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다수의 미국인들은 재정적자 축소를 위해 부자들이 더 많은 세금을 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여론조사 결과 나타났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공화당이 지난달 합의한 세제 감면안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으로 풀이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달 최고 부유층에게도 소득세 감면 혜택을 주는 이른바 '부시 감세'를 2년 연장하는 법안에 서명한 바 있다. 심지어 지난 4일 시작된 회기부터 하원 다수당 지위를 차지하게 된 공화당은 부시 정권 당시의 중산층·부유층 감세안을 '영구적으로' 연장하기를 원하고 있다. 이들은 또한 1조 3000억 달러에 이르는 재정적자는 세출 규모를 줄여서 축소하기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미 <CBS>방송의 프로그램 '60분'과 잡지 <배너티 페어>(Vanity Fair)가 공동으로 실시해 3일 공개한 여론조사를 보면 민심은 이런 경향에 등을 돌렸음을 말해준다. 조사 대상자 대다수인 61%가 재정적자 축소를 위해 취해야 할 조치로 '부유층 증세'를 꼽았다. 국방비 감축(20%), 노년층 의료보험 축소(4%), 사회보장 축소(3%)가 뒤를 따랐다.
응답자를 소득별로 분류해 보면 상대적으로 높은 소득을 올리는 계층일수록 부자 증세를 선호하지 않는 경향을 보였으나, 연수입 10만 달러 이상인 조사 대상자 가운데 부자 증세에 찬성한 비율도 46%나 됐다.
또 이번 여론 조사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개혁이 필요한 곳이 어디인가'라는 질문도 포함됐는데 응답자의 36%가 미국을 꼽아 1위를 차지했다. 중동 지방은 23%, 아이티는 14%로 다음을 이었다. 이 조사는 지난해 11월 29일부터 12월 2일까지 성인 1067명을 무작위로 추출해 실시했으며 오차범위는 ±3%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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