm 크기의 실제 붉은멍게 샘플을 대조군으로 사용했다. 대조군에서는 DNA가 검출됐지만 부착 물질에서 검출되지 않은 것이 이같은 크기의 차이에서 기인한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그는 "0.3㎜나 0.8㎜나 모두 점 수준"이라며 "원리적으로 아무리 작은 조직일지라도 DNA가 있다면 검출되기 때문에 큰 차이는 없다"고 답했다.

▲ 국립수산과학원 동해수산연구소 이주 박사가 6일 오후 서울 용산 국방부 브리핑룸에서 천안함을 공격한 것으로 지목된 '1번 어뢰'에 붙어 있는 붉은색 물체는 멍게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뭔지는 모른다"

강정하 연구관은 "DNA 정보가 전혀 발견되지 않은 것은 이것이 무생물이기 때문일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붉은멍게도 아니고 생명체도 아닌 이 부착물이 도대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아무도 속시원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

권태석 국방조사본부 수사과장(육군 중령)은 "DNA가 검출되지 않았으므로 무생물체로 확인됐다"며 "그게 무엇이냐 하는 것은 규명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국방과학수사연구소 성태명 과장은 "보통 생물체에서 나타나는 유기물질 형태는 거의 검출되지 않았고, 대부분이 무기물질로 이루어져 있었다"며 "무기물이 주성분인 생물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권 과장은 "적외선 흡수 스펙트럼(분광분석) 양상으로 봐서는 아마 탄산칼슘이 주성분인 고체 물질인 것 같다"면서도 "정확하게는 추정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추가 조사 계획은 없다"

권태석 중령은 "(부착물질이) 붉은멍게라면 분명히 (천안함) 사건 전체에 오류가 생길 수 있지만, 무기물인지 무슨 물질인지는 사건 전체의 흐름에 결정적인 단서가 안 되기 때문에 깊이 있게 구분하지 않았다"며 추가 조사 계획은 없다고 못 박았다.

그는 "어뢰추진체가 동해에 있다가 서해에 옮겨진 게 아니냐 하는 것이 많은 사람들이 의심한 부분이었다"며 이에 대한 의혹이 해소됐으니 더 이상의 진상 규명은 필요없다는 취지로 이같이 말했다.

다만 그는 시료를 제3의 기관에 제공해 재조사나 공동조사를 하자는 제안이 있다면 받아들일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만약 국방부가 가지고 있는 시료를 가지고 어떤 기관에서 우리들 입회 하에 한다면 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붉은멍게' 논란은 지난달 24일 <오마이뉴스>가 신상철 전 천안함 민군합동조사단 위원이 공개한 어뢰 근접 촬영 사진을 단독 보도하면서 시작됐다. 신 위원은 "동해에만 살고 있는 붉은멍게가 어뢰추진체에서 발견됐다는 것은 이 추진체가 천안함 침몰 원인과 무관하다는 것을 말해주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날 국방부 조사 결과가 발표된 후 <오마이뉴스>는 "사실검증에 소홀했다"며 사과문을 게재했다. 이 매체는 자칭 붉은멍게 양식업자라는 사람과 익명의 수산대학 교수의 말을 근거로 이같이 보도했으나, 이주 연구관은 붉은멍게는 아직 양식에 성공한 바 없다며 '붉은멍게 양식업자'란 존재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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