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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클랩튼, 중국에 맞먹는 '대북 영향력' 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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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클랩튼, 중국에 맞먹는 '대북 영향력' 보유?

<위키리크스> "클랩튼은 김정일 차남 정철의 우상"

북한이 미국에 유명한 락 기타리스트 에릭 클랩튼의 평양 공연을 요청하며 이 락 콘서트가 서방의 인도적 지원을 받아들이도록 김정일 위원장을 설득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알려졌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11일(현지시각) 기사 '김정일 아들의 우상(idol)인 에릭 클랩튼이 평양 공연을 제의받았다'에서 폭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전문 내용을 바탕으로 이같이 전했다. 이런 제안은 북한에서 팝이나 락 등의 음악은 '서구 풍조'를 조장한다는 이유로 평소 금지돼 있음을 감안하면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2007년 5월 22일 작성된 주한 미국 대사관 발 전문에서 북한 당국자들은 미국에 클랩튼의 공연을 제안했다. 북한 당국자들은 그 이유로 김 위원장의 차남 정철이 클랩튼의 "대단한 팬"(a great fan)이며 이 공연이 성사된다면 "(양국간) 선의를 다질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문은 알렉산더 버시바우 당시 주한 미대사와 서울의 대북 인권단체들 간의 면담 내용을 기록하고 있으며 비밀(confidential)로 분류됐다.

또 북한은 이 제안이 뉴욕 필하모니 오케스트라의 북한 공연과 북한의 국립 관현악단의 영국 런던 공연 계획을 언급하며 "이러한 문화 교류는 국가간 이해를 증진시킬 방안"이라고 말했다고 전문은 전했다. 북한 당국자는 이와 관련해 "우리는 우리의 음악이 서구 사회에서 이해되기를 바라며, 우리 인민들도 서구의 음악을 이해하기를 바란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 영국의 싱어송라이터·기타리스트 에릭 클랩튼 ⓒ뉴시스
실제로 뉴욕 필하모니 오케스트라는 2008년 평양을 방문해 공연을 가진 적이 있다. 이 공연은 핵 문제와 관련해 북한을 압박하는 와중에 성사됐으며 300여 명으로 이뤄진 한국전쟁 이후 최대 규모의 미국인 방북단이 꾸려졌고 미 국무부는 환영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콘돌리자 라이스 당시 미 국무장관은 "드보르작의 교향곡을 듣는 것이 북한에서 어떤 변화를 이끌어낼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는다"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냈다.

전문을 작성한 미 외교관계자는 "락의 전설인 클랩튼에 대한 김정철의 열렬한 숭배를 감안하면 이 공연이 '쓸모 있을'(useful) 것 같다"고 자신의 판단을 덧붙였다. 이 공연은 2008년 클랩튼 측에서 '2009년 평양에서 공연을 갖는데 원칙적으로 동의한다'고 밝히면서 성사될 뻔 했으나 클랩튼이 입장을 바꾸면서 무산됐다. 클랩튼은 평양 공연에 참여하겠다는 데에 동의한 적이 없다고 그의 대변인은 전했다.

에릭 클랩튼은 영국 출신의 싱어송라이터·기타리스트이며 '선샤인 오브 유어 러브', '체인지 더 월드' 등 수많은 히트곡을 냈다. 북한이 클랩튼의 공연을 초청했다는 소식은 지난 2008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를 통해 이미 보도된 바 있으나 북한 당국자가 이 초청의 배경에 대해 설명한 내용이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美대사관 "北, 해외동포에게 이산가족 상봉 미끼로 돈 받아챙인다"

또 이 전문에서는 북한이 해외동포들에게 이산가족 상봉을 미끼로 적지 않은 돈을 받아챙겼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었다. 버시바우 대사와 면담을 가진 한 대북 인권 활동가는 북한에 가족이 있는 해외동포들에게 북한 당국이 "계속 돈을 뜯어낸다(milked)"고 주장했다,

이 활동가는 "북한 해외동포위원회는 절박한 처지의 가족들에게 상봉을 위해 의무적으로 미화 300달러를 내도록 하고 있으며 개인 정보와 재정 정보를 제출토록 하고 있다"며 "북한에 살고 있는 가족을 만나기 위해서는 원하지도 않는 관광을 해야 하고, 북한을 떠나기 겨우 몇 시간 전에야 가족들을 만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이 전문은 전했다.

이 활동가는 "여행 후에도 이들은 북한 당국으로부터 친척들을 돕기 위한 송금을 요청받는다"며 "북한 당국은 이들에게 종종 북한 내의 가족들이 병에 걸렸다고 거짓말을 하기도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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