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다피의 특사 압델라티 오베이디 리비아 외무차관은 3일(현지시각) 그리스를 방문해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총리를 만나 "전쟁 종식을 희망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고 <BBC> 방송 등 외신이 이날 보도했다.
그리스 정부는 카다피의 제안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그리스는 유럽연합(EU) 및 나토(NATO) 회원국이면서도 리비아와 우호적 관계를 유지해 왔다. 그리스는 '오디세이 여명' 작전에 자국 기지 3곳을 제공하고는 있지만 리비아에 대한 공격적 태도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디미트리스 드로우트사스 그리스 외무장관은 파판드레우 총리와 오베이디 차관의 회동 후 발표한 성명에서 "리비아 정부는 (외교적)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 같다"며 "오베이디는 사태 해결 모색을 위해 그리스에 이어 터키와 몰타를 잇따라 방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 그리스 정부 고위관계자는 "외교적인 해법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BBC>에 말했다.
▲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오른쪽)과 압델라티 오베이디 리비아 외무차관이 3일(현지시간) 아테네에서 회담을 갖기 전 악수를 나누고 있다. ⓒAP=연합뉴스 |
미국, '적극적 역할' 48시간 연장
한편 리비아 공습 작전의 주도적 역할을 나토에 넘기고 군사 활동을 축소할 예정이던 미국은 4일까지는 다시 공습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이는 '공습 동참을 48시간 동안 연장해 달라'는 나토 측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AP> 통신 등이 전했다.
미국은 지난 21일 나토가 공식 작전지휘권을 인수한 이후 전투기 출격 횟수를 줄여 왔으며 주말부터는 전투기와 미사일 전력 철수를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지난 며칠 동안 날씨 탓으로 공습이 원활히 이뤄지지 못하자 나토 측의 이같은 요청을 수락한 것.
오아나 룬게스쿠 나토 대변인은 3일 "지난주 내내 계속된 악천후를 고려해 일부 전투기의 철수 시기를 연기해 달라는 나토의 요청을 미국이 받아들였다"면서 "이는 단기간의 연장일 뿐이며 4일에는 해당 기간이 끝난다"고 강조했다. 미군 고위관계자는 <AP> 통신에 48시간의 연장은 서방의 공습이 악천후로 지지부진한 사이 이뤄진 카다피군의 진격을 만회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 2일 리비아 반군들이 전날 나토군의 오폭으로 목숨을 잃은 동료의 무덤 앞에서 기도하고 있다. ⓒAP=연합뉴스 |
미국, 반군 훈련지원?…나토군 오폭으로 반군 13명 사망
한편 이날 아랍 위성방송 <알자지라>는 미국과 이집트의 특수부대가 비밀리에 리비아 반군에 첨단 로켓을 제공하고 사용법 등을 훈련시키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고 전했다. 이 주장은 '반군에 대한 무기 지원에 대해 어떤 결정도 내려진 바 없다'는 미국 정부의 공식 입장과는 상충되는 것이다.
<알자지라>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달 31일 미군의 최첨단 로켓이 이집트를 거쳐 리비아 동부로 전달됐다고 전했다. 방송은 전날에도 자신이 비밀 시설에서 군사훈련을 받았다는 한 반군 소식통의 주장을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미국 및 이집트 특수부대원들이 반군을 찾아와 로켓 사용법을 가르쳤다고 주장했다.
지난 1일에는 브레가에서 아즈다비야로 이어지는 도로 인근에서 나토군 전폭기의 오폭(誤爆)으로 반군 13명이 숨지는 사고도 일어났다. 반군 1명이 트럭에 탄 상태에서 알 수 없는 이유로 하늘로 대공화기를 발사했고, 이에 서방 전투기가 트럭을 공격해 13명이 사망하고 7명이 부상을 입었다.
룬게스크 나토 대변인은 "입증할 방법이 없어서 상세한 사실을 정확히 파악하기는 어렵다"며 "누군가 비행기에 발포를 했다면 그들(전투기들)은 자위권을 행사할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무스타파 게리아니 반군 국가위원회 대변인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면서도 "이것이 전쟁이고, 전선은 앞뒤로 오가며 유동적으로 형성되기 때문에 실수가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며 서방 측을 옹호하는 태도를 보였다. 게리아니 대변인은 "우리는 더 큰 그림을 봐야 한다"며 서방의 공습은 계속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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