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를 순방중인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을 수행하고 있는 벤 로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은 이날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 원'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와 차례로 통화한 끝에 이같은 합의를 이끌어냈다고 밝혔다.
▲ 나토 최고사령관을 겸임하고 있는 제임스 스타비리디스 미군 유럽 사령관(미 해군 대장). 22일 미국, 영국, 프랑스 정상은 리비아 작전의 지휘체계를 나토로 단일화하고 스타비리디스 사령관에게 지휘를 맡기는 방안에 합의했다. ⓒAP=연합뉴스 |
그는 이들이 비행금지구역 설정과 카다피군의 벵가지 진격을 중지시키는 '상당한 성과'를 검토한 끝에 이같은 결론을 내렸다고 전했다.
세 정상은 나토가 리비아 비행금지구역을 매일 감시할 사령탑 역할을 맡는 데 합의했으며, 작전 지휘는 나토 최고사령관인 제임스 스타비리디스 미군 유럽 사령관(해군 대장)이 맡기로 했다. 이같은 계획은 23일 나토 상주대표부 대사급 회의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이번 합의에서 주목되는 것은 프랑스의 입장 변화다. 그간 프랑스는 나토가 군사개입의 주체가 돼야 한다는 영국과 미국의 입장에 일관되게 반대해 왔다. 그러나 이날 오바마 대통령과의 통화 후 사르코지 대통령은 태도를 바꿨다. 엘리제궁의 프랑스 대통령 대변인은 "두 정상은 연합군의 군사 행동을 지원하기 위해 나토 지휘부가 동원돼야 한다는 합의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나토가 전면에 나서기 위해서는 회원국 28개국 전부의 동의가 필요하지만, 프랑스가 찬성으로 돌아섬에 따라 작전권을 나토에 조속히 이양하겠다는 입장인 미국으로서는 가장 큰 고비를 넘긴 셈이다. 루마니아와 체코 등 신규 회원국들도 나토가 개입해야 한다며 미국과 영국을 지지하고 있다.
나토 회원국인 터키 역시 리비아에 대한 군사공격에 반대한다는 입장이었으나 21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와 오바마 대통령의 전화 통화에서 모종의 합의가 이루어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 통화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한 미국 외교 관계자는 "터키는 며칠 내로 유연한 태도를 보일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비쳤다.
그러나 리비아에 대한 군사 개입 자체를 반대하고 있는 독일 등 일부 국가의 태도는 여전히 변수로 남아 있다. 이탈리아도 처음에는 나토가 지휘권을 가져야 한다는 입장이었다가 21일 돌연 '나토가 개입한다면 군사기지 제공을 철회하겠다'고 밝히는 등 혼선을 빚고 있어 23일 회의에서 어떤 결정이 이뤄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나토는 대(對) 리비아 무기 수출금지를 위해 해상 봉쇄에 나설 계획임을 밝혔다. 아네르스 포그 라스무센 나토 사무총장은 22일 성명에서 "우리는 리비아에 대한 무기금수 조치를 이행하는 작전을 개시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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