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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국방비, 9.11 사태 이후 처음으로 삭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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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국방비, 9.11 사태 이후 처음으로 삭감

5년간 780억 달러 삭감…미군도 4만7000명 감축

미국이 2001년 9.11 테러 이후 해마다 늘어나기만 했던 국방비를 처음으로 감축하기로 했다. 삭감 폭은 5년 간 780억 달러 수준이며 5만 명에 가까운 병력 감축도 이뤄진다.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은 미국의 심각한 재정 상태 때문에 국방비 지출을 줄이고 군 인원도 감축할 수밖에 없다고 6일(현지시각) 밝혔다. 게이츠 장관은 국방비 감액이 평화가 증진됨에 따라 자연스럽게 이뤄진 것이 아니라 세계 경제 침체와 정부 예산 삭감을 요구하는 국내정치적 압력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게이츠 장관은 백악관이 앞으로 5년간 국방부 예산을 사실상 동결할 것을 지시했다며 "이 계획으로 인해 국방비 지출은 필요 최소한의 수준이 됐다"고 말했다고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그는 별도로 편성되는 아프가니스탄‧이라크 전쟁 예산을 제외한 분야에서 총 780억 달러가 절감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신문은 9.11 테러 이후 계속돼 온 국방비 증가 추세가 반전을 맞았다며 이번 결정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금껏 내놓은 가장 명확한 재정 감축 방안이라고 평했다.

지난해 하반기 미국 '재정적자 감축 특별위원회'는 재정 건전화를 위해서는 군사비 지출도 삭감돼야 한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오바마 대통령 직속의 이 위원회에는 세 명의 공화당 상원의원도 소속돼 있다. 그러나 공화당 의원들은 대부분 예산 삭감 분야에 군사비가 포함되는 데에는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 예산 심의 과정에서 다소의 반발이 예상된다.

▲ 로버트 게이츠 미국 국방장관 ⓒ뉴시스

미군 4만7000명 감축…국방부‧합참 "허리띠 바짝 졸라매겠다"

다음달 중순 경 심의를 앞두고 있는 미 정부의 2012년 예산안에서 국방부 예산은 총 5530억 달러로 전년 대비 실질적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이는 당초 예상됐던 지출 규모보다는 130억 달러가 줄어든 것이다. 이번에 발표한 향후 5년 간의 계획에 따르면 국방 예산은 2013~2014년에는 증가율이 떨어지며 2015~2016년에는 물가상승분만이 반영되는 수준에서 동결된다.

이 계획에 따라 미 육군과 해병대는 전체 인원의 약 6%인 4만7000명에 달하는 병력을 감축한다. 미군이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철수하는 2014년까지 병력 감축은 이뤄지지 않으며 2015년부터 육군은 2만7000명, 해병대는 2만 명의 병력을 감축한다. 이로 인해 2015~2016년간 60억 달러의 예산이 절감될 것으로 예상된다.

마이크 멀린 미 합참의장은 육‧해‧공군과 해병대 등 4개 군 모두 이 계획을 지지한다며 "허리띠를 졸라매는데 군만 예외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멀린 의장은 감축이 이루어지더라도 미군은 충분히 위협 요소를 관리할 수 있다면서 "병력이 줄어든다고 해서 미국의 안보를 위험에 처하게 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현재 미 육군 병력은 56만9600명이며 해병대는 20만2000명으로 게이츠 장관 취임 당시인 2006년과 비교하면 규모가 줄어든 것이다. 게이츠 장관은 이미 국방부와 군의 구조 개혁을 단행해 지난 5년 간 1000억 달러의 예산 절감 효과를 본 바 있다. <뉴욕타임스>는 이와는 별도로 하도급 계약 개선 조치와 인원 동결, 장성들의 수를 줄여 지휘부를 간소화하는 작업을 통해 540억 달러를 아꼈다며 이런 조치가 선행되지 않았더라면 이번 병력 및 예산 감축 폭은 더 컸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퇴역군인 건강보험료 늘리겠다"…의회 반발 예상

장성 수 감축, 군 구조 개혁 등 게이츠 장관이 이미 단행한 조치들은 의회의 동의 없이 행정부 단독으로 결정할 수 있는 사안들이다. 그러나 게이츠 장관은 이번에 의회 승인이 필요한 몇 가지 조치들을 예산 감축안에 포함시켰다. 특히 그는 65세 미만의 퇴역군인이 지급하는 국방부 건강보험 수수료를 늘려 수십억 달러의 재정을 확보할 것이라는 방안을 밝혔다.

일명 '트라이케어'로 불리는 이 국방부 건강보험을 유지하는데 드는 비용은 10년 전 190억 달러에서 현재 500억 달러를 넘어섰으며 5년 후 650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지만 보험료는 1995년 이래로 인상되지 않았다. 게이츠 장관은 정년에 해당하는 65세 미만의 퇴역군인과 그들의 가족에게는 인상된 보험료를 적용함으로써 5년간 70억 달러의 재정 손실을 보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이 방안은 의회와 퇴역군인들의 반발에 부딪힐 것으로 보인다. 보험료 인상은 전에도 제안된 적이 있지만 의회에 의해 거부된 바 있다.

게이츠 장관은 이와 함께 신무기 구입에 드는 예산도 줄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해병대의 신형 상륙용장갑차(EFV) 도입 계획을 취소함으로써 144억 달러를, 록히드 마틴 사(社)에 지급하는 F-35 전투기 개발비용을 재검토함으로써 46억 달러를 절감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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