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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멘 33년 친미 독재자 무바라크 뒤따라 '벼랑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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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멘 33년 친미 독재자 무바라크 뒤따라 '벼랑끝으로'

군부 최고위층 분열·이탈…'테러와의 전쟁' 타격

33년째 장기 집권중인 알리 압둘라 살레 예멘 대통령이 벼랑 끝에 몰렸다. 군부 핵심 지도층이 대통령에 등을 돌리면서 군부 내 충돌 양상이 나타났고, 정권의 기반이 됐던 부족 세력도 퇴진을 요구했다.

미국이 벌이고 있는 '테러와의 전쟁'에서 핵심적인 협력국인 예멘이 흔들리면서 미국의 중동 정책에도 타격이 불가피하게 됐다.

권력 2인자 등 돌려

예멘 육군 제1기갑사단장인 알리 모흐센 알 아흐마르 소장이 21일 살레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시위대에 대한 지지를 표명한 것이 살레 대통령에게 큰 타격이 됐다. 아흐마르 소장은 예멘 권력의 사실상 2인자로 1994년 내전에서 남예멘의 공격을 제압하고 살레 정권을 연장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운 군인이다.

아흐마르 소장의 시위대 지지 표명에는 11명의 사령관들이 동참했고 하드라마우트 주에서도 장교 60명과 경찰 50명이 시위대에 합류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군 내부에서 시위 동조 세력이 확대되고 있다.

이흐마르의 이날 선언 후 시위대가 장기 농성을 벌이고 있는 사나대학 인근 광장에는 시위대를 보호하기 위한 탱크와 장갑차들이 배치됐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반면 대통령궁, 중앙은행, 국방부 등 주요 시설에 배치된 탱크들은 아흐마르의 병력에 맞서기 위한 정부군의 대응책으로 보인다고 통신은 전했다.

군부 내 충돌 가능성

집권층의 이탈도 가속화하고 있다. 전날 유엔 주재 대사와 인권장관이 당국의 시위 강경 진압에 항의하며 사임한데 이어 이날도 예멘 제2도시 아덴의 주지사가 사임 의사를 밝혔다.

이어 일본, 시리아, 체코, 요르단, 중국,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등에 주재하는 예멘 대사들도 사임을 발표했다. 예멘 여당의 마하메드 알 나키브 당수는 사임을 선언하면서 "정권이 무너지고 있다. 대통령에 대한 지지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살레 대통령에 대한 퇴진 요구는 지난 18일 경찰의 강경진압으로 시위대 52명이 숨진 이후 사회 각계각층으로 급격하게 확산됐다. 살레 대통령이 속한 부족인 하셰드 부족조차도 살레의 퇴진을 촉구했고, 이슬람 종교지도자들도 상부 명령에 불복종할 것을 군과 경찰에 촉구했다.

반면 아흐마르 소장의 시위대 지지 발표 후 몇 시간 뒤 모하메드 나세르 아메드 예멘 국방장관은 쿠데타로부터 살레 대통령을 지키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따라 군 내부의 충돌도 예상된다.

'빨리, 조용히 물러나는 게 상책'

이런 가운데 익명을 요구한 한 야당 의원은 평화적인 권력 이양 방안을 놓고 살레 대통령과 야권이 접촉하고 있다고 <AP> 통신에 전했다. 그는 살레 대통령이 퇴진하고 정부 군사위원회가 권력을 이양받아 대선과 총선을 치를 때까지 국정을 책임지는 방안도 논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대통령 측에 48시간을 협상 시한으로 제시했다고 전했다.

살레 대통령은 아랍권 보도채널 <알아라비야>를 통해 "대다수 국민은 나를 지지하고 있다. 혼란과 폭력, 증오, 공공시설 파괴행위를 원하는 이들은 극소수에 불과하다"며 권좌에서 물러날 의사가 없음을 밝혔다.

<가디언>은 향후 사태 전망이 불투명하다며 군부 대통령 지지측과 반대측간의 군사적 충돌이 머지않아 있을 수 있다는 분석가들의 말을 전했다. 예멘 정치 평론가인 압둘 이라야니는 "애석하게도 대통령과 그의 아들들은 공화군 수비대, 공군 등 군부의 강력한 세력을 통제하고 있다"며 "상황이 급속히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살레가 빨리, 조용히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살레 대통령은 지난 20일 내각 해산 방침을 밝히는 등 시위 확산을 막기 위한 각종 유화책을 내놓고 있지만, 자신의 현재 7년 임기가 종료되는 2013년 이전에는 자진 사퇴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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