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는 서북해역 사령부를 올해 하반기에 창설하고, 지리적으로 북한의 공격에 취약한 서북도서의 요새화를 2015년까지 완료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군 소식통은 "2015년까지 서해 5개 섬의 요새화를 완료하고 핵심 전투 장비는 2012년까지 이 지역에 배치할 계획"이라며 "서북도서 방어를 담당하는 서북해역사령부는 논의 과정을 거쳐 올해 하반기에 창설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간 서북도서 방어 개념은 북한의 상륙전 대비였다. 그러나 작년 11월 23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군은 북한의 대규모 공격을 방어하고 유사시에는 반격도 가할 수 있는 전략으로 발전시키고 있다. 서북도서 요새화 계획은 주민과 병력의 생존성 향상, 상륙 저지능력 강화, 대공 방어능력 제고, 북한 도발시 타격능력 강화 등을 핵심으로 하고 있다.
소식통은 "북한이 도발했을 때 주민의 생존성을 높이려면 민간 대피소를 완비하고 대피소에서 상당 기간 생활할 수 있는 긴급 구호장비와 비상식량, 비상전력 등을 갖춰야 한다"며 "대피소와 대피소를 연결하는 통로를 건설하고 군이 보유한 장비를 보호하는 시설도 확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또 군 소식통은 "서해 5도에 배치될 핵심 장비의 진지 등을 모두 요새화해 유사시 생존성을 보장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내년까지 서해 5도에 배치되거나 보강되는 핵심장비는 K-9 자주포와 227㎜ 다연장로켓포, 신형 대포병레이더 '아서', 지대공 미사일인 '천마', 북한 해안포 정밀타격용 유도미사일 '스파이크', 130㎜ 다연장, K-55 자주포, K-77 사격지휘체계, 음향표적장비, 전술비행선 등이다. 북한군의 상륙 저지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낡은 해안포도 현재 개발 중인 신형 해안포로 모두 교체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군 관계자는 "2015년까지 요새화를 완료하겠다는 점을 고려할 때 금문도(金門島. 진먼다오) 수준의 전면적인 요새화보다는 국지 도발에 대비한 부분적인 요새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군 당국이 서북도서 요새화의 모델로 대만 금문도를 배제하는 것은 금문도 요새화가 냉전 시대의 유물이라는 지적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부분적인 요새화를 추진한다고 해도 대피소간 통로 건설에도 엄청난 예산이 소요되는 문제가 있다. 또한 이 지역에 지나치게 많은 병력을 집중시키는 것은 전략적으로도 올바른 선택이 아니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육·해·공군·해병대가 연합 작전을 펼치는 사단급 이상의 서북해역 사령부 창설도 전문가들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다. 군사전문가인 김종대 <디앤디 포커스> 편집장은 지난 달 <프레시안> 인터뷰에서 "지휘 단계가 복잡하다는 것이 우리 군의 고질적 문제인데 서북 5도를 전담하는 사령부를 또 만들면 도대체 지휘 단계가 몇 단계가 되는지 모르겠다"며 "조직을 슬림화(간소화)하고 낭비를 줄인다는 것이 국방개혁인데 서해 5도 사령부니 각군 총사령부니 하는 것들이 우후죽순 생겨났을 때 어떻게 관리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 편집장은 "서북해역 사령부 창설은 평시 훈련에는 허정무가 감독하고 전시에 월드컵 나가서는 히딩크가 감독하겠다는 것"이라며 "국방개혁에 위배되는, 보여주기 위한 전시성 군사 조치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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