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중앙통신>은 29일 0시 30분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최고사령부 회의를 소집하여 이같은 지시를 내렸다고 보도했다. 김 제1위원장은 긴급회의에서 "아군전략로케트(미사일)들이 임의의 시각에 미국 본토와 하와이, 괌도를 비롯한 태평양작전전구안의 미제 침략군기지들, 남조선 주둔 미군기지를 타격할 수 있게 사격대기상태에 들어가라"고 지시하고 미사일 기술준비공정계획서에 최종 서명했다.
이어 김 제1위원장은 미국의 스텔스 전략폭격기인 B-2의 한반도 진입에 대해 언급하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그는 "반공화국 적대행위가 단순한 위협 공갈단계를 넘어 무모한 행동단계에 들어섰다는 것을 다시금 보여주고 있다"며 이를 "핵전쟁을 일으키겠다는 최후통첩" 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미제의 핵공갈에는 무자비한 핵공격으로, 침략전쟁에는 정의의 전면전쟁으로 대답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이번처럼 심야 시간에 최고사령부 회의를 소집하고 그 내용을 북한 매체에서 바로 보도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국방부 김민석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지난 3월 26일 1호 전투 근무태세에 진입한다는 북한인민군최고사령부 성명발표에 있은 후속조치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 대변인은 이어 "당시에 1호 전투 근무태세 대상이 북한 포와 야포와 미사일이다. 그래서 이번에 미사일에 대해서 추가 조치를 한 것으로 보인다"며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의 스커드미사일, 노동미사일, 무수단미사일 등에 대해 준비동향이 있는지 등 집중적으로 정밀 감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제대학교 김연철 교수는 북한이 이번 조치를 취한 의도에 대해 "한미 연합 억지력이 강화되어 북한이 별다른 행동을 취하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위협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북한이 사격 대기 조치를 내리는 등 최근 강경한 입장을 쏟아내고 있는 것에 대해 "북한이 원하는 것을 얻을 수도 없는, 즉 위협의 효과도 나오지 않는 행위"라고 평가했다. 그는 "북한의 이런 행위는 남북관계에서의 피로도만 높이는 셈"이라며 협상국면으로의 전환을 위해서라도 북한이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미국 스텔스 전략 폭격기 B-2 ⓒ뉴시스 |
한편 이에 앞서 미국의 전략폭격기 B-2는 미주리 주 화이트맨 공군기지에서 27일 밤 출격해 28일 정오에 한반도에 도착했다. 이들 폭격기는 한미연합훈련인 독수리(FE) 연습에 참여하기 위해 출격했다.
B-2의 한반도 진입에 대해 척 헤이글 미국 국방부 장관은 28일 오전 김관진 국방부 장관과 통화에서 이번 출격은 연례적인 훈련의 일환일 뿐 북한을 자극하려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과 미국은 그동안 어떤 도발 행동도 하지 않았다"며 "이번 훈련은 동맹들에 미국이 충분히 대처할 수 있다는 확신을 주고 분쟁을 억제하려는 목적"이라고 말했다.
헤이글 장관은 28일(현지시간)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B-2가 독수리 연습에 참가한 것은 단지 방어용일 뿐이라며 "미국은 북한으로부터 어떤 예측 불허의 사태에도 대처할 준비가 돼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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