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와이즈너가 2009년 3월 입사한 미국 로펌 '패튼 보그스'는 이집트 군부의 법률 자문을 하고 있고 미국과 유럽 지역에서 벌어지는 송사에서 무바라크 정부를 대변해왔다고 7일 보도했다.
▲ 프랭크 와이즈너 특사 ⓒ뉴시스 |
와이즈너 특사가 무바라크 대통령과 유착 관계에 있음을 보여주는 이같은 사실은 무바라크 가 현직을 유지해야 한다는 그의 5일 발언이 단지 '개인적 견해'일 뿐이라는 미 국무부의 해명을 무색하게 하고 있다.
이 특종 기사를 작성한 <인디펜던트>의 로버트 피스크 중동 전문 기자는 그같은 경력을 가진 와이즈너를 특사로 임명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의 판단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사에 따르면 패튼 보그스는 자사 파트너들 가운데 한 명이 미-이집트 상공회의소 의장으로 재직했으며 이집트에 대한 미국의 군수 물자 판매 과정에서 생기는 법적 분쟁을 다루는 등 이집트 정부 및 재계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와이즈너 특사와 이 로펌의 관계를 조사한 정치분석가 니컬러스 노에는 무바라크를 변호해 온 와이즈너가 클린턴 장관을 대리한 특사로 활동하면서 '이해 관계의 충돌'을 일으킨다는 게 핵심 문제라고 지적했다. 나아가 그는 미국 정부가 위기관리를 민간에 '하청'을 주거나 '민영화'하는 것도 큰 문제라며 "미국에 외교관이 그렇게 없나?"고 따져 물었다.
와이즈너 특사가 패튼 보그스에 합류한지 2년이 다 되어가는 상황에서 백악관과 국무부가 그와 무바라크 대통령의 유착 관계를 과연 몰랐는지도 의문이다. 피스크 기자는 "뉴욕타임스는 2주 전 와이즈너에 대한 상세한 이력을 공개했지만 이집트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미스터리하게도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미 국무부의 한 대변인은 이에 대해 클린턴 국무장관이 와이즈너 특사가 패튼 보그스에 속해 있고 그 회사가 무바라크 정부와 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알았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그러나 와이즈너의 특사 활동이 초래할 이해 충돌 가능성에 대해서는 논평을 거부했다.
한편 클린턴 장관은 6일 무바라크 대통령이 조기 퇴진할 경우 이집트의 대선 일정이 복잡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내며 그의 즉각 사퇴는 곤란하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4일 "권력 이양 작업은 당장 시작해야 한다"며 무바라크의 즉각 사임을 요구하는 듯한 발언을 했었다. 그러나 와이즈너 특사와 클린턴 장관은 바로 다음 날 '점진적인 권력 이양'을 강조하며 즉각 사임을 요구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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