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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 치열한 '공방' 양상…"카다피軍, 전투기 폭격" 증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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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 치열한 '공방' 양상…"카다피軍, 전투기 폭격" 증언

유엔, 리비아 인권이사회 자격정지…美ㆍNATO 군사개입설도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의 친위군이 수도 인근의 2개 도시를 반정부 세력으로부터 탈환한 것으로 뒤늦게 전해졌다. 그러나 서부의 요충지 자위야와 리비아 제2의 도시 미스라타, 수도 트리폴리 남부의 진탄에서는 시민군이 친위세력의 공격을 격퇴했다.

카다피 친위세력이 반정부 세력이 장악한 도시 인근의 무기고를 전투기를 동원해 폭격했다는 증언도 나왔으며, 미군과 나토(NATO)군이 군사 개입을 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유엔 총회에서는 리비아의 인권이사회 회원국 자격이 정지됐다.

지난 1일 열린 제76차 유엔 총회는 카다피 정권이 리비아 국민에 대해 "조직적이고 광범위한 인권 위반"을 저지르고 있다면서 리비아의 유엔 인권이사회 회원 자격을 무기한 정지시키기로 결정했다. 이같은 결정은 조지프 데이프 유엔 총회 의장의 요청에 따라 참석국들의 합의로 이뤄졌다.

이는 지난 26일 카다피 정권의 시위대 무력진압에 대한 국제형사재판소(ICC) 조사 촉구와 그 가족, 측근들에 대한 여행 금지 및 자산 동결 등을 내용으로 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이 채택된 지 나흘 만이다. 한 유엔 관계자는 "유엔인권이사회 및 그 전신인 유엔인권위원회에서 유엔 총회의 결의로 회원자격이 정지된 것은 사상 처음"이라고 말했다.

▲ 조지프 데이프 유엔 총회 의장(오른쪽)이 리비아의 인권이사회 회원국 자격 정지를 선언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왼쪽에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모습이 보인다. ⓒAP=연합

카디피 수도 인근 2개 도시 탈환…자위야, 미스라타에선 반군이 승리

리비아에서는 카다피의 친위부대가 수도 인근의 도시 가리안과 사브라타를 탈환했다고 미국 <AP> 통신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가리안에 대한 공격은 지난달 25일 저녁 해가 진 이후에 갑자기 이뤄졌으며 카다피군은 도시를 장악한 후 반정부 세력에 가담한 군 장교와 시위대를 색출하는 작업을 시작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가리안은 트리폴리 남부의 나퓨사 산 위에 위치한 도시이며 산 위에서는 수도가 내려다보인다.

또 카다피의 지지자들은 자신들이 트리폴리 서쪽의 사브라타에 대한 통제권을 회복했다고 <AP>에 전했다. 이 도시는 지난주 카다피군과 반정부 세력 사이에서 밀고 밀리는 공방전이 벌어졌던 곳이다.

그러나 카다피 친위세력이 전날 밤부터 1일 새벽까지 대공세를 벌인 자위야에서는 반정부 세력이 승리를 가져갔다. 카다피 친위군은 자위야 탈환을 위해 전력을 집중 투입해 6개 방향에서 공세를 펼친 것으로 알려졌으며 리비아 최고의 정예부대로 평가받는 '카미스 여단'이 자위야 인근에서 목격됐다는 증언도 나왔다. 카미스 여단은 카다피의 여섯째 아들 카미스가 직접 지휘하는 32여단의 별칭으로 '정권 수호군'으로 불린다.

하지만 민주화 시위대 등이 주축이 된 반정부 세력은 정부군에게서 빼앗은 전차와 자동화기, 대공화기 등을 동원해 카다피군의 공격을 물리쳤다. 사상자 수는 알려지지 않았다. 교전으로 인한 사상자 수는 알려지지 않았다.

