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블룸버그> 통신의 칼럼니스트 윌리엄 페섹은 최근 올해 세계 경제를 조망한 칼럼을 통해 이같이 경고했다.
페섹은 "많은 주요 경제국이 경기침체에 빠져 있거나, 빠져들고 있는 상황에서 올해가 거품의 해가 될 것이라는 주장은 이상하게 보일 수 있다"면서도 "미국, 일본, 독일이 제로 수준의 금리를 유지함으로써 시장과 사람들의 심리를 엉망으로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거품붕괴로 초래된 글로벌 경제위기를 제로금리로 거품을 조장하는 방식으로 넘기려 하고 있다는 것이다.
나아가 페섹은 2011년을 '기억할 만한 거품의 해'로 만들 요인들은 단순히 통화정책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면서, 거품을 형성하거나 거품 붕괴를 초래할 다음과 같은 8가지 요인을 거론했다.
▲ 코스피 지수가 연말 연초에 계속 오르면서 7일 2086을 넘어가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거품에 대한 경고음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연합뉴스 |
1. 핫머니: 일본의 초저금리 엔화를 빌려 세계 곳곳의 위험 자산에 투자하는 이른바 '엔캐리 트레이드'는 세계 곳곳에 거품을 키워왔다. 이어 미국의 제로금리 정책이 지속되면서 등장한 '달러 캐리 트레이드'가 가세하면서 지난해 아시아에 핫머니가 몰려들었다. 이제 핫머니는 파멸의 궤적으로 남길 정도의 재앙 수준으로 치달을 수 있다.
2. '디커플링'이라는 착각: 미국, 유로존, 일본, 영국 등 합해서 34조 달러에 달하는 선진경제권과 관계없이 아시아가 고속성장을 할 수 있다는 믿음 자체가 거품이다. 아시아는 2008년 월스트리의 붕괴 이후 눈부신 성과를 보여주었다. 이처럼 개발도상국들이 선진경제권의 문제가 있어도 몇 년은 버틸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앞으로도 그럴 수 있을지는 행운이 필요할 것이다.
3.식품 가격 상승: 식품가격 상승은 개발도상국들에게 가장 기초적인 문제에 부닥치게 만들 것이다.
4.소득 불평등: 식품에서부터 운송비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물가상승이 이어지면서, 고성장으로 커져가고 있는 빈부 격차를 해소하려는 아시아 정부들의 노력에 타격을 줄 것이다. 인도네시아처럼 고성장을 하고 있지만, 하루 3달러 정도로 살아가야 하는 가계가 많은 이런 나라에서 물가 상승은 치명적이다.
5.기상이변: 몇개월 전 호주에서 발생한 가뭄은 이 나라의 경제전망을 바꿔야 할 정도로 엄청났다. 이번에는 '종말론적'이랄 정도의 홍수가 호주에 들이닥쳤다. 호주의 주요 수출품인 석탄과 밀의 수출이 홍수로 큰 타격을 받자, 한 유명 이코노미스트는 호주달러를 팔고 유로화를 매입하라고 조언했다. 이처럼 세계적으로 기상이변이 잦아지면서 상품가격 상승이 우려되고 있다.
6.외환보유고: 막대한 외환보유고를 쌓아두고 있으면서, 가치 손실을 막으려고 또다시 외환보유고를 늘려야 하는 덫에 빠진 나라들이 있다. 2.7조 달러의 외환보유고를 가진 중국, 1조 달러가 넘는 외환보유고를 가진 일본이 대표적이다. 대만과 한국, 홍콩, 싱가포르, 태국 등 5개국도 합해서 1.3조 달러의 외환보유고를 가지고 있다. 이처럼 비생산적인 자산 활용은 달리 생각할 수 없고, 계속 늘어날 위험을 막을 길도 보이지 않는다.
7. 지정학적 리스크: 북한의 도발은 웬만한 경제계의 변수를 능가한다. 빈도와 정도에 있어서 북한의 도발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분쟁이 있는 지역들에서도 시장이 강세를 보일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불확실성은 커져간다. 국제 금값이 온스 당 1400달러에 육박하는 이유도 돌변사태에 대비를 하려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8. 무기력한 G20: 유럽의 재정위기가 파국을 피할 수 있으리라는 어떠한 낙관적 전망도 비합리적이라면, 중국이 연 10%의 고성장을 지속한다거나 일본 정부가 디플레이션을 극복할 수 있다고 기대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수십년간 형성된 요인으로 망가진 시장과 불균형을, 공통점이 없는 20개국이 힘을 합해 해결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거품이 잔뜩 낀 기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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