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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 거짓말쟁이들의 전쟁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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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 거짓말쟁이들의 전쟁터?

카다피도 서방도 '한 입으로 두 말' 엇갈린 신호

리비아 사태의 진실은 무엇인가?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서방이 공습에 희생된 리비아 민간인은 정말 없는가? 미국은 리비아 반군에 무기를 지원할 것인가? 1일 쏟아진 소식들은 리비아에 대한 이런 질문에 진실과 거짓이 섞여 있음을 보여준다.

카다피, "끝까지 남겠다"더니 뒤로는 '출구전략'?

리비아 정부는 31일(현지시간) 정부 대변인 발표와 카다피 원수의 국영 TV 연설 등을 통해 끝까지 싸우겠다는 뜻을 보였다. <AP> 통신에 따르면 리비아 국영 TV는 카다피가 "물러나야 하는 것은 내가 아니라 리비아에 공습을 가한 서방 지도자들"이라며 서방의 공습을 비난했다고 전했다.

카다피는 서방 지도자들을 "힘의 광기에 감염된 자들"이라며 "대안은 그들이 모두 물러나고 서방 국가의 국민들이 그들을 대신할 새 지도자를 뽑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그의 연설은 이전처럼 TV로 생중계된 것이 아니라 국영 TV가 그의 발언을 인용하는 방식으로 보도됐다.

이날 무사 이브라힘 리비아 정부 대변인도 카다피와 그의 아들들이 아직 리비아에 머물고 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우리는 모두 여기에 있다. 우리는 최후까지 리비아에 남을 것"이라며 "우리는 모든 전선에서 강하다"고 답했다.

그러나 1일 영국 <가디언>은 카다피 정권이 런던에 특사를 보내 영국 정부와 비밀 회담을 벌이고 있다고 단독 보도하며, 이는 카다피가 출구 전략을 찾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신문은 카다피의 차남 사이프 알-이슬람의 최측근 보좌역을 맡고 있는 모하메드 이스마일이 며칠 전 런던을 방문했으며 영국 당국과 접촉했다는 정부 관계자의 말을 전했다.

신문은 한 서방 국가의 외교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카다피의 아들들은 서방과의 대화에 대한 강한 열망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 찰스 부처드 나토군 사령관이 31일(현지시간) 나폴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부처드 사령관은 교황청 고위성직자자가 '서방 공습으로 40명 이상의 민간인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말한 데 대해 관련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AP=연합뉴스

나토, '민간인 희생 없다'더니…

이날 바티칸 교황청 뉴스통신사 <피데스>는 지오반니 이노첸조 마르티넬리 트리폴리대목구장의 말을 인용해 서방 군대의 공습으로 트리폴리에서 최소 40명의 민간인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마르티넬리 주교는 트리폴리 인근 타주라 지역에서 민간인 사망자가 발생했다면서 "(서방의 공습은) 병영을 노린 것이지만, 병영 자체가 민간인 거주 지역 가운데 있다. 만약 그곳을 공격한다면 민간인이 다칠 것이 뻔하다"고 말했다. 그는 부슬림 지역에서도 이와 유사한 사례가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서방 측은 '오디세이 여명' 작전에 따른 공습과 미사일 공격으로 민간인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는 리비아 정부의 주장에 대해 '근거가 없다'며 부인해 왔다. 그러나 이날 마르티넬리 주교의 발언이 보도되자 이번 리비아 작전의 나토군 사령관을 맡은 찰스 부처드 캐나다 공군 중장은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며 민간인 사망 피해와 나토군의 관련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처드 사령관은 "우리는 엄격한 교전규칙을 세워놓고 있고, 유엔의 위임 범위 내에서 작전을 수행할 것"이라며 "매우 신중한 자세로 임할 것"이라고 말했으나, "하지만 오늘 작전은 (예정대로) 시작된다"고 덧붙였다.

▲ 31일 미국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과 마이클 멀린 합참의장(왼쪽부터)은 상·하원 군사위원회 합동 청문회에 출석해 리비아 관련 상황에 대해 발언했다. ⓒAP=연합뉴스

美 '반군 무기 지원'도 엇갈린 신호

리비아 반군에 대한 무기 지원 논란도 계속되고 있다. 앞서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무기 지원을) 고려하고 있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배제하지도 않는다"며 미국이 적극 나설 가능성을 시사했다. 하지만 이날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은 반군 지원 업무에 미국이 리비아 반군을 지원하는 업무를 맡기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게이츠 장관은 상‧하원 군사위원회 합동 청문회에 출석해 "리비아 반군에게 무기를 제공하고 이들을 훈련시키야 한다면 이는 미국 이외의 다른 국가들이 제공해야 할 지원 업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재정 상황을 고려할 때 반군 지원에 막대한 재원을 투입하는 것은 무리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또 그는 "내가 국방장관으로 있는 한 미군이 리비아에 파병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대통령이 분명히 말한 대로 미군 병력이 리비아에 발을 들여놓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미 중앙정보국(CIA)의 활동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다"며 언급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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