자위야에서 공방이 계속되는 이유는 이 도시가 수도 트리폴리에서 서쪽으로 불과 50km 떨어져 있으며, 인근에 리비아 최대의 유전이 위치하고 있어 매우 중요한 요충지이기 때문. 또한 반정부 세력의 입장에서도 자위야를 내주면 트리폴리로 진공하는 길목을 잃게 되기에 결코 양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트리폴리 동쪽 200km 지점에 위치한 미스라타에서도 반정부 세력이 승리를 거뒀다. 카다피군은 지난 27일 미스라타 인근의 공군기지 일부만을 점령한 이후 28일에도 계속 공세를 폈으나 자동화기로 무장한 주민들과 카다피에 반기를 든 리비아 정규군을 주축으로 한 반정부군은 이 공격을 막아내고 카다피군을 격퇴시켰다.

이 전투의 사상자 수도 알려지지 않았으나, 한 반정부군 관계자는 자신들이 고위 지휘관급을 포함해 8명의 카다피군을 사로잡았다고 <AP>에 전했다.

"카다피軍, 전투기 동원 공습" 주장…서방 군사 개입 가능성?

또 목격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카다피의 공군기가 아즈다비야와 라즈마 등의 도시에 폭격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다피군은 28일 트리폴리 동쪽 750km의 도시 아즈다비야 인근 무기고를 폭격했으며 이 무기고에는 미사일과 탄약 등이 보관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리비아 국방부는 국영TV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이를 부인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과 나토, 유럽 등은 리비아 상공에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비행금지구역 설정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으며,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도 비행금지구역 설정을 추진하고 있으며 국방장관에게 이를 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윌리엄 헤이그 영국 외교장관은 비행구역설정을 위해 유엔의 승인을 받을 필요가 없다고까지 말했다.

비행금지구역이 설정되면 리비아 공군기의 운항이 제한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지만 러시아와 프랑스는 반대하고 있다. 비행금지구역 설정은 외교적 제재의 범위를 넘어서는 군사적 조치이기 때문에 유엔의 승인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제임스 매티스 미 중부군 사령관은 1일 미 상원 군사위원회에서 "비행금지 구역을 설정하기 위해서는 리비아 공군 방어 시설을 제거해야 한다"며 "단지 비행을 하지 말 것을 요구하는 것 이상의 군사 작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아네르스 포그 라스무센 나토 사무총장도 나토군의 군사 개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라스무센 총장은 지난 25일 "다른 국제 조직들과 조율하면서 (리비아) 상황을 계속 예의주시할 것"이라면서 "어떤 행동도 유엔의 위임에 기반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역으로 유엔의 위임이 있으면 개입할 가능성이 있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미 국방부도 인근에 배치된 해·공군 전력을 리비아 방향으로 이동시키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미국은 지중해에는 이탈리아에 해군 6함대를 주둔시키고 있으며 페르시아만의 바레인에는 5함대가 배치돼 있다. 소말리아 인근에서 해적 퇴치 작전을 벌이된 미군 항공모함 엔터프라이즈 호가 홍해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지만 미 국방부는 공식 확인을 하지 않고 있다.

카다피 "리비아 국민들은 나를 사랑한다"

그러나 카다피는 기존의 입장을 계속 고수하고 있다. 28일 미국 <ABC>, 영국 <BBC> 방송과 인터뷰를 가진 그는 "모든 리비아 국민들은 나를 사랑한다"면서 "국민들은 나를 보호하기 위해 죽음도 불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다피는 자신이 대통령이나 왕이 아니기 때문에 사임할 이유가 없다면서 물러날 뜻이 없음을 밝히고 시위대의 배후에는 알카에다가 있다는 종전의 주장을 되풀이했다. 카다피는 미국에 배신감을 느낀다며 "알카에다에 대항하기 위해 서방국가들과 동맹을 맺었으나 테러리스트들과 싸우고 있는 와중에 그들은 우리를 버렸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은 국제경찰이 아니다"라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좋은 사람'이지만 '잘못된 정보'를 갖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들었던 말들은 적절하지 않은 것들"이었다고 평했다. 또 그는 국민들에게 '무력을 사용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며 트리폴리는 매우 평온한 상태라고 말했다.

앞서 24일 그동안 외국 언론인들의 입경이 금지됐던 수도 트리폴리에 취재를 허용하면서 도시의 모습을 공개한 것은 이같은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외국 언론에 공개된 트리폴리는 시민들이 카페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으며 반정부 포스터나 낙서(그래피티)는 페인트로 덧칠하는 등 평온함을 가장한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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