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등 동아시아 국가에서 구제역이 발생하면서 이 지역으로의 돼지고기 수출이 늘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미국의 돈육 선물(先物) 거래 가격이 1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장 일각에서는 "한국에서 반가운(more friendly) 소식을 들었다"는 반응도 나왔다.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27일(현시시간) 시카고 상업거래소(CME) 기준 4월물 돈육 선물가가 3센트 올랐으며 이날 종가는 1파운드(약 450그램) 당 90.125센트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비율로 보면 전날 대비 3.4%, 지난해 대비 31%오른 셈이다.
이는 1996년 5월 이후 최고가라고 통신은 전했다. 현물 가격도 26일 파운드 당 74.99센트로 1.3% 올라 지난해 10월 이래 최고가를 기록했다.
통신은 "14년만에 돈육 선물가가 최고로 치솟은 것은 아시아로의 돼지고기 수출이 늘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라고 보도하며 한국 기획재정부가 25일 오는 6월까지 수입 돼지고기에 무관세를 적용하기로 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 기업 '노스스타 커머디니 인베스트먼트'의 투자 상담가 크리스천 메이어는 "한국으로부터 반가운 소식을 들었다"며 "이로 인해 미국으로의 더 많은 (수입) 수요가 생겨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국 정부의 무관세 조치가 적용되는 물량은 6만 톤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 중 많은 부분은 미국으로부터 수입될 것"이라고 영국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한국이 이미 사들인 물량, 구입을 고려하는 물량, 지불하고자 하는 가격은 깜짝 놀랄 만한 수준(absolutely amazing)"이라고 말했다.
유엔 FAO "설 명절 맞물려 구제역 확산 우려"
한편 같은날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성명을 통해 "현재 동아시아 지역의 구제역 양상과 한국 내 확산 정도는 지난 50년간 유례를 찾을 수 없을 정도"라며 아시아 각국의 축산 및 검역 당국에 경계를 촉구했다.
FAO의 가축 방역 담당 최고임원 후안 루브로스는 이날 성명에서 "(구제역이) 현재 발생한 지역의 문제로 국한돼야 하며, 아시아 각 나라 당국은 감염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신속하고 적절한 대응에 나설 태세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제역은 최근 몇 년간 중국 전역으로 퍼졌으며 러시아 동부와 몽골에서도 발생사례가 나오기 시작했다. FAO는 특히 중국, 한국 등이 명절 연휴를 맞는 이번 음력 설을 계기로 구제역 확산이 이뤄질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FAO는 지난해 11월 이후 한국은 구제역이 발생한 지역에 축산 관련 종사자와 차량의 출입을 통제하는 한편 돼지와 소 220만 마리를 살처분하고 돼지와 소 각각 900만 두와 300만 두에 대해 백신 접종에 나섰다며 구제역으로 인한 한국의 피해는 16억 달러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